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 방앗간 찾기

 

 참새는 방앗간을 그냥저냥 지나칠 줄 모른다. 두 팔을 허접하게 벌린 허수아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눈치 빠른 참새를 두고 옛사람들은 속담에 ‘참새 방앗간 찾기’라고 에둘렀을 정도다. 숨 쉴 사이도 없이 재잘거리며 새벽잠을 일깨우는 참새들의 합창은 잠꾸러기들에게 ‘일찍 일어난 새가 벌레를 먹잇감으로 삼는다.(An early bird catches worm)’고 일러주려는 것만 같다.

 

오늘은 근로자의 노력과 수고를 기념하는 Labour Day(근로자의 날)이다. 북미주에선 매년 9월 첫째 주 월요일이지만, 지구촌 80여개 국가에서 노동자의 권리를 기념하는 만국공통의 공휴일이다. 비공식적으로 여름의 마지막 공휴일을 의미하기도 한다. 시내 길거리에 나서면 버스킹 음악공연과 다양한 서커스 묘기, 댄싱, 마술(魔術) 트릭을 볼 수 있는 페스티벌은 빼놓을 수 없는 이벤트다. 하는 수 없지만 완급(緩急)을 필요로 하는 일 때문에 올해는 건너뛴다.

 

 동양에서는 예로부터 임금이 나라를 잘못 다스리면 하늘이 재앙(災殃)을 내린다는 인식이 강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천인감응(天人感應)을 부정하는 언급이 나온다. 권채(權採)라는 신하가 “어떤 좋지 못한 징조가 감응한다고 하는 것은 억지로 갖다 붙인 사리에 맞지 않는 언론”이라고 주장했을 때, 세종(世宗)은 “한나라와 당(唐)나라의 여러 선비들이 천재지이설(天災地異說)에 빠져서 억지로 끌어다 붙인 것은 내 채택(採擇)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세종대왕은 기우제(祈雨祭)를 열심히 지내며 다음과 같이 스스로를 책망한다. “나는 불선(不善)한 사람으로서 외람히 군사가 되었으므로 근년에 이르러 한재(旱災)와 흉년이 서로 잇달아서 진휼(賑恤)의 비용으로 국고(國庫)와 민간(民間)이 텅 비었습니다. 인정(人情)과 신감(神鑑)이 감응(感應)하고 교통하여 비를 흡족(洽足)하게 내리시어, 물질이 풍성한 데 이르도록 하소서.”하며 간절히 바라고 구했다.

 

 둔화(鈍化)해가는 중국 경제가 저성장, 수출 감소, 고실업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뒤늦게나마 당국이 금리를 인하하며 경기부양책을 시도하고 있지만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한국 주가가 떨어지고 원-달러 환율은 오르는 등, 우리네 금융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한국을 향해 ‘전략적 자주’를 강조하며 한·미·일 협력 강화에 견제구를 던진 데 이어 당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매체가 “선의를 양보로 여기지 말라며 엄포를 놓았다”는 뉴스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의 박진 외교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의 지난달 31일 전화 통화 내용을 소개하면서 “중국은 한국에 대해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자국 전문가를 인용하는 방식으로 이번 전화통화는 “한·미·일 정상회담 이후 내리막을 걷는 한·중 관계에 대하여 한국 정부의 불안을 반영한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고 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테슬라(Tesla)의 기존 가격 인하 정책에 따라 가격 경쟁에 동참한 전기차 기업들은 30개사를 넘어섰다. 다만 압도적인 점유율과 원가 구조를 갖춘 테슬라와 달리, 일부 신생 업체들의 경우는 큰 폭의 가격 할인 역풍으로 사업을 중단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높은 개발비와 마케팅 비용 등 규모의 경제를 고려하면 아직 적자를 탈피하지 못한 신생 업체들 대부분은 가격 인하 경쟁이 생각처럼 쉽지 않은 상황이다. 테슬라 가격 인하 소식에 중국 전기차 업체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할만한 역량이 애초에 모자랐던 셈이었을까?

 

 길거리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현수막 무법지대로 돌변했다. 지난해 7월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선거 현수막·유인물 배포 등에 관한 공직선거법 조항 개정 시한을 넘긴 1일 정당 현수막이 어지럽게 걸렸다. 선거법상 현수막·벽보·인쇄물 금지 조항들이 이날부터 효력을 잃으면서 신호등, 전봇대, 폐쇄회로TV, 가로수 등 세워진 구조물만 있으면 앞 다퉈 매달릴 모습과 난장판은 예고됐었다. 하지만 어디를 두리번거리며 둘러봐도 모든 방향으로 각종 정당 현수막이다.

 현수막 난립 등 여·야의 독설(毒舌)을 퍼붓는 선전·선동이 난무해도 제재할 근거도 수단도 없어 앞으로 상황이 막막하고 피해는 시민들의 몫이 되어가고 있다. 울산에서는 “바보야!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 무능이다”, “법치부정·범죄옹호 이재명과 비겁한 138표” 등 현수막이 등장하자 이를 철거해달라는 민원이 지방자치단체로 접수됐지만, 추가로 내걸리는 물량도 적지 않고 무엇보다 현실적 여건이 녹록치 않다고 한다. 상위법인 옥외광고물법과 충돌하는데다 각 정당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나서 일선 공무원들의 활동이 크게 위축됐다고 얻어듣는 뉴스다. 법치(法治)를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 쯤으로 여기려드는 만용(蠻勇)은 어디에서 우러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聞說君家有水梔 ?枝怪石眼前稀 何如借與銷長夏 待得寒窓却送歸” - ‘듣자하니 그대 집에 꽃 치자 있다고 / 꼬부라진 가지와 괴석은 보기 드물다오. / 빌려주어 기나긴 더위 잊게 함이 어떠한지 / 찬바람 불 때에 다시 돌려보내리니.’ - [허급지(許及之)/南宋, <문설군가유수치(聞說君家有水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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