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뼉 칠 때 떠나준 태풍

 

 청풍명월(淸風明月)이요! ‘얻은 떡이 두레 반(半)’이라는 한가위를 앞두고 제11호 초강력 태풍 힌남노(Hinnamnor) 대비에 여러분이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의 중심 기압(氣壓)은 920hPa, 강풍(强風) 반경(半徑)은 300㎞에 최대풍속은 초속 54m(198㎞/h), 지금까지의 예측대로 한반도에 상륙했다면, 피해는 2002년 태풍 ‘루사’와 2003년의 ‘매미’를 합친 정도가 될 것이란 분석이었다.

 ‘힌남노’가 바닷물이 높은 만조(滿潮) 시간대에 접근할 것으로 보여 물결이 최대 10m까지 높아질 수 있어 제주도와 남해안에는 폭풍해일(暴風海溢) 경보가 예상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태풍 대비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선(先)조치, 후(後)보고 해 달라”며 “즉각적인 피해 복구책(復舊策)과 더불어 인명피해를 최소로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더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열대(熱帶)폭풍이 날짜 변경선 서쪽의 태평양에서 발생하면 태풍(typhoon)이라고 불리는 반면, 대서양과 날짜 변경선 동쪽의 태평양에서 발생하면 허리케인(hurricane), 인도양과 오스트레일리아 인근에서 발생하면 사이클론(cyclone)으로 불린다. 세상 살아가면서 힘든 순간을 겪지 않은 분들이 계실까마는, 이겨낼 수 있을 생채기만큼으로 지나가길 바라마지 않았다. 얻어들은 엄청난 소문보다는 체면을 구겨가면서 물러난 ‘힌남노’의 겸양(謙讓)과 미덕(美德)에 힘찬 박수(拍手)를 보낸다.

 바다 위 하늘에 천둥과 번개가 모여들고, 바람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멀리 있는 바람까지 끌어당겨 크기가 점점 커지면서 지구의 자전(自轉)하는 방향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한다. 따뜻한 바다에서 생성되는 수증기를 머금어 많은 양의 비도 품게 된다. 이렇게 모든 것이 갖춰진 태풍은 바다를 지나 땅을 만나는 순간 천둥, 번개와 강력한 비·바람을 쏟아 부으며 크나큰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지구에 닿는 태양에너지의 93%가 결국은 바다에 축적된다. 바람과 해류(海流)는 적도에 쌓인 열을 극(極)지방으로 분산시키는 기상(氣象)현상이다. 바닷물이 너무 뜨거워지면 열(熱)운반량을 극대화시킨 태풍(颱風)이 등장한다.” 슈퍼태풍이 운반하는 열에너지는 파도(波濤)를 일으켜 해양(海洋)괴 대기(大氣)의 환경개선을 시켜주는 일을 묵묵히 수행한다. 시간은 절대 고장 나지 않는 시계와 같다.

 옛날 로마의 검투사(劍鬪士)들이 겨루는 칼날 같은 승부에서는 한 끗이라도 밀리면 곧바로 죽음이었다. 누구나 자신의 두 발로 걷는 곳이 길이 되겠지만, ‘넘어지지 말자’는 다짐은 허투루 여기지 않아야 할 일이다. 나이 들어가면서 넘어지면 골밀도(骨密度)가 낮아 골절(骨折)되기 십상이고, 고관절(股關節)이 부러지면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청년은 도전적이어야 하고, 노년은 지혜로워야한다고 했다. 행여나 누가 섭섭한 소리를 했다고 울먹거리지 않도록 훈련해야겠다. 여러분의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을 안전하고 행복하게 해드릴 순 없지만, 내딛는 발걸음 조심하고 건강 지켜내시기 바랍니다!

 세계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이름에 빗대어 온라인 플랫폼이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현상을 ‘아마존 효과’라 일컫는다. 플랫폼이 소비자와 생산자를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가격 비교를 수월케 함으로써 물가를 끌어내린다는 뜻이다. 반대로 플랫폼이 이미 확보한 소비자를 기반으로 수수료 등을 올려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역(逆)아마존 효과’ 현상이 발생하는데 대해 곱지 않은 시선과 원성(怨聲)이 높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효율적으로 연결해 유통 비용의 거품을 걷어내고 물가를 낮춘다고 여겨졌던 온라인 플랫폼들이 거꾸로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킨다는 지적이다. 배달·택시·쇼핑 등 온라인 플랫폼들은 설립 초기에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수수료를 적게 받았지만, 업체들이 시장을 독과점(獨寡占)하는 상황이 되자 수수료를 크게 올리면서 물가 상승을 유발(誘發)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제와 ‘플랫폼의 배신(背信)’으로 불리는 플랫폼발(發) 인플레이션은 ‘도긴개긴’이고 두 말하면 잔소리나 다름 아니다.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 연설에서 “물가 상승세를 낮추려면 비용이 따르지만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실패하는 것은 보다 큰 고통을 의미한다.”는 강경(强硬) 입장을 드러내 시장은 급랭(急冷)하고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며 달러화 강세(强勢)는 계속될 듯하다. 새옹지마(塞翁之馬)를 실감하고 싶지만 5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불을 보듯 뻔해 수출전선에도 비상이 감지되고 있다.

 갈 길이 바쁜 나그네 발걸음은 구름에 달 가는듯해도, 구름은 바람 없이 움직일 수 없다. 영농(營農) 불안 해소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농민 총궐기대회에서 농업 생산비 보존 및 구곡(舊穀)은 추가(追加) 시장격리, 신곡(新穀)은 선제(先除) 시장격리를 요구하고 있다. 분기탱천(憤氣?天)한 농민들의 일방적인 주장처럼 들릴 순 있겠지만, 동전의 양면(兩面)인 농정(農政)당국의 애로사항도 적잖을 테다. 추곡수매가(秋穀收買價) 폭락에 농민들의 무너져 내린 심정을 뉘시라 이해를 할까?

“古木綠山過雨蒼 山回路轉碧溪長 臨溪更有茅亭石 二老相逢話夕陽”- ‘고목은 산(山)을 둘러 지나가는 비에 푸른데 /굴곡(屈曲)진 산길은 구불구불하고 맑은 시내 길고야 /물가에 다다르니 다시 띠로 이은 정자(亭子)바위 있어 /두 늙은이 서로 만나 어스름에 얘기 나누네.’ - [문점(文點)/淸代, <모정서구(茅亭敍舊)>]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CA
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