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류에 봉사하는 데 일생을 바칠 것을 엄숙히 맹세한다”, “나는 양심과 위엄을 가지고 의료직을 수행한다”, “나는 환자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다”…
위는 의학도들이 의사로서 첫걸음을 내디딜 때 외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Hippocratic Oath)의 일부다.
무엇보다 의사는 생명을 존중하고 인류사회에 봉사하는 정신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예로부터 의술(醫術)은 인술(仁術)이라 함은 이런 연유에서다.
0…의사들이 지녀야 할 가장 기본적인 덕목은 인간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사랑이다.
그들에게 이런 심성이 없다면 수술대에 오른 인체를 마치 나무토막 다루듯 할 것이다.
돈은 그 다음이다. 자기 몸을 고쳐주면 그러지 말라고 해도 보답을 하려고 있는 것 없는 것 다 갖다 바치는 것이 사람의 인지상정이다.
의사가 예전부터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것은 이래서다.
의사들이 평생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할 때의 정신만 간직한다면 세상은 훨씬 건강해질 것이다.
0…그런데 지금 한국의 의료계 현실을 보면 안타깝고 참담하기 그지 없다.
의사가 부족해 환자들이 병원을 전전하며 ‘뺑뺑이’를 돌고 있는데, 현직 의사들은 그 수가 충분하다며 의대 증원에 죽기살기로 반대하고 있다.
그 명분이 가관이다. 의사 수가 늘어나면 의료 질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자기들만이 최고의 두뇌를 갖고 최고의 의술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머리는 2류로서 이런 사람들이 의대에 진학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서천의 소가 웃을 일이다.
0…우리가 살고 있는 캐나다는 공공의료 시스템인 탓에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이 정부의 재량이며 국가재정에 부담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의사들이 앞장서 의사 증원을 결사반대하는 일은 상상도 못한다.
오히려 그들은 제발 정부 차원에서 의료인력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는 주요 선진국 모두 마찬가지다.
의사단체의 결사 반대로 18년째 의대 정원을 단 한명도 늘리지 못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과 너무도 대비된다.
0…의사가 절대 부족한 것은 국제적으로 비교한 수치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2021년 기준 한국의 의사 수는 인구 1천명당 2.2명으로 30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적다.
이런데도 한국의 현직 의사들은 지금도 의사 수가 충분하다고 생떼를 쓰고 있다.
그들이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결사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뻔하다.
의사가 적을수록 현재 기득권을 갖고 있는 의사들이 돈을 많이 벌 수 있기 때문이다.
0…환자의 아픈 몸을 보듬고 싸매줘야 할 의사들이 병상을 걷어차고 나와 머리띠를 둘러맨 채 증원 결사반대를 외치는 모습은 국민들의 혀를 차게 한다.
이런 사람들이 과연 환자를 자기 몸처럼 최선을 다해 돌볼 수 있을까.
사람의 몸에 칼을 대면서도 속으론 돈 계산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섬뜩한 일이다.
0…의사들은 인명사고를 내도 수개월의 면허 정지 등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곧바로 돈벌이에 나선다.
기고만장한 특권의식과 이기주의에 찌든 사이비 의사들은 다음과 같은 성현의 말을 되새겨 볼 일이다.
"진정한 의사는 당신의 마음 속에 있다."-히포크라테스
"환자는 몸 안에 자연치유력이라는 의사를 갖고 있다. 환자의 내부에 존재하는 그 의사에게 일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의사가 수행해야 할 최상의 임무다." -알버트 슈바이처
0…의사와 함께 돈을 많이 버는 대표적인 직업이 변호사다.
하지만 변호사 역시 세인들의 존경과 손가락질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이중적인 직업이다.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도와주는 구세주일 수도 있지만 때론 돈만 밝히는 돈벌레란 욕을 먹을 수도 있다.
한국에선 판.검사를 하다 그만두고 변호사로 개업하면 일반서민들이 평생을 죽도록 일해도 상상도 못할 거액을 단 2, 3년 안에 벌어들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사람들 뇌리에 서민들을 위한 진실된 변호 의지가 있을 리 없다.
0…돈벌레 변호사들에게 짧고 굵게 살다간 한 인권변호사의 인생역정을 조금이라도 들여다보길 권한다.
노무현과 더불어 한국의 대표적인 인권변호사였던 조영래. 그도 여느 법조인처럼 안락하고 부유한 삶을 누리려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불합리한 사회 현실에 눈뜨면서 험난한 가시밭길을 자초했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길지 않은 생을 일관했다.
0…그의 마흔넷 인생 역정은 약하고 그늘진 인간에 대한 사랑, 아무도 돌보려 하지 않는 현실을 온몸으로 보듬고 고민하며 살다 간 경전(經典)이었다.
조영래는 세속적 부귀영화가 최고의 가치기준인 세상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올바른 삶인가를 가르쳐줬다.
0…의사와 변호사는 약자를 도와주는 것이 기본 소명이다.
아무리 부와 권력이 막강한 사람도 병상에 눕거나 법정에 서면 한없이 약해진다.
몸이 아픈 환자를 치유해주고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그들의 존재 이유다.
그런데 현실은 그 반대로 가고 있다.
0…이런 판에 인간사랑이니 정의니 외치는 것은 순진할지 모른다.
하지만 의사와 변호사들부터 그 지독한 특권의식을 내려놓고 인간 본성으로 돌아와야 혼돈의 이 세상은 비로소 질서를 찾아갈 것이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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