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바론 요새'(The Guns of Navarone) (1)

 

WWII 배경 영화 (IX)

전쟁 드라마의 차원을 한층 더 높인 고전 명화

 

 

 

   영화 '나바론(The Guns of Navarone)'은 원작의 탄탄한 구성과 캐릭터 간의 인간적 갈등 및 내면적 긴장감을 담아 휴머니즘의 감동까지 자아냄으로서 전쟁 드라마의 차원을 한층 더 높인 작품이다. 한국에서는 무려 13년이 지난 1974년에서야 "나바론"이란 제목으로 개봉했는데 그 후 수입 재개봉되면서 "나바론 요새' '나바론의 요새' 등의 타이틀로 소개되었다. 여기서는 밋밋한 '나바론'보다는 '나바론 요새'를 따르기로 한다.

 

   원작은 알리스테어 맥클린(Alistair MacLean, 1922~1987)의 1957년 동명의 소설 '나바론의 대포들(The Guns of Navarone)'. 이 소설은 도데카니사 전투를 바탕으로 쓴 픽션이다. [註: 도데카니사 전투(Dodecanese campaign)는 1943년 9월 8일부터 11월 22일까지 일어난 전역(戰域)으로, 영국군이 추축군(樞軸軍)을 전진 기지에서 몰아내고 중립국 터키의 참전을 요구하기 위해 도데카니사 제도 및 크레타 섬의 탈환을 목적으로 일으킨 전투였다. 결과는 영국 해군 함정들이 큰 손실을 입고 이탈리아군은 독일군에게 항복했으며, 독일군의 인명 피해는 1,100여 명 수준이었지만 영국군은 거의 5배인 5천여 명의 사상자가 났다. 이것은 2차 대전에서 영국군이 당한 마지막 대 패배를 기록했고, 반면 독일군은 마지막으로 거둔 몇 안 되는 승리 중 하나가 되었다.

 

   이 작전의 대 실패로 당시 이 작전을 계획한 윈스턴 처칠은 영국 매스컴으로부터 '갈리폴리 대재앙의 재림'이라며 엄청난 비난을 받았지만, 전후 굳이 패전을 들춰내고 싶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전쟁의 중요 포인트에서 벗어나서인지 오늘날 이 작전은 거의 잊혀진 것이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도데카니사 제도는 독일군과 독일 괴뢰 정부인 이탈리아 사회공화국이 1945년 패망 직전까지 지배했다.]

 

   '나바론 요새'는 1962년 아카데미상 7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특수효과상 하나만 수상했다. 다소 푸대접을 받은 느낌이지만 당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뉘른베르크의 재판' '두 여인' '초원의 빛' '티파니에서 아침을' 등 쟁쟁한 경쟁작이 많았기 때문이다. 운대가 맞지 않았다고 할 수밖에….

 

 

   그러나 골든글로브 작품상과 음악상을 수상하는 등 제작비 600만 달러의 약 5배에 달하는 2,900만 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려 작품성으로나 상업적으로 성공한 고전 명화다.

  

이제 영화 속으로 들어가보자.

 오프닝 첫 장면에 파르테논 신전이 등장한다. 배경이 그리스와 연관이 있음을 암시한다. 그리고 내레이션이 나온다. [註: 이 내레이션은 영국 배우로 이 영화 첫 장면에서 젠슨 준장 역으로 나온 제임스 로버트슨 저스티스(James Robertson Justice, 1907~1975)의 목소리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3년 그리스의 케로스 섬에 영국군 2천여 명이 고립된다.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1주일뿐이었다. 왜냐하면 독일은 중립적 위치에 있던 터키를 우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터키에 인접한 이 섬에 일주일 후 기계화 장비를 비롯한 첨단장비를 갖춘 무기로 영국군에 대해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첩보를 입수한 영국은 독일군의 공격 전에 섬에 고립된 영국군의 구조를 위해 구축함을 파견하려 하나 케로스로 가는 유일한 길목인 나바론 섬에는 천혜의 요새에 전파로 통제되는 막강한 화력의 대포 2문이 설치되어 있어 그 어떤 함대도 당할 수가 없었다. 영국군은 공습으로 대포를 파괴시켜 보려 하지만 희생자만 속출할뿐 섬은 끄떡도 하지 않는다.

