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II 배경 영화 (IX)
전쟁 드라마의 차원을 한층 더 높인 고전 명화
(지난 호에 이어)
셋째 날 20시. 세인트 알렉시스 유적지.
밤늦게 일행이 세인트 알렉시스(St. Alexis)에 도착하여 경계를 하며 손전등을 켜고 유적지에 접근한다. 그런데 안드레아가 독일군의 세력을 분산시키는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먼저 도착해 있지 않은가. 그리스인이라 지리에 밝기 때문이리라.
안드레아가 보초를 서고 모두 잠들었는데 프랭클린이 잠꼬대를 하며 비명을 지르는 바람에 다들 깬다. 말로리가 파파디모스에게 보초 교대를 하라고 지시한다. 이에 브라운이 자기가 근무하겠다고 하나 말로리가 말린다. 그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파파디모스가 근무 교대하러 나가려는데 안드레아가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고 둘이 합세하여 바깥 동정을 살핀다. 그때 누군가 뛰어 들어오는 것을 파파디모스가 총대로 후려쳐서 쓰러뜨린다. 그리고 둘이서 동굴 안으로 끌고 들어온다.
밀러가 음식물이 있을지 모른다며 그의 포켓을 뒤지니 소시지 등이 나온다. 한데 기절한 사람을 돌려 눕히니 여자가 아닌가. 모두들 신기한 듯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총을 들고 나타나는 또 다른 여자.
자기를(만드라코스에서 온 레지스탕스) 마리아 파파디모스(이레네 파파스)라 소개하고, 접선 예정이던 파파디모스는 바로 자기 아버지인데 이틀 전에 체포됐단다. 그리고 남동생은 미국으로 갔다고 말하는데 바로 옆에 있는 스피로스를 본 그녀는 다짜고짜 그의 뺨을 철썩 때린다. 왜냐하면 편지를 자주 안 썼기 때문에 주는 벌이란다. 일동은 모두 오랜만에 크게 웃는다.
이때 기절한 여자가 깨어난다. 놀라며 도망치려고 하자 마리아가 진정시키고 대신 설명한다. 그녀의 이름은 안나(지아 스칼라)이며 학교 교사였는데 독일군에 붙잡혀 뼈가 보일 정도의 모진 고문을 당해 비명소리가 바깥에까지 들렸단다. 6개월 간 요새에 갇혔다가 풀려났을 땐 말을 잃었고, 그 후 한 마디도 안 하고 등에 난 흉터도 보여주지 않는단다. 하지만 용감한 투사라고 치켜세우는 마리아.
얼마 후 독일군이 이 장소에 들이닥쳐 수색을 하는데… 특공대는 이미 자리를 뜨고 없다.
넷째 날 08시 만드라코스 마을.
만드라코스(Mandrakos) 마을에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다. 독일군이 쫙 깔려 마을을 샅샅이 수색한다. 한편 프랭클린의 다리가 약을 쓰지 못해 괴저병으로 썩어가고 있다. 또 한편 브라운은 자기에게도 일을 달라고 말로리에게 애원하는데….
마을 뒷산에 숨어있던 특공대원들을 발견한 전투기들이 공습을 퍼붓고, 지상에서는 박격포탄을 발사하는 독일군들. 이들은 마리아의 안내에 따라 마을 뒷산 반대편으로 통하는 터널을 이용하여 탈출을 시도한다. 그 사이에 안드레아는 마리아와, 말로리는 안나와 화학반응이 일어나는데… 자꾸만 뒤처지는 안나를 보살피는 말로리.
넷째 날 15시 만드라코스 마을.
마을 광장에 결혼식 피로연이 한창이다. 무사히 탈출하여 마을에 잠입한 후 안드레아와 파파디모스와 마리아는 프랭클린을 데리고 병원에 가고, 나머지는 레지스탕스와 접선을 하러 간다.
