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거미 집>
이 인연을 어이 하려나
매일 아침 샤워를 할 때 보이는 거미집
천장 벽 한쪽에 자리잡고 몇 년의 실타래를 풀며 지어올린 집
그 집을 지은 거미의 마음은 나의 마음일 것이다
거미야 거미야
나는 어제도 오늘도 너와 만나는 기쁨과 슬픔이
너를 없앨 수도 없고 그냥 두고 보고만 있을 수도 없고
이 역시 세월과 운명에 맡겨야 한다는 결론은
초춘의 양광과 같이 내 가슴을 적시고
내 마음 깊은 곳에 살며시 찾아와
내 영혼을 난자하고 나의 살갗 위를 기어가는 구나
언제이던가
내 마음 한켠에 자리 잡은 너를 상상함은
나의 눈물은 유랑의 언덕에 서서
긴 하품을 하며 매일 너를 만나지만
우리의 만남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인고의 세월은 먼 허공에서 너울지고
숨어서 울고있는 바람소리는 우주를 덮는구나
어쩌려나
진한 그리움으로 상실되어 가는 그리움
끝 없는 여운으로 남아있는 너와 나의 운명
내가 너를 사랑함의 잔혹한 형벌
아마 잊을 수 없기에 너이기 전에
내가 먼저 너와 이별을 해야 할까
나의 눈물은 허공에서 방황을 하는데
(이유식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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