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의 영웅들(Kelly's Heroes) (중)

WWII 배경 영화 (VI) 
 

전쟁의 승리와 금괴 등 일석이조 성공담


(지난 호에 이어)

 

 3명의 전우가 죽은 사실 때문에 슬픈 분위기에 휩싸여 있던 켈리 부대는 초계병이 셔먼 탱크가 온다는 소식을 알리자 모두 기쁨에 넘친다. 약속한 대로 이틀 뒤에 켈리의 보병부대와 합류한 오드볼은 스피커에 미국의 애국주의를 대표하는 노래인 '공화국 전투찬가(The Battle Hymn of the Republic)'를 빵빵 울리며 의기양양 들어온다. 
 

 그런데 탱크 3대가 아닌 수십 대가 몰려오는 것을 본 켈리와 빅 조는 먼저 금괴 배분 문제를 걱정하는데, 지프차를 몰고 온 공병대 벨라미 상사가 켈리에게 우리를 따돌리면 문제가 커질 거라고 윽박지르는 게 아닌가. 

   한편 켈리의 부대가 클레몽 가는 강 도하(渡河) 작전 중 탱크 2대를 잃는 격렬한 전투가 진행되는 동안, 이들의 긴급 무선 통화를 엿들은 사단장 콜트 소장은 이를 제35 보병사단이 적진으로 전진, 공격의 투혼을 발휘하여 돌파구를 여는 것으로 오인하고 직접 훈장을 달아주고 격려하기 위해 클레몽 전선으로 향하는데…. [註: 사실 켈리의 부대원들은 계급과 이름은 생략하고 처음부터 별명으로 부르기 때문에 제3자가 들으면 무슨 암호를 쓰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을 터이다. 이 때문에 필자는 이해를 돕기 위해 별명을 영어로 같이 표기한 것이다.]

 

   드디어 켈리, 빅 조와 오드볼은 전투 도중 멜라니 상사의 공병지원대를 교묘히 따돌리고 금괴가 있는 클레몽 마을로 진입하는데…  뜻밖에 클레몽은 제1SS 판처(Panzer) 사단 소속의 3대의 티거 탱크와 보병들이 지키고 있는 게 아닌가. 

   켈리 부대는 독일군 보병과 2대의 티거 전차는 쉽게 제거할 수 있지만 바로 은행 입구 앞에 버티고 있는 나머지 한 대는 녹록치 않다. 
오드볼은 티거 탱크의 약점인 후방을 쏴야 하는데 엔진소리 때문에 근접이 쉽지 않다는 의견을 말한다.

 

   한편 마을 종탑 위에서 마을 전체를 살피고 있는 카우보이(제프 모리스)에게 켈리는 무선을 통해 20분 후에 교회 종을 가능한 오래 울리라고, 그리고 소련제 모신나강(Soviet Mosin-Nagant) 총을 가진 스나이퍼인 굿코우스키(리처드 다발로스)에게는 종이 울리고 5분 후에 은행 옥상의 독일 경비병을 처치하라는 임무를 부여한다. 

   켈리와 빅 조의 부대는 마을 광장으로 잠입한다. 총격전을 유도해 오드볼의 탱크 엔진소리를 커버하여 티거 탱크에 접근 가능토록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독일 대령(존 헬러)이 티거 전차장(카를 오토 알버티)에게 뭐라고 명령하자 3대 탱크 모두 엔진을 켜는 게 아닌가. 오드볼의 설명에 의하면 T34 티거는 서너 시간마다 20분간 시동을 걸어 예열을 해야 한단다. 

 

   여기서 마지막 30여 분에 걸친 클레몽 마을 은행의 금괴를 탈취하기 위한 독일군과의 전투는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이다. 전차를 비롯한 무기, 군복, 인장 등 모두 고증에 충실한 편이다. 
 

한편 공병대 벨라미 상사가 부교설치를 완료하고 뒤늦게 켈리를 따라가려고 하는 순간, 전투 도중의 무선 통신을 대충 도청한 콜트 사단장이 내막은 알지도 못하면서 지프차를 타고 와서는 돌파구를 연 공로를 치하한 뒤 나중에 훈장을 주겠다고 말하고 떠난다. 이에 벨라미가 "훈장? 1,600만 달러가 눈앞에 있는데!"라고 투덜거리며 애석해 한다. 

