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II 배경 영화(III)-'조용하고 깊게 출항하라'(Run Silent, Run Deep)(1)

 

 제2차 세계대전 중 태평양에서 수행한 '잠수함 전쟁'으로 복수와 인내, 용기, 충성심과 명예 등의 주제가 전쟁 시기에 어떻게 시험되는 지를 보여주는 작품이 있다.

 

 1958년 유나이티드 아티스트사 배급 흑백영화. 감독은 '나는 살고 싶다(1958)'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1961)' '사운드 오브 뮤직(1965)' 등으로 유명한 로버트 와이즈. 음악감독 프란츠 왁스만, 출연 클라크 게이블, 버트 랭카스터. 러닝타임 93분.

 

 오픈 크레디트가 나오기 전 설명이 나온다. 1942년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 근해의 악명 높은 제7지역 분고 해협(Bungo Straits)에서 일본 구축함(destroyer)에 의해 3대의 미 해군 잠수함이 격침된다. 이 사실에 대해 당시 사령관이었던 P.J. '리치' 리차드슨은 복수를 결심하고 있다. [註: 분고 해협(豊後水道)은 일본 규슈(九州) 섬과 시코쿠(四國) 섬 사이의 해협으로 세토 내해(???海)와 필리핀 해를 잇는다. 가장 좁은 곳은 호요 해협(豊予海峽)으로 폭이 14 km이다.]

 

 '진주만 공습' 후 약 일 년이 지난 1942년. [註: 1941년 12월7일 일요일 아침, 항공모함 중심의 일본 해군 연합함대가 미국 태평양 함대 기지인 하와이 오아후 섬 진주만(Pearl Harbor)에 공습을 가한 사건. 이를 계기로 바로 그 다음날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된다. 진주만 공습을 배경으로 만든 영화에는 '지상에서 영혼으로(1953)' '도라! 도라! 도라!(1970)' '진주만(2001)' '미드웨이(2019)' 등이 있다.]

 

 P.J. '리치' 리차드슨 중령(클라크 게이블)의 행정부관인 '크라우트' 뮬러 중사(잭 워든)가 리치에게 3일 전에 잠수함이 또 침몰돼 모두 4대라며 2주 후에 널카(Nerka) 잠수함이 제7지역으로 출발하는데 함장이 부상을 당해 부함장이 지휘한다고 보고한다. 리치가 "그럴 능력이 있는 자인가?"고 묻자 "그렇습니다"고 대답하는 뮬러.

 

 1년간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동안 패전의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해온 리치는 해군본부를 설득하여 참모총장이 해상 정찰 임무에서 돌아오면 자기를 새 잠수함 사령관으로 임명해 주기를 희망한다.

 

 장면은 잠수함 안. 널카 부함장 짐 블레드소 소령(버트 랭카스터)에게 대원들이 마련한 함장용 재킷을 루쏘(닉 크라바트)와 수측원(水測員) 중사인 컬렌(루디 본드)이 입혀주고 함장 승진 축하를 해주는데….

 

 그때 부상 당했던 함장이 와서 이번 정찰 임무는 제7지역을 잘 아는 리차드슨 중령에게 맡기기로 했다며 지금까지 아키카제 한 대한테 우리 잠수함 4대가 모두 분고 해협에서 당했는데 리차드슨은 아주 '설득력있는' 제안을 했다고 말한다. [註: 아키카제(秋風)는 미네카제(峯風) 이후 아홉 번째 구축함으로 미쓰비시(三菱) 나가사키(長崎) 조선소에서 1920년 6월7일 기공하여 1921년 4월1일 준공되었다. 제4구축대 함선이었으나 진주만 공습 이후 제34구축대에 편입, 1942년 5월부터 호위임무를 수행했고, 1943년 3월14일 미 잠수함 USS Triton을 공동격침하는 성과를 올렸다. 1944년 11월1일에는 무츠키급 유즈키와 함께 항모 준요, 경순양함 키소를 호위하다 11월3일 미국 가토급 잠수함 USS Pintado에게 어뢰를 맞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결국 자침(自沈)했다.]

