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꾸준히 인상된 이자율 때문에 파산(Bankruptcy)이나 소비자제안(Consumer Proposal)을 신청하여 경제적인 어려움에서 벗어나려는 캐네디언들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통계청자료에서 2023년 1분기와 2분기를 비교해 보았습니다.
먼저, 캐나다 전역을 기준으로 전체적인 개인파산이 10.9% 상승했고, 소비자제안이 3.5% 상승했습니다. 온타리오만 본다면 개인파산이 21% 상승했고, 소비자제안이 6.8% 상승했습니다. 이번에는 개인사업자만을 보겠습니다. 캐나다 전체로는 개인파산이 22.9% 상승했고, 소비자제안이 22.1% 상승했습니다. 온타리오만은 개인파산이 14.3% 줄었고, 소비자제안은 20.5%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실리를 택하는 캐내디언들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이런 혜택들을 신청하는 한인들은 많이 늘지 않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첫째, 우리 한인들은 어려움을 스스로 극복하려는 의지가 강합니다. 우리나라는 우리가 지키고, 내 문제는 내가 해결한다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둘째, 우리 한인들은 자신의 어려움을 남에게 말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남들에게 있어 보이고 싶지, 없어 보이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세계적인 명품회사들은 한국이 매력적인 큰 시장입니다. 셋째는 캐나다에 정직하고, 근면한 서민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인 BIA(파산법)가 있는 것을 모르는 한인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심지어 어떤 이들은 개인파산이나 소비자제안을 신청하는 것을 죄짓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유교사상을 가진 한인들에게 이런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위의 통계에서 보듯이 이자율이 올라갈 때 서민들은 많이 고통스럽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캐나다에 살면서 남에게 자신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말하는 것을 싫어하는 한인들에게 조언을 하고자 합니다. 위의 통계에 포함된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은 직장을 가지고 있었거나 사업체가 괜찮게 운영되었기에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릴 수 있었습니다. 신용카드도 고민 없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극소수의 사람들은 의도적으로 은행과 카드회사의 돈을 떼먹으려고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능력으로 곧 갚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기에 돈을 빌렸고, 신용카드를 사용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국가에 파산이나 소비자제안을 신청했다고 죄의식을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살다 보면 예기치 않게 실직이나 수입감소, 이혼이나 별거, 사업실패, 병치레, 교통사고, 천재지변 등이 일어나서 경제적인 어려움에 닥칠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같이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올린 이자율 때문에 힘든 경우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렇지만, 알다시피 캐나다는 각종 복지혜택이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국민연금(CPP), 시니어연금(OAS), 보조연금(GAINS), 과부연금, 고아연금, 장애자연금, 국가유공자연금 등 다채로운 연금이 있고, 저소득가정수당, 실업수당, 사망수당, 정부아파트, 시니어아파트, 양로원혜택 외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는 별의별 혜택들이 있습니다. 즉, 정부는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이런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예산을 편성을 합니다. 이 말은 BIA(파산법)의 의도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듭니다. 캐나다의 파산법(BIA)은 ‘성실하지만 운이 없는 채무자가 재정적인 어려움에 처했을 때, 정부가 구제해서 빨리 사회로 복귀시켜 생산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든 법’이기에 시민들이 이용하는 것은 죄를 짓는 것이 아니고, 합법적으로 빚을 없애는 것이자, 정부혜택 중 하나를 신청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죄의식을 느낀다면, 이 혜택을 이용해서 빨리 경제적인 어려움에서 벗어나서 앞으로 세금을 많이 내서 국가에 진 빚을 갚으시길 바랍니다. (캐나다경제 2023년 9월 1일자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