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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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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브라 궁전의 추억

Editor’s Note
 
-난생처음 체험한 성지순례 
-잠시나마 속세 탈출의 청량제 

 

                                                           외부에서 본 알람브라 궁전
 

 

 남유럽에 위치한 스페인은 이베리아 반도(Iberian Peninsula)에 걸쳐져 있으며, 유럽 국가 중 유일하게 아프리카와 육지상 국경이 있는 나라다. 

 서유럽과 유럽연합(EU)에서는 영토가 두 번째로 넓으며 유럽 국가 전체에서는 네 번째로 넓다.

0…스페인의 역사는 35,000년 전 이베리아 반도에 호모사피엔스가 도착하면서 시작됐다. 

 페니키아, 고대 그리스, 켈트, 카르타고 문화와 이베리아 고유의 문화가 발달했고, 기원전 200년 로마가 이 지역을 정복하면서 히스파니아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후 여러 왕국들이 건국과 정복, 멸망 등을 반복하다가 8세기 초 서고트 왕국이 멸망하면서 이베리아 반도의 대부분은 이슬람의 영향권에 들어가게 됐다. 
0…그 후 약 7세기 동안 레콩키스타(Reconquista: 국토회복운동)가 일어나 레온, 카스티야, 아라곤, 나바르 왕국 같은 기독교국가들이 등장했고, 1492년 이 국가들 대부분이 마침내 가톨릭 군주라는 이름 하에 스페인으로 통합됐다.

 스페인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레콩키스타는 711년 이슬람의 우마이야 왕조가 이베리아 반도에 침입한 뒤 약 800년간 기독교 세력이 이베리아 반도에서 이슬람왕조를 축출하기 위해 벌인 일련의 재정복 과정을 뜻한다.  

0…근대에 이르러 스페인은 세계 최초의 제국(帝國)이 되었고 많은 문화적, 언어적 유산을 남겼다. 오늘날 스페인어 사용자는 약 5억 7,000만 명에 달해 중국어 다음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모국어가 됐다.

 스페인 문화의 황금시기엔 디에고 벨라스케스를 비롯한 뛰어난 예술가들이 등장했고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도 이때 출판되었다. 

 이런 배경 등으로 오늘날 스페인은 세계에서 11번째로 많은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한 국가다.
0…스페인은 한때 무적함대(Armada)를 앞세워 바다를 정복했고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1492년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한 후 넘쳐나는 금은보화(金銀寶貨)를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흥청대던 때도 있었다.

 세계 곳곳에 가장 많은 식민지를 거느리며 영국보다 더 해가 지지 않는 나라였다. 하지만 그런 황금시대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영화(榮華)는 오래 누리지 못했다. 

 넘쳐나는 부를 산업역량 배양의 기회로 활용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소비와 귀족들의 향락 수단으로 소모해버렸다. 식민지에서 쉽게 들여온 재화는 그저 행운이었을 뿐이고 그래서 고맙고 소중한 줄을 몰랐던 것이다.     

 스페인 곳곳에 산재한 엄청난 규모의 대성당들을 짓는데 재물을 탕진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지금은 그 덕에 전세계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후손들이 먹고 살고 있으니 아이러니다.  
0…스페인의 가장 큰 특징은 기독교문화가 지배하는 유럽 국가이면서도 이슬람 문화가 진하게 혼재(混在)돼 있다는 점이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바로 스페인 남부 그라나다(Granada)지역에 위치한 알람브라 궁전이다. 보통 알함브라 라고 쓰는 경우가 많지만 Alhambra라는 이름은 스페인어로 ‘알람브라’라고 읽는다. 

 이베리아 반도에 정착했던 이슬람계 무어(Moor)인들이 지은 이 궁전은 아랍 군주의 저택이었던 곳으로 아랍어로 ‘붉은 곳’이란 뜻이다. 

0…이곳은 특히 ‘통일 스페인의 어머니’로 불리는 이사벨라 1세 여왕이 1492년 그라나다를 함락시키고 이슬람 세력의 항복을 받아낸 곳으로 유명하다. 

 규모가 크지는 않으나 극도로 세련된 아름다움으로 높이 평가받는 건물이며 기독교와 이슬람 세계의 건축이 절충된 예이기도 하다. 

 지금은 전형적인 기독교 문화권이 된 도시에서 이슬람의 흔적이 듬뿍 담긴 궁궐을 보는 기분이 묘하다. 
0…르네상스식 건물이 카를로스 1세 때 추가됐고 현재는 이슬람 건축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198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밤이 되면 건물 외벽에 불이 켜져 더욱 아름답다. 작곡가이자 기타 연주가인 프란시스코 타레가가 이 궁전을 여행한 후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이라는 음악을 작곡해 더 유명해졌다.

 “영토를 빼앗기는것보다 궁전을 떠나는 것이 더 슬프다.” 나스르 왕조 마지막 왕이 페르난도 2세에게 항복한 후 궁전을 바치고 떠나면서 남겼다는 독백이 전설처럼 내려온다.    

0…그동안 말로만 듣던 스페인 성지순례(聖地巡禮)를 다녀왔다.

 열흘여의 짧은 기간에 무엇을 얼마나 보고 느끼고 왔을까만, 잠시나마 머리를 비우고 고고한 정신세계에 빠져들 수 있었던 것에 의미를 둘 수 있겠다.        

 

 성지순례는 일반 관광과 차이가 있다. 단순히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찾아 즐기는 것이 아니라 대성당과 수도원 등을 찾아 미사와 기도를 바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따라서 (나처럼) 신앙심이 깊지 못한 사람은 조금 지루할 수도, 경우에 따라서는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니 방문지의 역사와 문화, 현대적 의미에 더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일반관광을 선택하는 편이 낫다.       
0…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이번 순례여행의 성격도 제대로 모르고 따라갔다. 처음 가는 나라이니 알람브라 궁전이나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ilia ) 대성당 같은 곳에만 호기심이 있었다. 

 특히 시간여유가 없어 스페인 성지순례의 하이라이트인 산티아고(El Camino de Santiago) 순례에 참여하지 못한 점은 핵심을 빠트린 것이다.        

 하지만 함께 간 성당 교우분들과 특히 성지순례 30년 경력의 노련한 가이드 덕분에 점차 순례의 본질을 깨닫게 됐다.  

0. 아무튼 엉겁결에 따라 나선 순례길이었지만 조용히 나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다음에 다시 기회가 온다면 좀 더 철저히 준비해서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여행은 딱 아는만큼 보이기 때문이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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