 

 장면은 바뀌어 리차드슨의 집에 부함장 짐이 찾아와 '다른 부함장을 구해보라'고 청하며 "그건 제 특권이고 해군의 규칙이죠. 제 대원들은 모두 저를 함장으로 생각해 옷까지 만들어줬습니다."라고 말한다. 이에 "자존심을 살리려는 건가, 대원들 보기 부끄러워 그러나? … 자네는 아무데도 못가!"라고 일축하는 리치.

 

 부인 로라(메리 라로슈)가 마실 것을 갖고 와서 권하지만 사절하고 가려는 짐에게 그녀는 "제 남편 좀 잘 돌봐 주세요"라고 부탁한다. [註: 이 영화에서 여성이 유일하게 등장하는 장면이다.]

 

 장면은 널카 잠수함 선상. 대원들은 모두 근무지에 관심이 쏠려 내기를 거는데 유독 신병 제시 워너(지미 베이츠)만이 자기 생일이 7일이라서 '7지역'에 모든 돈을 건다. 이때 새로 부임한 리차드슨 사령관이 방송을 통해 지시 사항을 전달한다.

 

 "첫째 적함을 침몰시킨다. 둘째 제7지역은 특정 항로로 간다. 셋째 제7지역의 분고해협 구역은 피하도록 한다. 넷째 어디서든 가능한 한 해안정보에 관한 사진을 찍는다. 대원들 중 3분의 1은 신병이라 궁금한 게 많을 줄 안다. 언제든 담당 장교에게 물어보도록. 집중해줘서 고맙다." 이 결과 제시가 내기돈을 몽땅 딴다.

 

 드디어 가상 훈련이 시작된다. 리치는 수심 15m로 잠수하자마자 어뢰를 쏴야하기 때문에 잠망경이 필요하다고 지시하는데, 항상 300m에서 쏘는 연습을 해왔던 짐을 비롯한 대원들은 의아해 한다. 어뢰 포문을 여는데 42초가 걸린다는 보고에 느리다며 다시 부상시키고 37초까지 낮추자 리치는 만족하지만 분고 해협에 도착할 때까지 33초까지 낮추라고 짐에게 명령하는데….

 

 레이더에 일본 전함으로 보이는 물체를 발견하고 비상대응에 들어간다. 그러나 망원경으로 관찰하던 리치는 전투배치를 철수하고 혼자 관망한다. 그러자 짐이 "이 배는 일본 잠수함에게 등 돌리는 것을 싫어합니다."라고 불만스럽게 말한다.

 

 루쏘가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다가 전투 연습 명령이 떨어져 잠수를 시작하는 통에 죽을 뻔 하는 위기를 당한다. 루쏘가 해치를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다시 부상하는 잠수함. 짐이 밖으로 나가서 가까스로 루쏘를 구한다.

 

 쓰레기 퇴거 명령은 함장만이 할 수 있는데, 항상 말썽을 피는 제랄드 카트라이트 소위(브래드 덱스터)가 했던 것이다. "이 훈련에서 시간을 줄이기보다 대원 1명을 잃을 뻔했다"고 말하고 짐에게 주의를 주는 리치.

 

 짐은 "대원은 싸우려고 훈련을 받는데 함장님은 소심하게 일본 잠수함을 피하는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고 항명한다. 이에 대원들에게 내일부터 훈련을 2배로 한다고 전하라는 리치. (다음 호에 계속)

 


▲ '조용하고 깊게 출항하라(Run Silent, Run Deep·1958)' 영화포스터

 


▲ 1942년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 근해의 악명 높은 제7지역 분고 해협(Bungo Straits)에서 일본 구축함에 의해 3대의 미 해군 잠수함이 격침된다. 이 사실에 대해 당시 사령관이었던 P.J. '리치' 리차드슨(클라크 게이블)은 복수를 결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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