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矛)과 방패(盾)

 

 ‘건군(建軍)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9월 26일 오후 광화문 거리 일대에서 진행되는 ‘국군의 날’ 시가행진이 추석 연휴 중에 포함되면서 평일로 앞당겨 진행됐다. 시민들은 우리 국군과 첨단 무기 전개에 격려와 성원을 보내면서도 명절을 앞둔 평일 대낮에 도심교통을 통제한 걸 두고는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긴 연휴에도 소임을 다하고 있는 국군 장병, 경찰관, 소방관, 환경미화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늘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있다. 민생(民生)이 늘 한가위 같도록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10년 만에 국군의 날 시가행진이 진행된 광화문 광장에 고위력(高威力) 탄도미사일 현무(玄武)를 실은 차량이 등장하자 인파(人波)들 사이에서는 일제히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 미사일이 공개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현무는 탄두(彈頭) 중량만 8~9톤, 총중량 36톤에 달하는 ‘괴물 미사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준비부족으로 승리하려는 것은 요행을 바라는 것과 다름 아니다”고 했지만, “말(馬)이 없는 마차를 갖게 될 것이고, 새처럼 날 것이다”고 예언됐던 것처럼 현대 첨단무기의 인명살상(人命殺傷)과 엄청난 파괴력이 상상을 초월함은 불문가지(不問可知)일 테다.

 

 세계 경제와 문화를 선도(先導)해가는 도시 뉴욕이 오래토록 해결하지 못한 실책(失策)이 설치류(齧齒類)라고 했다. ‘서생원(鼠生員)’들이 단순한 불결의 상징을 넘어 각종 감염병과 해충의 매개체로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한다. 1865년 뉴욕타임스는 기사에서 “현재 속도로 쥐의 자식사랑이 늘어날 경우 ‘피리 부는 사나이’를 데려와 박멸(撲滅)해야만 한다”고 개탄(慨歎)했을 정도라고 했다. 속수무책이었다고 폄하(貶下)하긴 멋쩍지만 “인간이 있는 모든 곳에 쥐가 있고 쥐가 없는 유일한 곳은 남극 대륙뿐”이라면서 “그들은 놀라운 생존자이며 인간 다음으로 성공적인 창조물”이라고 했다.

 

 맨해튼 마천루(摩天樓) 사이를 걷던 뉴요커와 관광객들이 인도(人道)를 어슬렁거리는 쥐와 마주치고 외마디 비명(悲鳴)을 지르는 장면은 익숙한 일상이다. 이 쥐는 하수구나 시궁창, 지하철역 등에 퍼져 사는 시궁쥐(rat)다. 상대적으로 작고 집 한 곳에서만 주로 사는 생쥐(mouse)와는 구별된다. 디즈니 만화 캐릭터인 미키(Mickey)와 미니(Minnie)가 생쥐이고, ‘라따뚜이(Ratatouille)’의 주인공 요리사 쥐가 시궁쥐다.

 

 이스라엘에서 유대교 안식일인 10월 7일, 오전 6시 30분경부터 가자지구로부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군사령관 모하마드 데이프는 “오늘은 지구상 마지막 점령을 종식시키기 위한 가장 큰 전투의 날”이라며 ‘알아크사 홍수(Al-Aqsa flood)’작전을 선포하며 5000발 이상의 로켓 공격과 침투 공격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전쟁 중”이라며, 예비군소집을 지시했음을 밝히고 이스라엘은 이를 전쟁으로 규정하고 보복 의지를 내보였다. 하마스·이슬라믹지하드 파괴를 결정한 이스라엘군은 ‘철검(Iron Swords)’ 작전을 개시하고,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보복 공습을 가하고 자국 내 침투한 하마스대원을 제거하는 작전도 진행 중이다. 일부 이스라엘인들은 인질로 잡혀간 것으로 전해진다.

 

 조·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공격이 발생한 지난 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우리 행정부의 지원은 확고(rock solid)하고 흔들림이 없다”며 “테러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고, 이스라엘은 자신과 국민을 보호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美 국방부는 이스라엘이 스스로를 방어하는 데 필요한 것을 확보하고, 무차별적인 폭력과 테러로부터 민간인들을 보호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중동의 주요 국가들은 충돌 중단을 양측에 촉구하고 나셨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리처드 르배런 선임연구원은 하마스의 공격이 이스라엘에 대한 도발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한다고 짚었다. 그는 “이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 수많은 인명이 죽을 것이고, 가자지구는 다시 한 번 엄청난 파괴를 겪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하마스는 이스라엘 지도부와 군대, 정보기관들을 당황스럽게 했다. 하마스에겐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동(中東)의 화약고(火藥庫)’로 불리게 된 원인은 매우 복합적이고 역사도 길다. 하마스가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는 정보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하고 기습공격을 당한 이스라엘 군 안보 당국의 ‘정보 실패’에 대한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CNN은 이스라엘 양대 정보기관인 신베트(국내 첩보)와 모사드(해외 첩보), 방위군의 자산 규모를 고려하면 하마스의 공격을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애틀랜틱 카운슬의 파니코프 국장은 이번 전쟁에 대해 “아주 잘 계획되고 준비된 하마스 측 공격의 복잡성이 새롭다”고 했다.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이 육로·해로는 물론 패러글라이더를 이용해 상공에서도 침투해 무고한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정보 실패일 뿐더러 안보 실패”라고 했다. 이번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이스라엘과 UAE, 바레인의 관계 정상화로 이어진 ‘아브라함 협정’과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에 진행 중이던 관계 정상화 협상에도 장기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學不可以已 靑取之於藍而靑於藍 氷水爲之而寒於水” - ‘배움에 이만하면 됐다란 없다. / 푸른색은 쪽에서 가져왔지만 쪽보다 푸르고 / 얼음은 물로 이루어졌지만 물보다 차다.’ - [《순자(荀子)》<권학편(勸學篇)> 첫머리에 나온 구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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