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전쟁 배경 영화 시리즈(I)-'러브 미 텐더’(Love Me Tender)(2)

 

(지난 호에 이어)

 전쟁에서 북부가 승리하면서 남부 연맹과 노예제는 끝을 맞이했고, 미국 연방정부의 역할은 더 강력해졌다. 전후 혼란한 시기부터 1877년까지 북군에 의한 군정시기인 '재건 시대' 동안, 미국 사회는 전쟁에서 발생한 사회·정치·경제·인종적 문제들을 처리하는 데 특히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결과적으로 “(북부의) 옥수수 왕(King Corn)의 힘이 (남부의) 면화 왕(King Cotton)의 힘보다 강하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전쟁을 유발한 원인과 그 타당성 여부는 물론이고, 남북 전쟁이라는 그 명칭 자체도 오늘날까지 끊임없이 이야기되는 소재가 되고 있다. 

 

 이쯤에서 영화 얘기로 돌아가자. 오픈 크레디트에 이 영화의 주제곡인 '러브 미 텐더'가 오케스트레이션으로 흐른다.

 

 첫 장면에 1865년 4월 10일. 증기열차가 지나가고 그 기찻길 옆길을 따라 말을 탄 남군 병사들이 달려간다. 이때 북군의 한 대대가 루이지애나 그린우드(Greenwood) 기차역에서 봉급수송 열차를 기다리던 중 (남북전쟁) 승전의 전보를 받고 기뻐하는 순간 남군들이 들이닥쳐 역무원 등이 사살되는 일이 벌어진다.

 

 남군들이 북군 군복으로 위장하고 열차를 강탈하여 1만2천여 달러의 북군 봉급을 챙겨 도망치는데, 역장의 신고를 받은 북군의 공격으로 7명만 살아남는다. 일곱 명 중에는 레노 3형제가 포함되어 있다.

 

 다음날 밴스 레노(리처드 이건)는 이 돈을 남군 기병여단장인 랜덜 장군에게 전달하기 위해 목적지에 도착하고서야 4, 5일 전에 이미 전쟁이 끝난 사실을 알게 된다. 일행들은 남군의 항복으로 돈의 귀속처가 애매모호하게 되자 그 돈을 일종의 '전리품'으로 생각하곤 7등분 한 후 각자 귀향하는데…. [註: 로버트 리 장군이 1865년 4월 9일 항복선서에 서명함으로써 공식적인 전쟁은 종료됐지만 남부의 인프라, 특히 운송체계의 파괴로 인해 2~4개월 뒤에서야 모두 항복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두 동생 브레트(윌리엄 캠벨), 레이(제임스 드루리)와 함께 고향 텍사스로 달려가는 맏형 밴스의 마음은 참전 전에 이미 결혼을 약속했던 연인, 캐시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차 있다. 도중에 철도 건널목 잡화점에 들른 밴스는 말끔히 면도하고 신부를 위한 선물과 신랑 결혼예복을 20달러나 주고 산다.

 

 그런데 거기서 만난 이웃 노인 제트로(폴 E. 번즈)가 밴스를 보고 놀라며 모두가 그가 전사했다고 알고 있었다며, 전쟁 중 밴스의 부친과 마찬가지로 캐시도 그의 가족을 잃고 밴스의 어머니집에서 같이 살고 있다고 말하는 게 아닌가.

 

 막내 클린트(엘비스 프레슬리)와 어머니 마르타(밀드레드 더노크)가 기다리는 고향집에 드디어 도착한 리노 삼형제. 그러나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연인 캐시(데브라 파젯)가 동생인 클린트의 부인이 되어있는 것이었다. 남북전쟁 중에 밴스의 (잘못된) 전사 소식을 듣고 불과 3개월 전에 클린트와 결혼을 한 캐시는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고, 또 어찌할 바를 모르는데….

 

 비록 밴스가 "우린 항상 캐시가 가족의 일원이 되길 바랬다"며 태연한 척 하지만 가족은 이로 인해 불안정하기만 하다. 캐시는 막내 클린트와 결혼한 것은 사실이지만 밴스가 집으로 돌아온 날부터 아직도 분명 그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에 괴로워하는데….

 

 마을 학교 건립을 위한 모금 바자회가 열리기 전날 밤, 밴스는 어머니에게 내일 캘리포니아로 떠나겠다고 말하고, 3형제는 강탈한 돈을 헛간에 묻어두는데, 밴스는 기껏 200달러만 노잣돈으로 챙기고 때가 되면 나머지는 어머니에게 드리라고 동생들에게 부탁한다.

