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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경남의 기획 연재

    국제펜클럽본부회원, 한국번역문학가협회 회원 / <눈물의 아들 어거스틴>, <윤치호 영문일기> 번역 외에 <좌옹 윤치호 평전> 2018년에 편저 간행
    죠반니노 과레스끼의 <23인 클럽> 명예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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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읽는 풍운아 윤치호의 <우순소리>(8)

 

14. 사자와 사람

 

 

하루는 사람과 사자가 만나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사람은 사람의 지혜와 용맹을 자랑하고, 사자는 사자의 용맹과 지혜를 칭찬하며 서로 다투다가, 사람이 말하기를 “사자야, 저 비석을 보아라. 사람이 사자를 때려 눕힌 그림이 아니냐?”

사자가 깔깔 웃으며 대답하기를 “그게 무슨 어림 없는 소리냐. 그 비석을 사자가 세웠다면 사자가 사람 잡아먹던 그림을 새겼으리라.” 하더라.

 

  

 

엮은이의 글 

진실과 도덕은 이야기꾼의 눈에 따라 달라지는 법. 누가 이야기를 하느냐에 따라 아전인수격이 되어 관점마저 달라진다.

 

윤치호 일기 

“특별감사를 받고 봉고파직당했다. 그 이유는; ??백성들을 지나치게 사랑하는 것은 백성들을 가혹하게 다루는 것보다 더 나쁘다(愛民太過甚於虐民太過).??는 것이다. 그런 다음, 감찰관은 백성들에게 편하고 쉬운 것을 추구하지 말 것이며 새롭고 낯선 것을 좋아하지 말라고 권고하였다.(勿趨便易勿 嗜異).이 소식을 접했을 때는 놀랐지만, 그 뒤에는 안도하였다. 나는 부끄러워할 것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세상에, 자신의 백성을 지나치게 사랑한다는 이유로 봉고파직되는 수령이 또 있겠는가?”- 1900년12월14일 원산에서.

 

“강대국이 약소국을 집어삼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하지만, 두 눈 뜨고 더러운 뇌물 때문에 나라를 통째로 넘기는 것은 썩어빠진 나라에서도 너무 지나친 일이다.”- 1904년6월8일.

 

“백인종들은 애국심을 찬양하면서 다른 나라를 억압하고 있다. 남의 땅에 들어가 자기네 땅처럼 누리고 있다.”-1919년4월14일 원산에서. 

*사지=사자

 

 

15. 사자와 생쥐

 

 

 

하루는 사자가 사냥을 하다가 피곤하여 나무 밑에서 자고 있었다. 그 사이에 생쥐 몇 마리가 사자 등에 올라가 놀았더니, 사자가 깨어나 앞발로 생쥐 한 마리를 잡아 눌러 죽이려다가 생쥐가 애걸함을 긍휼히 여겨 놓아 보냈더라. 

며칠 후에 그 사자가 사냥 그물에 걸려 죽게 된지라. 그때 전날에 살려 보내준 생쥐가 와서 그물을 쏠아 끊어버리고 사자를 살려주더라.

강한 자도 약한 자의 덕을 볼 때가 있으므로, 강함을 믿고 약함을 능멸하지 말라. 

 

 

                  

 

 엮은이의 글 

 

‘강한 자도 약한 자의 덕을 볼 때가 있으므로, 강함을 믿고 약함을 능멸하지 말라’는 저자의 교훈에, 추상화가 폴 클레의 말을 덧붙이고 싶다.  

형태와 색채의 평온과 조화를 발견하려고 애쓴 폴은, “무엇보다도 악을 부정하지 말아야 할 필요성을 깨달았으며, 심지어 악조차도 승자로서의 또는 패자로서의 적이 아니라 전체 속에서 서로 협력하는 힘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사람은 누구나 이웃과 친구가 필요하며, 그 이웃에게 친절을 베푸는 일은 헛된 일이 아님을 보여준다.

 

윤치호 일기 

“미국과 유럽에서의 국제도덕이란 정글 법칙일 뿐이다. 정글의 법칙이 최상으로 지배한다는 사실 때문에 우리의 마음속에 혼동이 일어난다. 

주님을 두려워하는 것이야말로 지혜의 시작 즉, 사람들 가운데 정의, 신뢰, 친절, 아량이 있어야 하며, 주님의 평화와 질서가 있어야 한다.”- 1933년6월12일

“서양 강대국들은 약소국을 부당하게 침략하여 세력을 굳혀왔다. 

일본이 호전성을 바탕으로 개명했다고 해서, 서양국들이 일본을 호전광이라거나 야만적이라고 말한다면 그건 위선이다.” -1931년1월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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