하지만 병원 안에 들어서자마자 어떻게 알았는지 기다리고 있던 독일군에게 체포되는 일행. 또 안나의 안내로 결혼식 야외 피로연 파티에 참석한 나머지 대원들도 체포 당한다. 독일병들이 피로연 파티에 꽃을 든 어린 소녀를 앞세우고 나타나는 바람에 총을 쏠 수도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때 춤추며 낯선 특공대원 일행들을 유심히 살피는 신부(클레오 스쿨루디)의 모습을 카메라가 계속 클로즈업 하는데, 그녀는 마치 그들에게 다가올 운명을 알고 있는 듯 안쓰러워 하는 표정 같고, 한편으로는 그저 모든 게 조용히 지나가기를 바라는 것같이 묘하다.
넷째 날 21시.
독일 장교 뮈젤 중령(발터 고텔)이 폭발물이 있는 곳을 대라고 취조한다. 이때 안드레아가 나서며 중령에게 자기는 키프로스의 어부인데 강제로 붙잡혀 왔을 뿐이라며 선처를 바란다고 손발이 닳도록 빈다. 그때 SS정보장교 세슬러(조지 미켈)가 들어와서 권총자루로 프랭클린의 썩어가는 다리를 내리치려는 순간, 토사곽란이 일어난 듯 배를 움켜쥐고 토할 것 같다는 시늉을 하는 안드레아! [註: 앤서니 퀸의 원맨쇼라고 할 수 있는 이 기똥찬 연기는 '산타 비토리아의 비밀(1969)'에서도 볼 수 있다.]
무장 병졸들이 그를 체포하려 하자 재빨리 그들의 총을 뺏어 독일군을 제압해버린 뒤 모두 독일군복으로 갈아입고 달아나는 특공대원들. 다만 부상당한 프랭클린은 그냥 두고 갈 수밖에 없다. 말로리는 거짓 정보를 흘려주고 떠난다.
마리아가 일행을 태운 트럭을 몰고 수도원으로 간다. 차 속에서 안드레아에게 이것저것 물어본 마리아는 대뜸 "좋아한다"고 말하고 이에 '자기도 좋아한다'고 맞장구 치는 안드레아. 여장부의 화끈하고 솔직한 사랑 고백!
수도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대원들에게 내일 작전을 말하는 말로리. "내일 날이 밝으면 트럭을 버리고 다른 차를 탈취한 다음 폭발물을 싣고 나바론으로 간다. 내일 밤 10시까지는 요새에 들어가야 한다." 밀러가 어떻게 들어가냐고 묻는다. 이에 프랭클린에게는 작전이 변경됐다고 말했다고 실토하는 말로리. 그런데 이 대화를 옆방에서 다 엿듣고 있는 여인 안나.
작전 지시가 계속된다. "독일군이 (프랭클린이 실토한 거짓 정보를 믿고) 해안가 방어를 위해 가면 요새 경계가 뜸해지는 틈을 타서 안드레아, 파파디모스와 브라운은 적병의 분산작전을 펼치고, 밀러와 나는 요새 안으로 들어간다. 그 사이에 여대원들은 되도록 빠른 배를 탈취해서 임무를 완수한 후에 빠져 나가는 거야!"
밀러가 못마땅해 따지며 살아도 성하지 못할 사람을 절벽에서 논의했던 세 가지 방법 중 하나로 이용하다니 비인간적이고 매정하다고 몰아붙이자 "임무를 위해 달리 방법이 없었다"고 말하는 말로리. 이때 안드레아가 거든다. "소령은 다쳤을 때 이미 끝났어." "팔자 좋게 커피나 홀짝이며 말하긴 쉽죠."라고 볼멘소리로 대꾸하는 밀러. 더 이상의 언쟁을 삼가고 첫 보초를 서겠다며 밖으로 나가는 말로리.
밤중에 안나가 슬며시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안드레아와 밀러가 자다가 이를 목격한다.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보이지만 보초를 서고 있는 말로리의 품에 살포시 안겨 키스를 하는 안나.
한편 프랭클린은 고문 중에 스코폴라민 자백제를 먹고 연합군의 해안 작전을 독일군에게 털어놓는데….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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