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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병선의 大佳里(대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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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을 찾아서(89)-톱카프 궁전(Topkapi Sarayi)

 

셀주크 투르크 제국이 동쪽에서 쳐들어온 몽골에겐 대항하지 못하고 무너진 후

전화를 피해 몽골군의 침략이 덜했던 소아시아 내륙 일대로 상당수 튀르크족들은 피난을 가게 됐는데, 그중 오스만이란 이름의 족장이 이끌던 부족이 1299년

오스만 투르크 제국을 세우며 유럽의 발칸반도와 중동 일대로 세력을 뻗치기 시작해 1453년에는 동로마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폴리스를 함락한 후 이스탄불로 이름을 바꾸며 유럽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였습니다.

젊은 술탄 메흐메트 2세는 1453년에 현재의 이스탄블 대학이 있는 자리에 처음 궁전을 지었으나, 한 때 비잔틴 제국의 아크로폴리스가 있었던 반도의 가장 높은 곳에 1465년부터 공사를 시작하여 1479년에 톱카프 궁전을 완공하였습니다.

이때부터 약 400여 년간 오스만 제국의 정궁이자 디완 회의의 의사당이었으며 제국의 인재들을 길러내는 고등교육기관이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궁전 제1정원에는 조폐소가 있어서 제국의 화폐를 찍었으며, 재무부 건물에는 보물관이 있어 황실의 보물과 기록을 보존할 수 있도록, 약 70만 평방미터의 넓이에 5km에 달하는 성벽으로 둘러싸인,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되고, 가장 큰 터키 양식의 궁전이 되었습니다.

1856년, 술탄 압뒬메지트가 유럽 건축 양식의 돌마바흐체 궁전을 보스포러스 해협에 지은 후 톱카프 궁전은 버려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1922년에 오스만 제국이 멸망하고 나서 수립된 터키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케말 아타튀르크가 1924년 4월 3일에 톱카프 궁전을 박물관으로 공개해 오늘날에는 톱카프 궁전 박물관이라고 부릅니다.

결국 화려한 돌마바흐체 궁전은 오스만제국 말기에 잠시 쓰였던 왕궁이 되었고, 진짜 왕궁으로 오래 쓰인 건 바로 이곳 톱카프 궁전이었습니다.

바다가 잘 보이는 언덕 위에 경치 좋은 곳에 세워진 톱키프 궁전의 건물들의 사치스러움은 돌마바흐체만 못하지만 네 개의 문을 통과해야만 내실에 이를 수 있는 웅장한 멋이 있는 곳으로, 지금은 박물관이 되어 그 옛날의 영화의 잔재를 유리관 속에 진열하고 있는 것입니다.

먼저 도자기 전시관과 의상 전시실을 거쳐 보석 전시관을 둘러보았습니다.

말 그대로 옛날의 육상 실크로드의 끝자락 답게 중국 도자기도 많이 전시가 되어 있었고, 옛날에 왕들이 입었던 비단 옷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 크기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정말로 그렇게 사람들이 컸을까요? 목의 굵기는 지금의 우리와 비슷한데….

보석 전시관에 들어가니 세계에서 다섯번 째로 큰 다이아몬드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스푼 메이커스라는 이름이 붙은 86캐럿이라나요? 우리 손녀 주먹보다도 더 큰 그 다이아를 목에 걸고 다니던 여자는 어떤 여자였을까요? 어떤 팔자를 타고났었나 궁금해하며 옆의 아내 얼굴을 훔쳐 보았더니 다행히도 질투하는 표정은 아니었습니다. 제 분수를 아는가 봅니다.

드려다 보아도 그림 속의 떡인 다이아몬드지만 여성들의 호기심은 그 앞에 한참을 서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왕이 앉았던 화려한 의자, 마호멧이라고 배웠지만 메흐메트라고 기록되는 왕이 가지고 다녔었다는 칼, 모두가 다 보석으로 장식된 화려하기 그지없는 보물들이었습니다.

과연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들끓는 이 곳에 진짜를 전시하였을까? 의문이 들었지만 안내 책자에는 다 진품이라고 하네요.

예루살렘에서 탈취한 세례 요한의 팔이라고 하는 유골도 금 장식으로 만들어진 팔 모양 안에서 말라 미이라처럼 진열되어 있었고, 다른 한 모퉁이에는 모세의 지팡이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모세의 지팡이? 세례 요한의 세례를 주던 팔…?

이 전시물이 기독교인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기도 한다지만 서자들의 후손이 전시한 그 전시관을 나서는 나에게는 그게 과연 진짜일까…?! 하는 의문이 일었을 뿐이었습니다.

사진을 못 찍게 하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요? 색이 바라서? 아님 모조품이 나올까 봐? 눈으로 보고 머리 속에 기억으로만 남기기에는 아쉬움이 많았지만 어찌하리요.

다 한 뿌리에서 나와, 가지가 서로 다르기에 하나는 기독교가 되고, 하나는 이슬람이 되어 서로가 천년이 넘게 싸우며 으르렁대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해석할 수가 있을까요?

하나는 적자요 하나는 서자이기 때문에…? 이 형제들의 싸움은 언제 즈음에나 끝날 수가 있을까요? 하여튼 너무나도 화려하게 치장된 유물들을 보노라니 오늘을 사는 우리들이 참으로 초라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영화를 구경하면서 삶을 누리고 있으니 그네들보다는 조금 더 낫겠지요? 살아 있는 개가 죽은 사자보다 더 낫다고 했으니까요. 그렇다고 우리가 개라는 소리는 절대로 아닙니다. 제가 비록 개띠일 망정…ㅎㅎㅎ

엄청난 규모의 톱카프 궁전이요, 엄청나게 사치스러운 보석 전시장이요, 믿기 힘든 역사 박물관이 된 톱카프 궁전은 보스포러스 해협의 높고 평평한 곳에 위치한 70만 평방미터에 이르는 큰 궁전으로, 1453년, 오토만 제국의 술탄인 메흐메트 2세가 이스탄불을 차지하게 되면서 처음 건설되어 그 후 4세기 동안 꾸준히 그 규모를 확장시켜 나간 결과 오늘날 이 곳은 15-19세기 초까지의 오스만 건축양식의 변화된 모습들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건축 박물관이기도 합니다.

한때 이 곳에는 술탄과 그 가족 외에도 5만명이 넘는 시중들과 군사, 관료들이 거주했었다고 합니다. 옛날 요리를 만들었던 곳은 지금은 도자기 박물관이 되었고, 보물고에는 술탄 군왕들이 사용했던 옥좌, 면류관, 무기, 생활용구, 왕비나 여자들이 사용했던 장신구가 전시된 것은 보았으나, 오스만 제국 각지에서 미녀를 모집했던 할무 신관(후궁의 시중을 드는 남자)의 방도 보존되어 있어 그 흥미를 더한다지만 우린 이제 주린 배를 채우러 그 궁전 안에 있는 현대식 식당으로 들어갔습니다.

식욕이 조금 더 앞서는 욕망이 아닌가요? ㅋㅋ

메뉴판에 적혀있는 음식값이 장난이 아닙니다. 허허… 그래도 우린 먹었습니다. 돈을 내는게 아니니까요. 왜냐하면 우린 지금은 왕과 왕비들이 되었으니까 계산은 신관들이 하겠지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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