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금리인상, 모기지이자율, 월세인상…. 최근에 경제면에 자주 나오는 단어들 중 몇 개들입니다만, 서민들이 직격탄을 맞는 요인들입니다. 앵거스 리드(Angus Reid)라는 조사기관의 최근자료에 의하면, 모기지를 갱신할 때가 되면 약 15%의 캐내디언들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 숫자는 올 3월에는 8%였고, 6월 달에는 11%였던 것에 비하면 점점 상승폭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조사기관이 10월 9일에서 13일까지 1,878명의 캐내디언 성인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실시한 온라인설문조사에 의하면, 약 절반정도의 응답자들이 작년보다 경제적으로 더 힘들다고 합니다. 또한, 직장을 잃지 않는 한 모지기는 내고 있으나, 저축이나 생활비에 타격이 크다고 합니다. 현실적으로 은퇴자산인 RRSP나 자녀교육적금인 RESP에 불입하는 금액이 줄고 있으며, 심지어 많은 사람들이 이것들은 물론 생명보험까지 해약하는 슬픈 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캐나다의 자랑이자 한 때 유명 TV쇼의 스타였으며, 성공적인 재정투자로 세계적인 거부가 된 케빈 오리얼리(Kevin O’Leary)의 얘기를 꺼내겠습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태어난 케빈은 사업가, 투자가, 방송인으로 성공하기까지 어머니로부터 많이 배웠습니다.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던 그의 어머니는 수입의 3분의 1을 유망한 주식과 증권에 투자하였고 어떻게 자금을 운영하는지를 가르쳤습니다. 때문에 그는 이제 사람들에게 ‘절대 버는 것 이상을 소비하지 말라’고 힘있게 말하며, ‘나는 누구와 하루를 같이 보내면 그 사람이 15% 이상의 돈을 어떤 쓸데없는 곳에 소비하는지 알 수 있다’고 덧 붙입니다. 또, 출근길에 의례적인 커피를 사면서 $5.50을 쓰지 말고, 점심 샌드위치 사는데 $15을 쓰지 말고, 집에서 커피와 점심을 가져가라고 합니다. 또한, 유행 따라 변하는 값싼 자켓을 여러 벌 사는 것 대신 품질 좋은 자켓 한 벌을 오래 입고, 감당할 수 없는 물건을 빚으로 사지 말라고 합니다. 투자에 대한 조언도 합니다. 수입의 20% 정도를 연 6~8% 수익률을 내는 상품에 20~30년 투자하여 노후대책을 하라고 합니다.
캐나다 중앙은행이 언제 다시 0.25%의 이자율률을 올릴지가 더 신경이 쓰이는 서민들에게 수입의 20%를 투자하라는 이 얘기는 당치도 않는 얘기일 수 있습니다만, 제 얘기는 사태가 급하더라도 나무 한그루를 보려 하지 말고, 멀리서 숲을 보면서 생활하라는 것입니다. 즉, 지금 RRSP, RESP, 생명보험을 해약하면 금전문제가 해결이 됩니까? 물론, 잠시는 금전적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겠지만, 그것은 근본적인 치유법이 아닙니다. RRSP, RESP, 생명보험 등은 고유의 목적을 위해 불입한 것인데 지금 해약을 하면 막대한 손해가 나며, 앞으로는 재정계획이 없는 불안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런 삶을 살려고 RRSP, RESP, 생명보험에 불입하기 시작했습니까? 게다가, 이런 경기순환은 주기적으로 되풀이되는데 언제까지 불입했다가 해약하고, 불입했다가 해약하고를 반복하시려 합니까? 제대로 하나라도 지키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 처 한 사람들에게 캐나다의 파산법(BIA)은 좋은 치유법이 될 수 있습니다. 파산법을 이용하면 지금까지 불입해 놓은 RRSP, RESP, 생명보험 그리고 그 밖의 재산도 지키면서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필요한 것은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벗어나려는 의지와 채무상담사를 만나려는 용기입니다. 현명한 선택을 하여 몸과 마음이 편해지기를 바랍니다. (캐나다경제 2023년 11월 17일자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