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에서 만난 현자(賢者)(3.끝)

 

(지난 호에 이어)

그 젊은이, 내가 그토록 다시 만나보고 싶어하며 신비스럽게까지 느껴졌던 그 청년이 우리와 함께 식사를 하며 대화를 이어가던 C 박사님의 아들이라니 참으로 귀하고 묘한 인연이라 아니할 수 없었다. 그런 자식을 키운 C 박사님의 인품 또한 훌륭하다고 아니할 수 없으며 그 자리에 함께한 Dr. C 의 부인 그리고 그의 가족 모두가 특히 젊은이의 아내까지도 새삼 존경스럽게 여겨지게 되었다.

우리의 삶 속에서 실로 체험키 어려운 진귀한 이야길 듣고 나니 나의 가슴은 깊은 감동으로 인해 쿵쾅쿵쾅~ 널뛰고 난 각시처럼 맥박과 호흡이 숨가쁘게 몰아치는 것만 같았었다. (영화나 드라마의 어느 주인공이 중대한 사명을 띠고 그 임무를 완수하는 도중 적이나 어느 괴한의 불의의 습격을 받아 치열한 사투를 벌이던 중 순간의 실수로 목숨을 잃을 절체절명 위기의 찰나에 극적 반전으로 적을 제압하고 마침내는 승리의 미소를 짓는 그 장면을 봤을 때처럼 손에 땀이 나고 입이 마르며 가슴이 마구 방망이질을 해대는 것 같은 그리고 나서 길게 큰 안도의 한숨을 내뱉을 때처럼.)

그 젊은이야 말로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한 오늘의 이 안타까운 세태 속에서 쉽게 만나보기 어려운 이 시대의 "현자(賢者)"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자랑스런 한국인의 후예, 아름다운 세계인으로 그가 가는 곳, 그가 발 딛고 서는 곳마다 주변과 주위 모든 사람들에게 아낌없는 사랑과 헌신 그리고 기쁨과 보람을 안겨줄 <진정한 영웅>이라 나는 감히 세상에 포고하며 희망과 소망의 꿈을 꾸게 되었다.

나는 그 청년의 아름답고 고귀한 행적에 큰 감명을 받아 이내 마음이 따뜻하고 훈훈하게 채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와 함께 팔딱팔딱 뛰어대는 나의 가슴을 포근히 감싸 안으며 유람선의 행로를 따라 시시각각 펼쳐지는 하늘, 바다 그리고 드문드문 떠오르다 사라지는 섬과 육지의 세상 최대의 라이브쇼에 결코 매혹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울러 유람선 내부의 각가지 다양한 시설들, 갑판 위의 조깅 트랩을 뛰기도, 사우나, 아이스링크 쇼, 저녁의 뮤직 홀에서의 라이브 공연실황 감상, 정장과 드레스 차림의 디너스페셜, 선상 쇼핑센터, 암벽타기, 미니골프장, 여러 곳의 카페 및 와인 바, 미팅 룸, 선상 예배실, 수영장 등등 많은 볼거리 먹거리가 넘쳐나는 그곳에서 여러 가지 시설을 이용하는 등 즐겁고도 신나는 과분한 호사를 누렸었다.

그러는 사이 유람선은 자마이카에서 몇 시간 정박하고 다시 케이만군도에서도 일시 기항 하였으며 마지막으론 멕시코 코주멜이란 곳에서 꽤 긴 시간 정박을 하여 우리와 많은 승객 무리들은 그 틈에 시내에 나가 거리를 돌아보고 쇼핑을 하는 등 선상 밖의 풍경들을 즐기고 다시 승선하였다. 그런 다음 유람선은 마침내 최종 목적지인 마이애미로 회항의 키를 돌렸다.

그리고 마이애미로 귀항하는 그 시간까지 C박사 가정 그리고 K박사 가정과 함께 몇 차례 더 만나 식사와 정담을 이어가며 서로의 미래를 축복하기도 하였던 잊지 못할 첫 유람선 7박8일의 행복하였던 여정의 대단원을 내렸다.

 

- 그 외 이 글에 다 올리지는 못하였으나 배 안에서 특히 디너스페셜 자리에서 만났던 NASA에 근무하는 "JIM" 패밀리와의 뜻 깊은 에피소드 그리고 배가 정박한 몇 군데서의 많은 재미있었던 추억과 그 이야기들은 글의 주제상 생략되었음을 밝힌다. -

그로부터 십 수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그 젊은이를 가끔씩 떠올리며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을지 생각해본다. 현재는 사십 중반의 변호사로 아니면 다른 일에 그의 삶을 멋지게 투신하였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추측해보건대 그는 어느 위치에서든 이웃과 타인을 돌아보며 사회의 공의와 인류의 평화, 자신의 가정과 가족을 사랑하며 타인과 이웃을 자신의 가족처럼 섬기는, 참 하나님의 자녀로 그야말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이 시대의 현자로 귀한 삶을 멋지게 펼쳐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는 그 젊은이를 떠올리며 자신을 돌아본다 나 비록 그와 같이 고귀한 아름다운 삶을 살지는 못할지라도 내 이웃과 세상에 해를 주는 그리고 악취를 풍기며 이웃과 사회에 무거운 짐과 폐해를 끼치는 그런 삶은 절대로 살아서는 아니 되겠다는 내 수준에 할 수 있는 작은 다짐을 이 시간 가져본다.

오늘날 우리 주위에도 유능하고 남들이 갖지 못한 대단하고 출중한 아이디어와 실력을 가진 사람들이 찾아보면 차고도 넘친다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대다수의 능력자들이 자신의 그 실력을 오로지 자신의 영달과 가족들의 부와 명예를 위해 독주하며 이웃과 사회를 외면한다면, 그럴 때 이 세상은 더욱 이웃간의 불화와 사회와 계층간의 갈등과 대립으로 점점 더 참다운, 인간세상의 맛을 잃어가며 인류의 소중한 가치인 공존공영의 틀이 해체되어 결국에는 모든 인류가 스스로 폐해를 입게 되고 마침내는 모든 생명체(인간)의 파멸이 오지 않을까?

나는 가끔씩 노파심에 우려되는 때가 있음을 고백한다. (20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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