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21년 새해가 밝은지도 꽤 되었습니다. 세월이 참 빠르지만, 사회도 덩달아 빠르게 변하는 것을 매년 느낍니다. 게다가, 앞으로의 10년은 지나간 10년 보다 훨씬 빠르게 변할 것 입니다.
40년 전, 필자가 대학생활을 할 때, 컴퓨터는 구경도 못하고 원고지에 글 자수 세어가며 점수 좀 더 받으려고 한자를 섞어가며 리포트를 쓰곤 했습니다. 그리고, 20 몇 년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인터넷쇼핑몰에 물건을 올렸었는데, 매출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인터넷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고, 대학생인 막내아들은 코로나 때문에 수업도 인터넷으로 받고, 온라인으로 그룹모임도 갖고, 과제물도 인터넷으로 제출합니다. 즉, 과학기술이 사회를 바꾼 한 양상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화폐에도 이런 과학기술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5년 전 필자가 모 칼리지에서 4번째 학기에 교양과목으로 ‘돈의 역사’를 수강했습니다. 돈의 역사는 조개껍데기 같은 것으로 물물교환하던 시대를 거쳐서, 철과 종이가 발명되면서 동전이 주조가 되었고, 차후에 종이 돈으로 발전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수표와 어음이 나타났고, 플라스틱돈(데빗카드와 신용카드)으로 발전하였습니다. 그 와중에 컴퓨터기술에 힘입어 우리사회는 단순한 기능의 전자화폐(Electric money 줄여서 e-money)를 만들었고, 나아가 디지털화폐(Digital Currency)로 발전시켰습니다. 그러면서 드디어, 2008년에 인간이 아닌 컴퓨터에 의해 컴퓨터 돈이 만들어졌습니다. 광부가 암석에서 광물을 채집하는 것 처럼, 컴퓨터가 문제를 풀어 돈으로 만드는 이 과정을 ‘채굴’이라고 합니다. 그것이 빗코인이며 컴퓨터돈의 시작이라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필자는 이때만 해도 그저 그런가 보다 했지만, 결국 그 다음해 어떤 계기로 이것이 ‘우리미래의 화폐’라는 확신을 가지고 빗코인(Bitcoin), 이써리엄(Ethereum), 뤼플(Ripple) 등 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그때 빗코인 단가가 캐나다돈으로 $2,000 이 안되었는데, 이번 연 초에 $50,000 넘은 날도 있었습니다. 컴퓨터에서 채굴할 수 있는 빗코인의 공급량은 한정된 반면에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올라가는 경제논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빗코인이 10년 안에 백만달러 넘어갈 것이라고 예측하는 전문가들도 꽤 있습니다. – 다음 편에 계속
(캐나다 한국일보 2001년 1월 26일자 오피니언/독자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