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II 배경 영화 (VIII)
'오키나와 전투'에 의무병으로 참전한
데스몬드 T. 도스의 실화를 다룬 전기·전쟁영화
중대 선임하사인 하웰 상사(빈스 본)가 내무사열(사병들의 내무 생활을 검열하는 일)을 한다. 앤디 워커(고란 D. 클로이트)가 상급자에게 붙이는 존칭으로 'Sir'라고 하자 하웰은 군대계급인 '상사(Sergeant)'로 부르라며, 앤디가 시체처럼 삐쩍 말라서 '송장'이라는 의미의 '구울(Ghoul)'이라는 별명을 붙여준다.
다음은 스미티 라이커(루크 브레이시). 그의 신발에 단검이 꽂혀 있다. 하웰 상사가 ‘누가 던졌느냐’고 묻자 월 키르진스키(니코 콜테즈)가 얼른 자기가 했다고 신고한다. 키르진스키는 폴란드계이지만 생김새가 인디언을 닮았다 하여 '추장(chief)'이라는 별명을 얻는다.
이를 보고 웃는 데스몬드 도스에게 다가간 하웰 상사는 그를 '비실이'라며 바람에 안 날아가게 해주라고 내무반장에게 지시한다.
또 훈련소에 등장할 때부터 근육질을 자랑하려고 알몸으로 운동을 하던 밀트 제인(루크 페글러)은 영화배우라도 되는 듯한 행동 덕에 '헐리우드'란 별명이 붙는다.
내무사열 때 하웰 상사에게 딱 걸려 옷 입을 시간도 주지 않고, “그렇게도 자랑하고 싶으면 밖에 나가서 보여줘”라며 내몰리는 '헐리우드'. '노출증 환자새끼'라고 욕을 하며, 스미티 라이커 신발에 꽂힌 단검을 빼준 후 전원 바깥에 집합시키는 하웰 상사.
유격 기본훈련 등에서 도스는 동료들보다 월등하게 잘 한다. 그런데 "이건 조국이 너희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미국 라이플의 교과서 30구경 M1 소총을 지급하고 하웰 상사가 말한다. "클립형 탄창에 반자동 견착형으로 적을 죽이고 파괴할 수 있다. 이제 총은 너희의 부인이고 너희의 애인이자, 첩이다. 다시 말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야 할 존재'란 뜻이다."
그러나 도스는 신체적 훈련에서는 동료들보다 뛰어나게 잘했지만 안식일교의 종교적 신념 때문에 "집총과 토요일 훈련"을 거부한다.
스미티 라이커가 도스를 괴롭힌다. 유격훈련에서 도스에게 졌기 때문에 자존심이 상해서일까. 집총을 거부하는 도스가 종교 때문이 아니라 겁쟁이라 총을 안 잡고 빠지려는 것으로 오해하고, 도스의 성경책을 빼앗고 뺨을 때리면서 성경대로 다른 뺨도 대라며 조롱한다.
도스가 성경책을 돌려달라고 요구하자 카드놀이와 야한 잡지를 좋아하는 럭키 포드(마일로 깁슨, 멜 깁슨 감독의 아들)를 비교하며 "정중하게 돌려주십시오"라고 요청하라는 스미티. 도스가 꾹 참고 그대로 말하자 그때서야 성경책을 돌려준다.
이를 본 랜덜 '티치' 풀러(리처드 파이로스)가 도스 편을 들어준다. 예일대학교에서 역사를 전공해 저학력자가 태반인 중대에서 몇 안 되는 지식인이라 별명이 '선생 양반(Teach)'이다.
한편 하웰 상사로부터 도스가 의무병으로 지원하니 총을 잡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 것을 보고받은 중대장 잭 글로버 대위(샘 위싱턴)는 그를 정신병자로 몰아 제대시키려 한다. 그러나 도스는 '양심적 병역거부자(conscientious objector)'가 아니라 '양심적 병역조력자(conscientious cooperator)'라고 강변하는데….