   장면은 다시 클레몽 마을. 빅 조의 소대원들이 전투를 벌이고 있는 소란한 틈을 타 켈리가 오드볼의 셔먼 전차에 타고 골목으로 들어간 독일 티거 전차를 뒤쫓아간다. 셔먼이 후방에서 공격했지만 하필 페인트탄이 장전되어 있어서 격파에 실패한다. 

   덕분에 티거가 반격할 기회를 잡았으나 포탑을 오른쪽으로 돌리니 담장에, 왼쪽으로 돌리니 나무에 걸려서 후방에 있는 셔먼을 공격할 수 없었고, 그 사이 장전을 마친 셔먼이 다시 사격한다. 그러나 오히려 하나 남은 셔먼 전차마저 파괴돼 버리는 게 아닌가. 
   빅 조가 켈리에게 티거 전차를 막을 방안을 제안하는데…. 이는 사실 다리에 부상을 입은 크랩게임이 빅 조에게 가르쳐준 방안이었다. 

 

   켈리, 빅 조 그리고 오드볼 세 사람이 독일 티거 전차에 천천히 걸어서 접근한다. 티거 전차의 포신이 이들의 움직임을 따라 아래로 이동하며 정조준 하는데…. [註: 이 장면은 4년 전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인 '석양의 무법자(The Good, the Bad and the Ugly•1966)'의 클라이맥스 장면을 패러디한 코미디 연출이다. 나오는 음악도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을 오마주했다.] 

 

   드디어 독일 전차장이 탱크 밖으로 나오자 빅 조가 말한다. "당신들과 우리, 모두 그냥 군인들이오. 우린 이 전쟁이 뭣 때문인지 몰라요. 그냥 싸우고 죽고 무엇 때문이지요? 우리가 얻을 건 하나도 없소. 한 30분 안에 미군부대가 저 도로로 들어올 거요. 잘 생각해 보고 이곳을 떠나시오." 
   이에 얼굴 오른쪽에 칼자국 흉터가 있는 독일 전차장은 가녀린 실눈을 뜨고 "우리는 명령을 받았소. 미군에게 이 은행을 빼앗길 수 없소." 라고 대답한다. 

   켈리가 말한다. "은행은 미군 손에 넘어가지 않고 우리 손에 넘어오는 거요. 보시다시피 이건 우리 개인적인 일이오."
   이어서 오드볼이 말한다. "… 은행에 뭐가 있는지 아시오? 1,600만 달러, 즉 6,500만 마르크 가치의 금이 있소, 친구!" 이 말에 실눈이 갑자기 퉁방울처럼 휘둥그레지는 독일 전차장. 이윽고 켈리가 티거 전차포를 돌려서 은행문을 부수자고 제안하는데….

 

   금괴를 지켜야 할 임무보다 황금에 눈이 멀어진 독일 전차장은 전차포로 은행문을 폭파한다. 드디어 금괴상자가 드러난다. 그 속엔 금괴가 가득 들어있다. 모두가 긴가민가 하며 싸우면서 여기까지 오느라 긴장되어 굳었던 얼굴들이 일순간에 함박웃음으로 변한다. 

 

   한편 미군의 진입으로 나치로부터 해방이 된 클레몽 마을엔 축제분위기가 연출된다. 클레몽 시장이 지나가던 빅 조를 포옹하며 붙잡자 저만치 샤를 드 골 장군이 오고 있다고 말하고 겨우 빠져나가는 빅 조.  (다음 호에 계속)

 

▲ 미군 전투기의 오인 사격으로 지프차 및 무한궤도 차량을 몽땅 잃고 행군중 독일군 순찰대를 만나 치열한 교전을 벌이는 빅 조(텔리 사발라스) 보병부대. 

 


▲ 광산지대의 지뢰밭을 지나다 3명의 대원을 잃고 독일 순찰대와 치열한 교전을 벌이는 켈리 부대. 

 


▲ 오드볼(도널드 서덜랜드)이 이끄는 셔먼 탱크부대는 독일군 전선을 통과하면서 삼각대형으로 공격하여 다리건설 목적의 철도 보급창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린다. 

 


▲ 오드볼 상사(도널드 서덜랜드)가 이끄는 셔먼 전차가 건너려던 다리가 연합군 폭격기에 의해 폭파되어 버리는데… 

 


▲ 오드볼의 부교건설 요청을 받은 제42 공병대 벨라미 상사(렌 레서)는 금괴 얘기에 귀가 솔깃하여 군악대를 동원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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