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블랑카(Casablanca)" (3)

WWII - 전쟁과 여인의 운명 (VI)

등장인물의 캐릭터, 인상적인 대사, 주제음악 등이 어우러져

코미디, 로맨스, 서스펜스가 완전 균형을 이룬 전설적인 명화

 

 

 

(지난 호에 이어)

   그날 밤 일사를 다시 만난 것에 대해서 마음이 쓰라려 "온 세상 모든 술집 중에서 하필 내 집으로 오다니…." 하며 밤새 술을 마시는 릭.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곁에서 보살피는 샘에게 오늘 일사에게 들려준 노래를 연주하라고 주문한다. 샘이 "기억이…" 하며 주저하자 릭은 "그녀가 견디면 나도 견딜 수 있다"며 "연주하라!"고 강요한다. 샘은 할 수 없어 'As Time Goes By'를 연주하는데….

   이때 플래시백으로 일사와 릭이 파리에 있을 때의 연인관계를 보여준다. 여기서 둘이 있을 때마다 릭이 하는 유명한 대사 "자기를 지켜보고 있잖아(Here's looking at you, kid.)"가 나온다. 결혼까지 약속한 그들은 나치가 파리를 점령하자 같이 피난 가기로 하였으나 비가 쏟아지는 기차역에서 샘이 전해준 일사의 못 간다는 편지를 받고 영문도 모른 채 멍하니 기차에 오르게 된다. 그것이 마지막 이별이었다….

   그때 일사가 릭의 카페에 찾아온다. 그러나 릭이 차갑게 대하자 더 이상 말을 못하고 그냥 나가버리는 일사.

   다음날, 경찰서에 출두한 라즐로와 일사는 우가티가 죽었다는 사실과 스트라사 소령의 임무를 듣게 된다. 그 임무는 라즐로를 계속 카사블랑카에 붙들어두는 것이다. 스트라사 소령은 지하조직의 이름과 장소를 얘기하면 탈출시켜 주겠다고 하나 라즐로는 자기가 죽으면 중립국 경찰서장의 입장이 난처해질 것이며 자기 뒤에 수많은 사람이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경찰서를 나선다.

   이즈음 페라레의 카페에 들른 릭이 라즐로와 일사가 오는 것을 목격하고 밖으로 나간다. 라즐로가 '파란 앵무새' 클럽에 들어간 사이 릭은 잠시 일사를 만나 간밤의 취중의 무례를 사과한다. 이번에는 일사가 그를 차갑게 대하고 라즐로가 남편임을 일러주곤 안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한 사람의 통행증은 가능하지만 두 사람은 어렵다고 말하는 페라레. 대신, 그는 우가티가 잡혀갔을 때 통행증이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독일군에게서 빼앗은 통행증은 릭에게 있을지도 모른다고 귀띔해 준다.

   다시 릭의 카페. 이본느가 어느새 적의 품에 안겨 독일군 장교와 함께 들어와 바텐더 사샤에게 술을 주문한다. 이를 보고 아니꼽다고 빈정대는 프랑스 경찰과 독일 장교 사이에 싸움이 벌어진다. 릭이 둘을 떼어놓고 "정치적 얘기를 하려면 이 카페를 나가라"고 하여 사태를 수습한다.

   릭의 카페에 아니나 브란델(조이 페이지)이라는 불가리아 태생의 젊고 예쁜 여자가 찾아와 릭에게 정중하게 그러나 심각하게 '르노 서장이 믿을 만한 사람인가'에 대해 물어본다. [註: 조이 페이지(Joy Page, 1924~2008)는 여러 장면에 등장하는데 실제 워너브라더즈 설립자 잭 L. 워너(1892~1978)의 의붓딸로 첫 데뷔작이다.]

   그녀의 남편 얀 브란델(헬무트 단티네)이 룰렛 도박으로 돈을 다 탕진하여 비자 구입은커녕 불가리아로 돌아갈 수도 없게 되었다며 사실은 르노 서장에게 몸을 팔아 비자를 구입하기 위해 릭의 충고를 받으러 온 것이었다.