이에 도스와 면담 테스트를 한 군의관 스텔저 대령(리처드 록스버그)은 글로버 대위에게 그의 종교적 신념이 정신질환을 구성하지 않으므로 면피사유가 정당하며, 사격훈련을 제외한 모든 훈련은 잘 받고 있고 위생병이 될 자격은 충분하다며 '섹션 8'을 이유로 제대시킬 수 없다고 말한다. [註: '섹션 8'은 미군에서 정신질환에 의한 의병전역을 부르는 은어. 1942년에 제정된 미 육군 규정 US AR 615-360의 제8절(Section 8)에서 유래되었으며, 이 규정은 정신질환으로 인한 의병전역 사유를 정하고 있다. 현재는 미 육군 규정 AR 635-200-Enlisted Separations이 적용되고 있다.]
글로버 중대장은 도스를 고깝게 보며 어떻게든 쫓아내라고 하웰 상사에게 지시한다. 하웰은 중대원들에게 도스에 대한 기수열외를 조장하거나 혼자서 화장실 청소 및 취사반 설거지를 시키고, 트집을 잡아 그의 침상을 뒤짚어 엎고 갈구는 등 혈안이 된다.
소대 담당 하웰 상사는 도스에게 불이익을 줄 뿐만 아니라 그가 속한 소대를 주말 외출휴가 대신 완전군장 20km 행군을 시키는 등 가혹한 훈련과 압력을 행사한다.
어느 날 밤 소대원들이 집단 구타를 하여 도스를 초죽음으로 만든다. 이를 지켜본 스미티 라이커는 정작 린치에는 가담하지 않고 오히려 잠 좀 자자는 식으로 말리기도 한다. '선생 양반'인 랜덜 풀러가 유일하게 도스를 챙겨준다.
같은 소대원들에게 구타를 당한 도스를 본 하웰 상사는 그의 제대를 종용하지만 도스는 끝까지 버틴다. 누가 구타했느냐고 묻지만 모른다며 잠버릇이 나빠서 그랬다고 말하는 도스! 이에 모두가 감동 먹고, 점점 도스를 인정해가는데….
휴가날이다. 모두 들떠서 여자랑 잘 거면 피임하라는 농담이 오가는 중에 갑자기 상스턴 대령(로버트 모건)이 들어와서 도스에게 딴지를 건다. 도스는 이번 휴가에 도로시와의 결혼식을 예정하고 있었던 터였다. 그러나 휴가는 모든 필수 훈련을 이수한 병사에게만 허용되는 것이라고 못 박고, 비록 위생병이라 할지라도 집총훈련을 받았다면 총의 조작법은 알 것이라며 캐논 상병(존 캐논)에게 총을 가져다 주라고 명령하는 상스턴 대령.
백약이 무효다. 드디어 상관의 명령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도스는 유치장에 수감된다. 글로버 중대장의 회유도 거절하는 도스. 게다가 유치장을 찾은 도로시가 총을 드는 시늉이라도 하면 되니 당장이라도 마음을 바꾸라고 설득하지만 결국 도스의 신념을 인정하게 된다.
도로시가 도스의 부모님께 전화로 상황을 알린다. 어머니는 우리가 사랑하고 기도해줄 거라고 전해달라고 말하고… 아버지는 뭔가를 결심하는데….
그의 신념을 시험 받으며 감옥에서 시간을 보내는 도스는 어머니를 구타하는 아버지를 총으로 쏠 뻔 했던 사건을 악몽으로 꾼다. 이것이 집총을 거부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이윽고 군사재판에 회부된 도스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여 벌을 감형해주는 양형거래마저 거부한다. [註: '양형거래(量刑去來, Plea Bargain)'는 피의자가 완전한 승소(무죄) 확신이 없을 경우, 기소내용 중 일부 또는 전체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는 대가로 검찰이 상대적으로 낮은 형량의 혐의로 소장(訴狀)을 변경하거나 구형량을 조정 또는 특정 혐의에 대해 기소를 하지 않는 등의 감형거래를 말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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