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뫼의 눈물(Tears of Malmoe)

 

 꽃향기에 벌•나비가 취(醉)하는 계절이다. 뙤약볕이 이글거려도 숲속에서 스치는 산들바람소린 우두커니 서서 듣기만 해도 시원함을 안겨준다. 꽃은 풍찬노숙(風餐露宿)을 할지언정 아름답고 예쁘지만 요즘은 피어나는 순서쯤이야 눈치코치 볼 것 없이 제멋대로인 듯싶다니 웃어야할지 허허실실(虛虛實實)해야 할는지…. 


 고대 전설에 등장하는 영춘(靈椿)은 3만2000년을 하루로 삼는 장수목(長壽木)을 가리킨다. 그런데 후세의 사람들은 ‘영춘(靈椿)과 하루살이’가 무엇이 다르냐며 되묻는다.

어느 누가 귀 기울일까마는 우리들은  ‘말뫼의 눈물’을 반면교사로 삼아낼 일이다. 세상살이 힘든 것은 여느 개인이나 국가를 막론하고 뜻하지 않은 위기가 닥치기 때문이다. 문화의 차이는 좋고 나쁨의 비교가 아니라 다름에서 유추(類推)해야 할 테다. 하늘 높은 줄도 모르다가 어느 한순간에 벌렁 넘어진다. 제아무리 강조해도 결코 지나침이 없을 유비무환(有備無患)이다. 


 “코페르니쿠스가 ‘태양은 우주의 중심에 정지해있고, 지구는 그 주위를 회전한다.’고 믿었던 지동설(地動說)은 새로운 사고(思考)체계였으므로 기존의 우주관과 충돌을 피할 수 없었다. 갈릴레이의 종교재판은 지동설이 옳다는 것을 확신한 한 과학자가 진리 앞에서 물러설 수 없는 학자로서의 양식과 기존의 것을 고수하려 한 교회와의 대립이었다. 여러 정황을 보면 학자의 양심보단 진실을 알고 있는 그에겐 지동설을 거부하는 교회가 신에게 불경(不敬)을 저지르는 것이었다. 신의 절대성을 인간의 잘못된 진리 앞에 무릎 꿇게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문제는 진실을 오직 그만 알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갈릴레이의 목숨이 위태한 지경에 이르렀지만 그가 논쟁을 포기함으로써 갈등은 극적으로 봉합되었다. 지구는 돌지 않으며, 자신이 망원경으로 본 것은 안본 것과 같다고 거짓 고백했다. 싱겁게 끝난 것처럼 보였으나 포기는 오히려 과학과 자신의 지위를 굳건하게 했다. 진리란 기존의 질서와 화해하거나 대립하며 더 밝혀지게 되는 역동성을 가지고 있다. 진실일지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진리는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시대에 따라 변하고, 일반적으로 인간의 인식이 당시에는 미치지 못하므로 후대에서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지구가 편평(扁平)한 것이 진리인 시절이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2019년 6월1일 글로벌 시장이 기대했던 ‘추가 관세 철회나 유예’ 발표 없이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면전이 시작됐다. 화웨이(華爲)를 겨냥한 제재를 시작으로 ‘기술 냉전’이 격화되고 있으며, 이는 세계 IT 산업과 글로벌 공급망에 ‘기술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는 뉴스다. 이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미국은 중국 기업들을 배제한 글로벌 공급망을 만들어낼 계획이며, 이에 맞서 중국도 독자적 기술과 소프트웨어 등으로 공급망을 형성할 것이란 진단이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중국 CCTV와의 인터뷰를 통해 “돌격전이 아닌 지구전(持久戰)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싸울수록 더 강해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이지만 시장에선 화웨이의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은둔하던 그가 연이어 언론들과 만나는 것부터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CNBC는 용호상박(龍虎相搏)하는 와중에 중국 인민일보가 ‘미국은 중국의 반격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사설에서 중국 외교 레토릭(rhetoric)중 최고 수위인 “경고하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라!(勿謂言之不預•Don’t say we didn’t warn you!)”라며 1949년 이래 “딱 2차례, 인도, 베트남과의 전쟁을 치르기 직전에 썼던 표현”이라는 부연설명이다. 시끌벅적한 세상에 신문이 보이고 뉴스가 들려도, 동서고금의 가르침이 담긴 말, 말, 말이 차고 넘쳐도 참으로 안타까운 일은 다다익선(多多益善)을 추구하는 인간의 탐욕이 아닐는지. 


 중국의 기술자립에서 최대 난제인 반도체 분야의 경우 미국이 아닌 ARM 등의 유럽 반도체 설계업체마저 미국의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 중국이 추구하는 독자적인 공급망을 뜻하는 ‘디지털 철의 장막’은 불가능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구나 반도체 설계툴(EDA Tool)을 제공하는 케이던스, 시놉시스 등마저 미국 기업인 상황에서 중국의  ‘기술 자립’이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다. “중국이나 미국이 모든 핵심기술을 자체적으로 보유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하는 전문가들조차 복잡다단하게 얽히고설킨 글로벌 공급망 분열은 결국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패배만을 안길 것이라고 경고한다. 


 펄펄 끓였어도 김이 나지 않는 매생잇국을 처음 먹다보면 입천장을 데기 십상이다. 웃자고 하는 예기였겠지만, “미운 사위에게 매생잇국 준다.”는 말도 있다. 알량하기 짝 없는 인심의 단면이기도하다. 오죽이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으려들지 않는 세상이다. 심지어는 우리들이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빠른 변화 속에서 가장 경계해야할 점은 노스탤지어(Nostalgia)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지난 역사(歷史)에는 가정(假定)이 있을 수 없고, 인생은 돌이킬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금(金)가격이 하락하면 사실상 연동(連動)돼 있는 은(銀) 역시 마찬가지다. 금 가격이 하락하는 이유가 금리는 오르고 물가는 둔화하는 경제 환경이 되겠다. 세상에 완벽이란 게 없는 줄로 안다. 실질적으로 예측이 불가능 하지만 손해만 안 봐도 성공했다고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는 주식시장에서 ‘얻어든 떡이 서 말(斗)’일 수 있지만, 대부분은 실패하고 아주 드물게 누군가는 성공한다고 한다. “은은한 향기(香氣)로 와서 바람결에라도 머물다 가거라!”하지만 돌고 도는 게 돈이라니 선한 일에 값지고 보람 있게 사용할 줄도 알아야겠다. 


 세상만사 서로서로 북돋아가며 돕고 다투지 않고 좋은 일만 벌어지면 오죽이겠다. David Letterman’s Talk Show에서 His ABC rival, Jimmy Kimmel, called him simply “the best there is and ever was.” 어렸을 땐 나보다 중요한 사람 없었고, 나이 들어 나만큼 대단한 사람도 없는데, 늙고 나면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결국은 모든 것이 나로부터 시작되는 것인 줄 알고 행복한 눈으로 바라보면 세상은 살아가볼만 하겠지요.

 

 


“사람은 날마다 덧없이 늙어가고(日日人空老) 
봄은 해마다 다시 돌아오나니(年年春更歸) 
술통에 술이 있으니 함께 즐기세(相歡有樽酒) 
꽃이 진다고 섭섭해 할 것까지 있나(不用惜花飛)” 


[ 왕유(王維)/唐/『송춘사(送春詞)』]  


(대한민국 ROTC 회원지 Leaders’ World 2019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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