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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경남의 기획 연재

    국제펜클럽본부회원, 한국번역문학가협회 회원 / <눈물의 아들 어거스틴>, <윤치호 영문일기> 번역 외에 <좌옹 윤치호 평전> 2018년에 편저 간행
    죠반니노 과레스끼의 <23인 클럽> 명예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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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읽는 풍운아 윤치호의 <우순소리>(13)


             

26. 나귀의 실수
  


한 사람이 나귀 한 마리 강아지 한 마리를 두었더니, 나귀가 본즉 강아지는 아무 재주도 없이 주인 앞에서 꼬리나 치고 뛰기나 하면서 좋은 음식을 얻어 먹고 주인의 귀염을 받거늘, 나귀 생각에, “나도 강아지 하는 대로 하리라” 하고, 하루는 그 주인 앞에 가서 꼬리를 저으며 강아지 흉내를 내다가, 주인이 웃는 것을 보고, 더 담대하게 주둥이를 주인의 귀에 대고 힘껏 한번 울고, 앞발을 주인 어깨에 얹고 뒷발은 주인 무릎 위에 놓으려 하거늘 주인이 놀라 하인을 불러 채찍으로 때려 마구로 몰아 넣거늘, 나귀가 탄식하며 하는 말이, “자기가 맡은 직분은 버리고 남의 흉내만 내는 놈은 채찍이 마땅하지”하더라.
  

 
엮은이의 글
자기 분수에 맞지 않는 언행은 삼가자. 서투르고 시시한 말장난은 농담이라 할 수 없다. 나귀가 애교를 부리는 것을 보는 것이 더 낫다.
“좀 살만하니까 불안해진 벼락부자의 자기파괴를 막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동화속에서처럼 자정을 알리는 종을 쳐서 신데렐라를 원래의 가난한 모습으로 돌려보내는 마술을 부리는 것이고, 둘째는 새로이 열린 미래에 눈을 뜨고 그 도전에 과감히 대응하는 보다 현실적 해결방법이다.”(벼락부자의 자기 파괴: 윤창구수필집 <뱀의 발> p.18)
 
 윤치호 일기 
 
“최린씨가 주선한 원탁회의는 실패했다. 장덕수와 조병옥은 원탁회의 덫에 걸려 들었다. 일본은 조선을 영국과 동등한 자격을 가진 스코틀랜드같이 대우하기를 바란다. 절대로 주종관계인 영국과 아일랜드같이 차별대우 하면 안 된다.”- 1943년3월1일

 “조병식 대감이 일본황태자 결혼식에 특사로 참석했는데,징을 박은 구두를 신고 마루 바닥을 손상시켜서 호텔종업원에게 쫓겨날 뻔했다. 조병식 대감이 커다란 갓을 쓴 채 연미복을 입고 연회장에 들어서는 모습은 틀림없이 좋은 구경거리였을 것이다. 조병식 대감은 조선에 돌아오자마자 황제를 설득해 수놓은 비단옷을 입는 신분, 수놓지 않은 비단옷을 입는 신분, 무명옷만 입어야 하는 신분을 규정하는 일종의 사치금지법을 제정하게 만들었다. 그 법은 갓을 쓰고 연미복 입는 것도 허용할 것 같다!” - 1900년12월18일
 
    

 

27. 질항아리와 주셕항아리
  
 

한 번은 장마에 강물이 창일(漲溢: 물이 불어 넘침)하여 질 항아리와 주석 항아리가 떠내려 가고 있었다. 그때 주석 항아리가 질 항아리를 보고, “여보, 노형과 내가 동병상련同病相憐이니 우리 같이 갑시다.” 질 항아리가 대답하되, “말씀은 고맙소만, 노형과 내 성품이 달라서 서로 마주치면 내가 결단나니 따로 놉시다.” 하더라.
조선 사람이 강한 나라 사람하고 동사 하려면 이 질 항아리가 한 말을 생각하라.
 
    
  

 엮은이의 글   
통합을 상징하는 두 개의 항아리가 무의식의 강물 위에서 안전을 갈구하는 모습 같다. 이렇게 위기의 상황에서 내 무의식이 성숙한 교우관계를 만들 수도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동등한 행위와 요구를 전제해야 할 것이다.

  윤치호일기    
 “알렌 박사는 스티븐스 씨의 건강 문제를 제기하면서 하야시 공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스티븐스 씨를 너무 힘들게 일 시키지 마세요. 동양을 겁박하려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키플링(Kipling)의 민요 ‘동과 서는 서로 합칠 수 없다’를 명심하십시오. 그리고 ‘때로는 조선이 자신의 것을 갖게 하십시요.’”- 1905년6월14일
“진시황은 힘으로 중국을 통일했으나 흡수당한 약소국가들은 비록 가난했지만 통합을 거부했다. 유렵의 강대국이 통합하면 작은 나라들은 행복해 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각주가 연합하여 합중국을 이루고 있다.”- 1939년1월6일
“아주 잘생긴 어떤 러시아 왕자가 말하기를:‘미국 사람들은 러시아 사람을 짐승 같다고 생각하고, 러시아 사람들은 미국 사람들을 천사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때때로 짐승과 천사는 서로 속이지 않기로 약속합니다. 정치와 정치가가 있는 한 세상에는 행복이 없습니다.’”-윤치호 일기1893.9월27일 시카고 박람회에서
 
 
“다민족으로 구성된 국민들에게 모든 면에서 똑같아지라고 강요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어리석은 정책이다. -1940년1월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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