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아 사람아 고목이 된 사람아
외로울 때는 멀어져가는 강물을 보아라
아무도 모르게 흐르는 이법이 있지 않느냐
언제 그 물소리 흘러가는 순리를 탓하더냐
사람아 사람아 나만 두고 먼저 떠난 사람아
너가 갔기에 세월따라 나도 가리라
새봄에 우거진 나무들이 잎을 피우면
계절과 자연의 섭리따라 나도 가리라
사람아 사람아 외로운 나목(裸木)아
묵묵히 너의 운명 천수로 간직한 채
너는 주어진 생존을 달관한 자태로
고봉에서 휘몰아치는 바람을 벗하지 않았느냐
고난 불안 고행(苦行)을 포용한 자태로
싱싱한 잎이 피어났을 때의 추억들을
나목이 된 고목의 노래를 들으며
짧은 듯 긴 세월을 감사하며 가는구나
(이유식 2022년 11월 조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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