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이 반짝이는 아침에

 

전국 32개 의과대학이 2025학년도 모집인원을 모두 결정하면서 내년 의대 정원 증원(增員) 규모는 1550명 안팎이 될 것으로 파악됐다. 지방 거점 국립대는 모두 기존에 발표된 증원분의 50%가량을 줄여 모집하기로 했고, 사립대는 대부분 증원분을 100% 모집하거나 10∼20명 소폭 줄이기로 했다.

 

의협(醫協)은 “대통령이 주변의 잘못된 목소리에 경도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십상시(十常侍·국정농단으로 나라를 망하게 한 이들을 지칭할 때 비유하는 표현)들의 의견만 반영됐다”고 평가절하 했다. 신임 의사협회장은 5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협회장이 전공의와 의대생을 포함한 범의료계 협의체를 꾸리겠다고 한 것을 두고, 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이 의협회장과 한마디도 협의한 바 없다며, ‘독단 행동을 우려한다’고 밝혀 임기 첫날부터 엇박자를 냈다.

 

십상시는 열 명의 환관(宦官)이란 뜻이다. 후한(後漢)의 영제(靈帝) 때 중상시(中常侍)였던 장양, 조충, 곽승, 손장 등 12명의 환관들을 뜻하는데, 그 중에 열 명이 붕비(朋比·사조직)를 맺어서 세칭 ‘십상시’라고 불렀다고 한다. 후한서는 이들이 제후로도 봉해지고 부형과 자제들이 여러 주군에 포진해서 백성들을 침학(侵虐)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나관중이 쓴 소설 삼국지연의는 후한이 무너지면서 위·촉·오 삼국이 경쟁하는 삼국시대로 끌려들어가게 된 배경을 영제의 무능과 십상시의 전횡으로 꼽고 있다. ‘삼국지연의-도원결의’편에 따르면 영제는 환관 장양을 부를 때 ‘아버지 다음 가는 어른’이란 뜻의 ‘아부’라고 불렀다고 묘사하고 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 황제가 환관을 ‘아부’라고 부를 때 이미 후한은 끝장난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핵무기는 우리의 핵 원칙에 자리 잡을 수 없다.” 이스라엘과 공격을 주고받으며 핵원칙 재검토 가능성을 언급했던 이란이 핵무기 개발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고 이란 반(半)관영 타스님뉴스 보도다. 이란이 이스라엘의 재보복을 받을 경우 핵원칙 재검토가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하며 경고한지 나흘 만에 나온 공식 입장이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핵원칙과 관련, 2003년 구두로 대량살상무기(WMD)를 금지한다는 ‘파트와’(종교지도자의 칙령 또는 이슬람 율법의 해석)를 발표했다. 신정일치체제의 이란에서 최고지도자가 내리는 ‘파트와’는 본인이 취소하기 전까지는 국가 정책의 원칙으로 강력하게 작용한다. 이어 2010년 문서를 통해 “핵무기를 포함해 화학무기, 생화학 무기와 같은 대량살상무기는 인류에 심각한 위협이다. 화학무기의 피해자이기도 한 이란은 이런 무기를 생산·축적하는 데 민감해 “기꺼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파트와(Fatwa)’를 내리면서도 “우리에게 자제를 촉구한 나라들은 시온주의자 정권을 지지하는 곳”이라며 “이런 접근 방식은 정의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쿼드콥터’(프로펠러가 4개 달린 드론), 재보복, 우방의 충고는 고맙지만 보복은 우리가 결정, 변죽만 울리고 당연한 걸 대단한 척…> 평화를 유지해가며 양립하기 어려운 세상인 줄은 알겠지만, 천지개벽이라도 하는 듯 강한 어조와 어세의 타이틀이 절치부심해가며 끝나지 않은 분쟁을 일러준다.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를 공격했을 때 사용한 무기가 방공레이더에 탐지되지 않은 채 이란 방공망을 훼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이스파한(Isfahan)주 근처 제8셰카리 공군기지 내 S-300 대공 시스템을 타격했다고 한다.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서방 당국자는 이스라엘 전투기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이란의 레이더망을 우회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고 있었다고 했다. 이란당국 역시 자국영공에 들어오는 어떤 것도 감지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과 이스라엘 국영TV 칸(Kan)은 이번 반격에 동원된 미사일은 이스라엘 방산업체인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이 주도해 제작, 2018년 실전 배치한 램페이지(Rampage) 지대공 미사일이라고 보도했다. 칸 TV는 미사일 사진과 파괴 규모가 램페이지 제원과 일치한다고 전했다. 램페이지는 통신·지휘 센터, 공군기지, 인프라 시설 파괴를 위해 만든 것으로, 길이 4.7m, 567㎏ 중량에, 2011㎞/h의 초음속으로 사거리는 300㎞에 달하며, 이스라엘의 대표적 ‘방패’인 아이언돔(Iron Dome)으로도 미연에 포착과 요격이 어렵다고 한다.

 

“친구가 되기보다 어려운 건 친구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다.”는 말이 있다. 우호 관계란 오해와 이해, 화해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우정의 정의가 저마다 다른 것도 걸림돌이다. 비가 오면 함께 맞아주는 걸 우정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가지고 있는 우산을 빌려주는 게 낫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으니 말이다. 불안하기 짝이 없는 ‘보복의 악순환’은 지정학적인 충돌의 성격이 있는 전쟁들로 지구촌이 당면한 현실이기도 하다. 전략경쟁의 향배를 가르는 극단적 상황이라지만 세계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간과하거나 경시해서도 안 될 문제다.

 

한국군은 1964년부터 1973년 3월 14일까지 9년간 32만4864명 전투·비전투군인들을 월남전쟁에 파병했다. 참전과정에서 1만6천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많은 참전 군인들이 고엽제 피해 등의 후유증에 시달렸다. 주월(駐越)한국군사령부, 청룡, 맹호, 백마 등 전투부대는 물론 비둘기, 십자성, 은마, 백구 등 군수지원부대 장병들이 기여한 희생과 헌신을 세상은 주목하지도, 기억하지도 않을는지 모른다. 따이한 젊은이들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마지막까지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한 대의에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베트남 참전에서 주월 한국군이 치른 가장 치열한 전투인 ‘안케패스 전투’(Battle of Ankhe Pass)는 한국군이 베트남에서 철수하기 직전인 1972년 4월 11일~26일에 맹호사단 기갑연대가 베트남 중부지역 퀴논 인근에서 치른 638고지 전투이다. AH-1 코브라 공격헬기가 내뿜는 기총소사와 멀리서 들려오는 포성은 밤낮을 가리지 않았고, 후송병원에는 작전에서 부상을 입은 맹호장병들이 헬기에 실려 후송돼왔다.

 

반백년도 지난 옛이야기지만, 푸른 하늘을 가로지르는 헬기의 회전익(rotor) 소음이 들릴라치면 지나온 시간, 함께 겪었던 많은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듯하다. 주월 한국군 제100군수사령부 십자성부대 106후송병원 연병장 게양대에 펄럭이던 국기에 대한 거수경례와 우렁차게 울려 퍼지는 애국가는 애국심을 고취시키며 코끝을 찡하게 했다. 동고동락)했던 옛 전우들은 어디서 무얼 하고 계실까? 삼가 유명을 달리한 전우들을 기리며 옷깃을 여미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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