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II 배경 영화 (X)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릴러, 서스펜스 전쟁영화
(지난 호에 이어)
제5장: 거대한 얼굴의 복수(Revenge of the Giant Face) ― '조국의 자랑' 갈라 시사회의 밤(Night of 'Naton's Pride' premiere)
제5장의 첫 장면에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1947~2016)가 작곡하고 부르는 "Cat People (Putting Out the Fire)"가 흐른다. 복수극 직전의 새빨간 투피스를 입고 있는 쇼산나의 모습과 분위기에 상당히 잘 어울리는 노래다.
드디어 '조국의 자랑' 갈라 시사회에 속속 나치 고위 관리들이 모여든다. 그 속엔 괴벨스 외에 헤르만 괴링(Hermann Goring, 1893~1946), 마르틴 보어만(Martin Bormann, 1900~1945)도 보인다. [註: 이때 흐르는 음악이 Davie Allan and The Arrows가 부른 The Devil's Rumble로 영화 '악마의 천사들(Devil's Angels, 1967)'에 삽입된 곡이다.]
한편 보안경비를 담당하는 란다는 브리지트와 그녀의 ‘이탈리아인’ 에스코트들에게 유창한 이탈리아어로 말을 건네는데, 다리에 깁스를 하고 나타난 브리지트가 등산하다가 다쳤다고 말하자 갑자기 박장대소를 하는 란다. 파리에 산이 없다는 사실도 모르고 둘러대는 거짓말이 가소로웠기 때문이다.
란다는 따로 할 얘기가 있다며 브리지트를 별실로 데려가 의자에 앉히고 술집에서 발견한 하이힐을 신어보게 한다. 사이즈가 맞는 것을 확인한 란다는 브리지트에게 달려들어 목을 졸라 그녀를 살해한다.
그리고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던 레인과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별명이 '작은놈'인 스미스슨 우티비크(B.J. 노백)를 체포, 연행하면서 무선으로 레인의 상관과 교섭을 벌이는 란다. [註: 무선으로 협상하는 OSS 사령관은 유명배우 하비 카이텔(Harvey Keitel)의 목소리다.]
협상의 내용은 극장에 남아 있는 도니와 오마르에게 4명의 나치 고위 관리의 암살을 허락하는 대신, 란다의 공로(?)를 인정하여 연금을 지급하고 기소를 하지 않으며 미국 매사추세츠 주 최남단에 위치한 낸터킷 섬(Nantucket)으로 망명시키는 조건이었다.
한편 극장에서 영화 상영 중, 프레드리크 촐러가 쇼산나가 있는 영사실에 들어온다. 말로 해서 그를 내쫓을 수 없다고 생각한 쇼산나는 그가 영사실 문을 잠그려고 등을 돌리는 찰나에 권총으로 쏴 죽인다. 죽은 줄로만 안 프레드리크가 신음하자 쇼산나가 확인하러 다가가는데, 그는 마지막 힘을 다해 몸을 뒤틀어서 쇼산나를 사살한다. [註: 이때 나오는 배경음악이 엔니오 모리코네 작곡의 '친구(Un Amico)'라는 곡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조국의 자랑' 영화 속에서 연합군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프레드리크의 얼굴이, 쇼산나가 사전에 편집해 두었던 쇼산나의 클로스업된 얼굴로 갑자기 바뀌며 "나치 관객은 앞으로 유대인의 손에 죽는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한편 영화 상영 중에 미리 극장 출구마다 볼트를 연결해 관객이 밖으로 도망가지 못하게 조치한 마르셀은 이 장면을 신호로 스크린 뒤에 쌓아놓은 니트로 필름에 담뱃불을 붙이는데….
다른 한편 도니와 오마르는 발코니석의 히틀러에게 음료를 나르는 척 접근하여 호위병을 사살하고, 기관총을 빼앗아 히틀러와 괴벨스를 비롯하여 화염에서 도망치려고 우왕좌왕 하는 관객들에게 난사한다. [註: 이때 나오는 음악이 '켈리의 영웅들(1970)'에 삽입됐던 랄로 쉬프린 작곡의 'Tiger Tank'이다.]
마지막으로 란다가 레인에게서 빼앗아 히틀러 의자 근처에 설치한 폭탄이 폭발하는 바람에 극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죽는다.
드디어 레인 일행을 실은 트럭으로 미군 관할 지역에 도착한 란다는 사전 협의대로 레인에게 투항한다. 자기 총과 칼을 돌려받은 레인은 그 자리에서 란다의 통신병을 사살하고, 스미스슨 우티비크 일병에게 두피를 벗기라고 명령한다.
협상과 다르다고 발악하는 란다. 레인은 란다에게 “미국에서는 나치 군복을 벗고 나치라는 것을 들키지 않게 살아가겠지?”라고 묻는다. 그리고 우티비크가 란다를 붙잡고 있는 사이에 레인이 칼로 이마에 하켄크로이츠를 새기고는 “멋지지, 우티비크? 이건 내 생애 최고의 걸작이야!”라면서 영화는 끝난다. [註: 엔딩 크레디트에 나오는 음악이 엔니오 모리코네 작곡의 'Rabbia e Tarantella'다. 이 곡은 이탈리아 영화 '알론산판(Allonsanfan, 1974)'에 삽입된 곡으로 '분노의 타란텔라(민속춤)'라는 뜻이다.]
이 영화의 제목에서 원단어인 'Inglorious'에 u를 슬쩍 끼워 넣었고 'Bastard'의 두 번째 a대신 e를 넣었다. 오타가 맞다. 제목을 굳이 의역하자면 "쪽팔린 줄 모르는 개자식들" 정도쯤 되겠다.
그런데 '바스터즈'는 실제 존재했던 부대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지의 추축군 후방에서 장교와 부사관들을 위주로 잔혹하게 살해하고 일종의 검은 악마의 표식과 부대명칭이 인쇄된 카드를 살해된 시신에 올려서 심리전 요소로 쓰면서 “검은 악마들” 또는 “악마 여단”이라는 별칭으로 불려졌다. 1944년 해산되었고, 1983년경 다수의 안건들의 기밀해제와 함께 특수부대로 인정되어 참전용사들과 전사자들은 동등한 의전과 예우를 부여 받는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 특수요원 유대계 미국인 8명이라고 하나, 알도 레인 중위와 아치 히콕스 소위는 유대인이 아니다.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60) 감독의 예측 불가능한 특급 오락물이지만 작품 중 연합군과 독일군의 제복이나 장비, 병기 등의 재현, 영화포스터 등 소품에 이르기까지 고증 수준은 매우 높다. 그리고 프랑스와 독일의 영화사(史) 공부도 꽤나 흥미롭고 재미있으며, 그래픽 자막 등을 사용하여 관객들에게 친절한 설명을 해주는 자상함을 보인다.
그가 만든 2015년 영화 '헤이트풀 8'이 겹쳐 보이면서 마치 '폭력이 모든 걸 해결한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듯 거칠고 잔인한 장면이 많지만 잘 만든 영화다. 특히 크리스토프 발츠의 연기가 빛을 발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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