 

 다음날 시끌벅적한 축제 분위기의 바자회에서 밴스는 캐시와 클린트에게도 떠날 결심을 얘기하는데, 마침 그때 두 달 전에 강탈 당한 북군 군자금의 행방을 추적하던 킨케이드 대위(브루스 베네트), 에드 켈소 보안관(켄 클라크) 및 핑커톤 수사관 시링고(로버트 미들턴)가 레노 3형제를 찾아와 추궁한다. [註: 핑커톤 전미탐정사무소(Pinkerton National Detective Agency)는 특히 강도단 일망타진으로 유명하며 1850년 앨런 핑커톤(Allan J. Pinkerton, 1819~1884)이 창립한 사설 경비 및 탐정 업체로 그 전성기에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사설 법집행기관이었다. 1969년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에도 등장한다.]

 

 시링고가, 레노 3형제가 8주 전인 4월 10일 아침에 그린우드 기차역에서 연방정부군의 봉급을 강탈했다며 수사기록을 읽어나가자, 밴스는 "돈을 훔친 적이 없다"며 강력 부인한다. 어렸을 적부터 밴스와 잘 아는 사이였던 켈소 보안관이 북군 봉급수송장교와 대질심문을 하고 법정에 세우기 위해 레노 형제를 체포하여 타일러(텍사스 북동쪽에 위치한 도시)로 이송하면서 이야기는 점점 복잡하게 얽힌다.

 

 그날 밤, 밴스와 같이 돈을 나눠가졌던 마이크 개빈(네빌 브랜드)과 에드 갤트(러스 콘웨이), 파르디 플레밍(L.G. 존스) 등 세 전우들이 레노 농장에 나타나 클린트에게 자기들을 소개한다. 이에 형들이 잘못도 없이 북군의 복수심 때문에 혐의를 뒤집어쓰고 체포되었다고 믿은 클린트는 형들을 구하기 위한 일념으로 개빈 일당에 합류하는데….

 

 한편 타일러로 가는 기차 안에서 시링고는 밴스에게 돈을 돌려주면 무혐의로 처리하겠다고 약속한다. 그리고 밴스가 잡화점의 점원에게 지불했던 20달러짜리 (연방)지폐를 증거로 제시하자 밴스는 체념하고 우리 형제의 몫만 갖고 있다고 털어놓는데, 시링고는 탈취한 돈 전액이 반환되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한다.

 

 그때 개빈 일당들이 기차에 올라타고 총으로 위협하며 레노 형제들을 구해 도망친다. 화가 난 킨케이드 대위가 '보는 즉시 놈들을 사살하라'고 명령하지만, 시링고와 켈소 보안관은 레노 형제는 이 탈출 계획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확신하며 싸고돌자 서로 격돌하는데….

 

 한편 구출된 밴스가 옛전우들이었던 마이크 개빈 일행에게 시링고의 제안대로 돈을 반납하지 않으면 연방정부가 끝까지 추적하여 사살할 것이라고 설득하지만, 탈취한 돈을 일종의 전리품으로 생각하는 그들은 돌려주기를 거부한다.

 

 이를 듣던 클린트가 왜 그 사실을 얘기하지 않았냐며 대들자 형 밴스는 그때는 '임자 없는 돈'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한다. 이에 브레트와 레이가 기껏 수천여 달러에 평생 목숨을 걸 가치가 있겠냐며 선뜻 반납하겠다고 나서는데….(다음 호에 계속)

 


▲ 북군 군자금의 행방을 추적하는 북군 대위, 보안관 및 핑커톤 수사관 팀이 마을 바자회에 찾아와 레노 형제를 추궁하는데…

 


▲ 북군 킨케이드 대위(브루스 베네트)와 함께 온 핑커톤 수사관 시링고(로버트 미들턴·오른쪽)가 레노 3형제의 두 달 전 행적을 조사한 내용을 요목조목 발표하는데…
 


▲ 캐시(데브라 파젯)가 몸수색을 하라고 하자 경계병은 그녀의 풍만한 몸매에 압도 당해 군침만 삼키다, 혹시 누가 물으면 수색을 했다고 대답하라는 부탁과 함께 그냥 보낸다.



▲ 연방군의 추적을 피해 늪지대의 갈대숲에 몸을 숨겨 위기를 넘기는 밴스(리처드 이건)와 캐시(데브라 파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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