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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초 이유식의 시 세상


    이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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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막장 달력을 뜯으며(1)

 

또 한해 마지막 날 12월 31일을 맞이합니다. 한 해 달력 마지막 장의 달력을 뜯어내려 하니 내 마음 또 한 해가 영원히 못 올 곳으로 갔구나 하는 필연적인 절망이 있습니다.

누구나 느끼는 감정, 나만이 느끼는 생존의 허무는 아니고 사람은 누구나가 다 느끼는 감정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또한 무엇을 하면서 365일을 보냈는가 하는 허탈함은 어떻게 표현을 하리요. 인생살이 아무것도 아닌데 생로병사의 과정에서 허덕이다 떠나가는 보편적 진리를 달관하며 조용히 눈을 감아 봅니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도 가는 해에 내가 남긴 발자국과 한 일들의 기억을 더듬으며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 이 순간, 이 글을 쓰는 의미는 무엇일까를 더듬으니 편운 조병화 시인의 생존을 정리한 말씀이 떠오릅니다. 순수고독 순수허무 이 두 말 외에 남는 말은 한마디로 없습니다.

인생은 누구나 고독하게 살다가 허무한 마음을 안고 다시 못 올 길을 가는 순리에 따르는 숙명이 생존이라는 생각입니다.

즉 시간과 공간은, 아니 세월은 사정도 미련도 없이 반복되지 않고 잡으려 해도 잡지 못한 채 어디론가 내 곁에서 사라졌는데 나의 삶은 그 모든 것을 얼마나 나를 위하여 남을 위하여 사랑했던가를 생각하니 자괴감에 하늘을 볼 수 없으니 이를 어찌합니까?

세월은 생존하는 사람을 아랑곳도 하지 않고 미련도 인정도 없이 무정하게 흘러가는데, 나는 무슨 사랑을 심었나? 무엇으로 그 세월을 채웠나? 꼬리를 물고 괴롭게 투영되는 존재, 이 존재한다는 뜻을 음미하니 모든 것이 무의 찬가로 아롱지고 있습니다.

후회와 반성 속에 내가 또 내년 이맘때에도 이런 반성문의 글을 쓸 수 있을까를 저울질 하니 앞이 캄캄하고 두려움이 나를 난도질을 합니다. 새해에는 보람차고 뜻있는 나의 삶을 찾아 한층 노력을 하리라는 각오를 다져보지만 이 각오와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면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이에 <베르나르 베르베라>라는 작가의 웃음이란 책에는 참 재미가 있는 생존의 길을 피력한 내용이 있기에 여기에 옮겨 봅니다.

 

50~70세 때는 - 돈이 많은 게 자랑거리

60~80세 때는 -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게 자랑거리

70~85세 때는 - 자동차 운전할 수 있다는 게 자랑거리

75~90세 때는 - 친구들이 남아있다는 게 자랑거리

80~95세 때는 - 이가 남아있다는 게 자랑거리

85~95세 때는 - 똥오줌을 가릴 수 있다는 게 자랑거리

 

결국 인생이란 똥, 오줌 가리는 것 배워서 자랑스러워 하다가 끝이 나기에 하루 밤 편히 자고 아침에 눈을 뜸에 귀한 선물을 받았다는 마음으로 감사하면서 사랑을 주고 받으며 흙의 찬가를 부르는 것이리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지금 캐나다 알버타 주는 추운 날씨가 계속되며 밖에는 또 하얀 쌀가루 같은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허무롭지만 누구나 가는 흙의 길을 더듬으니 눈물이 고입니다.

결론은 잘났던 못났던 인생살이 아무것도 아닌데 이 한마디를 남겨 봅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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