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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경남의 기획 연재

    국제펜클럽본부회원, 한국번역문학가협회 회원 / <눈물의 아들 어거스틴>, <윤치호 영문일기> 번역 외에 <좌옹 윤치호 평전> 2018년에 편저 간행
    죠반니노 과레스끼의 <23인 클럽> 명예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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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읽는 풍운아 윤치호의 <우순소리>(16)

 

34. 참나무와 나무꾼
 
 

 

하루는 나무꾼 한 사람이 큰 참나무 밭에 들어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늙은 참나무가 무엇을 찾느냐 묻거늘, 도끼 자루 만들 물푸레나무를 구한다고 하자, 참나무들이 의론하고 하나를 주었더니 나무꾼이 도끼에 자루를 맞춘 후에 참나무를 하나씩 다 쪼개버리는지라. 그 중 노숙한 참나무가 탄식하기를, “권세 자루를 남의 손에 넣으면 나라도 망하는데 참나무야 더 할말이 있겠나” 하더라.


 

 

엮은이의 글 
 “과학과 기술문명: 인간은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갈줄 아는 기술이 있다. 그러나, “과학이 기술이고 기술이 바로 과학이라는 통념은 크나 큰 오해이다.  과학은 美미를 추구하는 자연철학으로 문학, 예술과 함께 우리 인류문명의 자랑스런 작품이다. 인간의 순수한 이성과 감성이 창조한 과학, 문학, 예술, 이 세 가지는 추구하는 미의 형태만 다를 뿐 과학은 인간의 논리를, 문학은 언어를, 예술은 감각을 그 추구 수단으로 한다. 과학이 기술, 특히 기술문명의 폐단과 혼동되는 것은 때때로 문학이 정치적 선동으로 간주되거나 예술이 도덕적 타락요인으로 지탄받는 것과 흡사한 일이다.”(윤창구 수필집[뱀의 발];41 페이지)

 

윤치호 일기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비관주의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모든 게 진창에 빠져 있습니다. 최악의 악당들이 전하를 에워싸고 있고, 부인이나 남편의 훌륭한 자문이 전하를 올바른 길로 이끌지 못할까 걱정입니다.? 

 

웨베르 부인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 통역관인 김홍륙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고 있어요. 다들 김홍륙에 반대하기 때문에 선생이 김홍륙을 낮게 평가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우리 남편은 김홍륙이 정직하고 충실하다는 사실을 체득하고 있어요. 돌아가신 중전과 우리 남편처럼 현명한 분들이 김홍륙한테 기만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것도 그토록 오랫동안 말이에요. 사람들은 김홍륙이 매관매직 등등을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절대 아니에요! 김홍륙은 가난합니다. 그 사람 돈이 어디에 있을까요? 전하가 공사관에 오셨을 때 김홍륙에게 4,000달러를 하사하셨습니다. 하지만 이범진에게는 2만 달러를 하사하셨지요. 김홍륙은 전하께 4,000달러를 하사받았다는 사실을 우리 남편에게 숨기지 않았습니다.

 

?윤 선생, 아닙니다. 김홍륙은 충성스럽고 정직한 사람입니다. 작년에 이완용과 이윤용 부류들이 몸을 숨기고 감히 머리도 내놓으려고 하지 않을 때, 왕의 안위를 위해 목숨을 걸고 밤낮으로 일했던 사람이 누구였지요? 바로 김홍륙입니다. 사람들은 김홍륙이 전하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그 사람을 싫어합니다. 만약 선생이나 다른 누군가가 전하 가까이 있다면, 선생이나 그 누군가가 미움을 받았겠지요. 
선생은 전하 주위의 사람들이 나쁘다고 말합니다. 그 말이 맞아요. 궁내부 대신인 이재순은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있고, 환관과 궁녀들은 전하의 물건을 약탈하고 있습니다. 전하는 약합니다. 하지만 선생은 조선 어디에서 그들보다 더 나은 사람을 찾을 건가요? 70여 명의 선교사들과 수백 명이 넘는 조선인 기독교인이 있지요.  하지만 수백 명이 넘는 기독교인 중에 기회를 포착했을 때 거짓말하고, 사기치고, 훔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조선인의 문제는 다들 입으로는 정치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행동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는 것입니다. 조선이 처한 불행의 근원은 대원군입니다.”-1897년2월8일


“나는 얼마나 어리석은 인간인가! 웨베르 씨 부부에게 김홍륙이 극악무도한 자라는 사실을 납득시키려고 노력했으니 말이다. 웨베르 씨 부부와 김홍륙은 러시아를 위해 조선의 모든 이권을 희생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했어야 했다. 두 사람이 원하는 바로 그 자(짐승)가 러시아의 이익에만 헌신적이고 조선의 안녕에는 치명적인 재난이 되는 마당에 김홍륙이 악당이고, 조선의 안녕에는 재난이라는 사실을 말해보았자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베드로는 유다가 언젠가는 자신의 주님을 배신할 자라고 그리스도의 적들에게 경고했었다.”-1897년5월31일
수치스러운 현 왕조의 창시자는 함경도 출신이다. 함경도 사람들이 다른 지역 사람보다 더 남자답고 진취적이기 때문에, 그 창시자가 왕조를 전복시키는 실례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그 창시자가 이기적이고 근시안적이기 때문에, 그 창시자 또는 그의 직계 후손은 함경도를 정치적 장애 상태에 두었다. 따라서 함경도 지역 백성들은 불명예스러운 500년 동안 ??상놈?? 취급을 받고 있고, 중앙 조정이나 지방관으로부터 착취당하고 압박당해 온 것이다. 지금 나라가 함경도 지역의 가장 비열하고 악마 같은 인간들,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블라디보스토크 거리에서 주워들은 러시아어 몇 마디뿐인 악마 같은 인간과 더러운 악당들 손에 있기 때문에 전하께서는 온갖 모욕과 수모, 불명예를 겪고 계신다.”-1897년7월14일

 

일주일 전쯤 바보 같은 자들(아마도 3명의 이 씨들 이재순, 이용익, 이채연)이 폐하께서 미국 공사관으로 가셔서 보호처를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알렌 박사는 그런 경솔한 조치에 강력 반대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폐하를 늘 공포에 질린 상태로 만들려고 하는 악당들이 폐하를 에워싸고 있다.”-1898 년1월15일 

“악명 높은 악당이자 착취자인 이용익은 지금 유학자들을 매수하여 이윤용, 김홍륙, 한규설을 탄핵하는 상소를 올리게 만든 혐의로 수감되었다. 김홍륙은 한 달 전에 판서, 즉 정2품의 명예로운 직으로 승진했다. 러시아 공사관의 통역가가 판서 직에 제수되다니, 조선의 관료집단으로서는 얼마나 수치스러운 일인가!”-1897년3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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