   그 6일 간의 작전은 나바론의 전설이 되었다.

  

 

내레이션이 끝나고 파르테논 신전을 배경으로 오프닝 크레디트가 나온다. 1961년 컬럼비아사 배급. 출연 그레고리 펙, 앤서니 퀸, 데이비드 니븐, 앤서니 퀘일, 스탠리 베이커, 이레네 파파스, 지아 스칼라, 제임스 대런, 리처드 해리스 등. 각색·제작 칼 포어맨. 작곡·지휘 디미트리 티옴킨. 연주 런던 신포니아 오케스트라. 작사 폴 프란시스 웹스터. 감독 J. 리 톰슨. 러닝타임 158분.

 

   첫날 02시 중동지역의 연합군 비행장.

   키이스 말로리 대위(그레고리 펙)가 크레타 섬에서 비밀 임무를 수행하던 중 한 번도 얼굴을 본 적이 없는 직속상관 젠슨 준장(제임스 로버트슨 저스티스)의 호출을 받아 찾아온다.

  

 

젠슨 장군은 "자넨 지난 18개월 간 나를 위해 일해왔네."라고 말하면서 말로리의 동료였던 로이 프랭클린 소령(앤서니 퀘일)을 소개한다. 프랭클린은 그가 입안한 나바론 작전과 거기에 참여할 대원들에 대한 브리핑을 준비했다.

 

  회의장에서 방금 돌아온 폭격기 편대장인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반스비 소령(리처드 해리스)이 "이 작전을 세운 책임자 좀 알려주십시오. 3km 상공에서 낙하산 없이 밀어버리게요." 그 이유는 나바론 요새는 공중 폭격으론 파괴가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이란다.

 

   말로리 대위가 선택된 이유는 그가 독일어와 그리스어에 능통하고 크레타 섬에 오래 복무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탁월한 암벽등반 능력 때문이었다.

 

   나바론의 한쪽면은 120미터나 되는 깎아지른 수직 암벽으로 되어있어 유일하게 독일군이 경계를 느슨하게 하는 곳이므로 이곳으로 잠입을 해서 대포 있는 곳까지 접근한다는 것이 프랭클린 소령의 생각이다.

 

 

   그러나 암벽 지도를 살핀 말로리는 이건 미친 짓이라며 등반 안 한지 5년이나 됐고 더욱이 수직 등반은 대낮에도 힘든 판에 밤에 감행한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고사한다.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심정의 젠슨 장군이 말한다. "독일군은 꿈에도 생각 못 할 작전이다.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네. 내주 수요일 아침에 아군 2천 명이 전멸하네. 누군가 그 절벽에 오르지 않는다면 말이야. 다른 사람을 구해올 시간도 없어. 방법이 있었다면 자넬 찾지도 않았어."라며 "성공하면 휴가와 진급이 기다리고 있다"는 설득에 결국 수락하는 말로리.
   그리고 특공대 요원의 개인 파일을 검토한다.

 

  • 존 앤서니 밀러 상병(데이비드 니븐): 화학 교수에 고성능 폭탄전문가로 롬멜 사령부 폭파 땐 옆 건물 창문 하나 안 깨뜨릴 정도로 솜씨가 대단한 인물인데 장교로 승진시키려 했으나 거부했다.

   • 부사관 출신인 '부쳐(도살자)' 브라운(스탠리 베이커): 기계전문가로 엔진, 무전기 등을 잘 다루며 단검 쓰는 솜씨는 최고이다. 스페인 내전 때 훈련 받았으며 별명이 '바르셀로나의 도살자'.

   • 스피로스 파파디모스(제임스 대런): 타고난 킬러로 이런 일에 적격자. 부친은 나바론 레지스탕스 대장으로 10년 전 아들 스피로스를 공부하라고 미국으로 보냈는데 그는 엉뚱한 길로 빠졌다.

(다음 호에 계속)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CA
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