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납세금도 일괄적으로 처리
저녁에 뒤뜰에 있는 채소와 꽃에 물을 주러 가는데 새 한 마리가 울타리 문 안쪽에 죽어 있다. 주둥이에서 보라빛 색상이 흘러 나와 주변이 시퍼렇게 물들었다. 섬뜩하고 불길한 예감이 불쑥 떠오른다. 뽕나무 열매를 배불리 먹고 날다, 계단가드 유리벽과 강하게 충돌한 듯싶다. 불쌍한 새를 위해 잠시 묵념했지만, 손 대기가 께름칙하다. 밟은 아침에 묻어야지 마음을 먹고 지나쳤다. 불길한 일의 전조인가? 최근 좋지 않은 일들이 연이어 발생한 터라 더 마음이 쓰인다. 돈을 분실하고, 하수구가 막히고. 며칠 전 장모님께서 위독하시다는 전화를 받고 수잔이 급히 한국에 갔다. 급히 한국에 전화를 걸어 장모님의 상태가 어떠시냐 물었더니, 보고픈 딸을 만나서 그런지 많이 호전되어 직접 목욕을 시켜 드렸고, 전복죽도 많이 드셨다고 한다. 잠시 망설였지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죽은 새 이야기를 하고 만사에 조심하라 당부했다. 다음날 그녀에게 전화가 왔는데 공연히 싸한 느낌이 든다. 전화를 받으니 그녀가 운다. 장모님께서 소천하셨다.
한국에 나가지도 못하고 이곳에서 어머님의 명복을 빌어야 하는 내 처지로 인해 마음이 내려 앉는다.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지 않는다는 속설이 또 적중하였다. 예감이란? 앞날에 일어날 일을 본능적으로 느끼는 것이라 한다. 기왕이면 불길한 예감(Gut Feeling)을 느끼는 대신, 젊은 세대가 촉이라 말하기도 하는 직감(Intuition)이나 통찰력(Foresight) 만을 누리며 살고 싶지만 나는 예감이 잘 적중하는 편이다. 격한 감정의 소나기가 그치면 마음의 평화가 찾아올 것이고 새로운 날이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이다. 단지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하는가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교차한다.
하늘을 보고 기도한다. 생명을 주시고 사랑으로 키워주신 부모님 감사합니다. 인생은 만남, 기쁨, 이별, 슬픔이 윤회하며 펼쳐진다. 희로애락이 담긴 종합선물세트다. 달고 맛있는 것을 추구하지만 때로는 쓴 약을 먹어야 한다. 누구나 원치 않지만, 살다 보면 마주쳐야 하는 부모님과의 이별. 단지 존재의 다른 모습이라 생각을 전환하며 마음 속에 부모님을 모신다.
최근 경제적 어려움으로 많은 이가 고민한다.
지금 너무 괴롭고 슬퍼서 하루도 살기 힘드신가요?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아름답고 예쁜 젊음이 영원할 것 같은가요?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인생은 돌고 돕니다. 희망을 품으세요. 용기를 잃지 않고 두드리면 원하는 그 곳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This, too, shall pass away" 지혜서 미드라쉬에 나오는 유태인들이 즐겨 읽는 구절이다. 나치 학살 시에도 유태인들은 이 구절을 붙잡고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한다.
“걸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합니다. 설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들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말할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볼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하루만 더 살 수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합니다. 누군가의 그 간절한 소원을 우리는 다 이루며 살고 있지요. 놀랍게도 누군가가 간절히 기다리는 기적이 내게 날마다 일어납니다. 부자가 되지 못해도, 빼어난 외모 아니어도, 지혜롭지 못해도 내 삶에 날마다 감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세브란스병원을 설립한 언더우드 박사의 기도 낙서장에 적힌 글이다.
날마다 누군가의 소원을 이루고, 날마다 기적이 일어나는 나의 하루, 나의 삶을 사랑할 때 행복이 찾아 온다. 서로 돕고 의지하며 즐거운 시간을 나눌 때 잃어버린 낙원으로 돌아갈 수 있다. 혼자 사는 삶은 사막에 있는 것처럼 삭막하여 불행해 질 수 있다. 어렵더라도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이웃과 사랑을 나누면 천국에 사는 것이리라.
재정난 극복을 돕는 BI법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나누자. 이 법은 능력 여하에 관계없이 누구나 최소한의 행복을 누리며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고 제정된 법이다. 장애인, 노약자 지원법처럼 사랑을 나누는 법이다. 우선 이 법의 근간을 이루는 채무삭감과 파산에 대해 알아보자.
1. Consumer Proposal (채무삭감): 채권자에게 채무금액 및 지불기간 조정을 허용하는 법적 절차로, 채무총액의 약 30% 지불할 것을 제안하여 채권자 동의를 구하는 방안이다. 별도로 약 10%의 법정관리비를 지불하여야 한다(총 비용 채무총액의 약 40% 소요됨).
2. Bankruptcy (파산): Unsecured Funds(무담보 부채: 신용으로 대출된 Loan, Credit Cards, 개인간의 부채)와 미납세금, 각종 사용료 등 거의 모든 종류 채무를 전액 탕감 받는 방안이다. 최소 경비로 일을 처리 할 수 있다. 단기간(9개월)에 파산상태에서 벗어나, 신용회복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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