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부(拙夫)와 졸부(拙婦) 사이 놀부/이시랑

 

우리나라에는

행성만한 가마솥 하나 걸려 있다

 

영양가는 하나도 없는 

허연 팟대가리 한솥 가득

밤낮

끊임없이 끓는다

 

조선 시대 졸부

훈구파 사림파 노론파 소론파 벽파 시파

 

그들은 그 팟국 끓여

나라를 말아먹고

서러운 36년 치욕의 역사를 창출한

진정 파의 힘 대단하다

 

친일파

애국파

 

손바닥보다 작은 나라

허리 중간을

댕강 잘라 나눠 가진

힘센 그들에게

항거할 힘 없어

 

그냥 말없이 38선, 625를 

형벌처럼 목에 걸고 

우리는 여전히 팟국을 끓인다

 

좌파

우파

 

그러다

겨우겨우 일어서

세계 와 어깨를 나란히 한

씩씩하고 자랑스런 우리 대한민국

 

한강의 기적

노벨 문학상은

하늘의 선물이다

아, 이 얼마나 대단한가

 

그런데

그대들은 

 

노벨 문학상

환영파

반대파

또 팟국을 끓이고

 

노벨 문학상을

반환하라

자격 없다

변태 문학이다

한강 작가는 좌파다

 

하얀 스크린이 

뜨겁게 담금질을 당해

숯이 될 지경이다

 

참 슬프다

 

70년 초 가난에 밀려

낯선 이국 땅에

외로운 한 톨 씨앗으로 

나 홀로 날아와

외롭게 이 땅에 떨어져 

 

뿌리내린 51년

서러운 이방인 생활 

 

내 하늘은 

푸르게 멍들어 지금도 아프다

 

난 그냥 한강 기적이 

자랑스럽고 고맙다

 

한강 작가는 겨우 53살일 뿐

아직 덜 핀 꽃이다

 

갈대보다 연약해 보이는

그의 내면의 강인함이

앞으로 더 무슨 큰일을 해 낼지

그의 꽃망울을 지켜보며

기다려볼 수 없을까

 

올해 김장에는 

파는 싹 빼고

 

파 없이 김장 김치를 

담고 싶다

 

멀미 나는 

졸부의 파

놀부의 파

쏙 뺀

 

파 없는 김치 맛

나도 궁금하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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