 

 

   딱한 사정을 들은 릭은 이들을 도와 룰렛 도박에서 거금을 따게 해 준다. 물론 그만큼 밑지는 장사였지만…. 릭은 항상 약자를 도우는 그런 사람이었다. 이를 본 웨이터 카를과 바텐더 사샤가 사장 릭에게 훌륭한 일을 했다며 존경과 감사를 표시한다.

   이때 라즐로와 일사가 카페로 온다. 릭은 반갑게 그들을 맞이하여 좋은 좌석을 마련해 주고 일사가 파리의 기억을 더듬을 수 있는 음악을 샘에게 부탁하면서 각별히 배려하는데…. 라즐로가 릭에게 은밀히 할 얘기가 있다고 하여 릭의 이층 사무실로 올라간다. 라즐로는 비자를 사겠다며 돈은 얼마든지 주겠다고 제의하지만 릭은 어떤 대가를 주더라도 비자를 팔지 않겠다며 그 이유는 부인에게 물어보라고 한다.

   이때 스트라사가 나치 장교들과 함께 흥겹게 '라인강을 수비하라(Die Wacht am Rhein)'란 노래를 합창하여 대화가 끊긴다. 이를 본 라즐로가 분을 참지 못해 카페 밴드에게 프랑스 국가(國歌) '라 마르세예즈(La Marseillaise)'를 연주하도록 주문하자 밴드마스터가 이층에 있는 릭을 힐끔 쳐다본다. 릭이 고개를 끄덕이자 라즐로가 선창하고 이내 카페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애국심에 불타서 합창한다.

   이때, 앞에서 라즐로가 베르거와 얘기할 때 'Tango Delle Rose'를 기타 치며 노래했던 여가수(코리나 뮤라)와 특히 적의 품에 안긴 걸 후회하듯 눈물을 흘리며 노래하는 이본느를 클로스업 한다. 그리고 실제 베이스-바리톤 오페라 가수인 조지 런던(George London, 1920~1985, 몬트리얼 출신)도 보여준다.

   그러나 이 일에 대한 보복으로 스트라사 소령은 르노 서장에게 클럽을 즉시 폐쇄하도록 지시하고 일사에게 다가와 협박한다. 파리로 돌아가든지 그렇지 않으면 여기서 죽든지 선택하라고….

   밤 늦게 호텔로 돌아온 라즐로는 일사에게 릭의 발언에 대해 말하고는 레지스탕스 비밀회의에 간다. 그 틈에 폐쇄된 카페에 일사가 릭을 찾아오는데… 그때 릭은 카를과 카페의 재정상태를 점검하고 월급은 정상적으로 주겠다고 결정한다. 카를이 고마워하며 레지스탕스 회의에 참석하러 간 후 릭이 사무실로 올라오니 일사가 뒷문 계단을 통해 들어와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닌가. 놀라는 릭!

   그러나 그는 차갑게 그녀를 대한다. 일사는 세상이 곤경에 빠져있는데 자기 혼자만 생각하는 릭을 나무라고 "한 여자에게서 받은 상처를 온세상에 대해 복수하려 한다"고 질책한다. 하지만 과거의 생각에 집착한 그가 통행증을 건네주려 하지 않자 일사는 권총을 꺼내 협박한다. 그러나 차마 쏠 수가 없다….

   곧 그녀가 아직도 그를 사랑하고 있다고 고백하며 파리 기차역에 나오지 못한 이유를 설명한다. 1940년 그들이 파리에서 처음 만나 사랑했을 때 그녀의 남편은 수용소 캠프에서 탈출하다 사살되었다는 소문을 믿었다. 그런데 릭과 함께 파리 탈출을 준비하고 있는 중에 라즐로가 살아있으며 모처에 은신하고 있다는 소식을 친구로부터 듣게 되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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