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同病相憐)


 

 “엘니뇨(El Nino) 현상으로 현재 기온이 12만년 만에 가장 뜨거운 기상이변을 겪고 있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같은 현상은 태평양 중앙부터 남아메리카 대륙의 서쪽 해안에 이르는 동태평양 적도지역의 해수(海水) 온도가 평년보다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수온이 평년보다 2.5℃이상 높아지게 되면 ‘슈퍼 엘니뇨’라고 부른다.

 

 국지성 호우에 기인한 ‘산사태와 하천의 범람으로 인명과 재산피해를 입었다’는 고국뉴스다. 유실된 농경지와 축사들, 도로가 파괴되고 축대가 붕괴됐다는 뉴스만으로도 참혹하기 짝 없는데 피해를 입은 분들은 얼마나 당황했을까 싶다. 안위(安危)를 묻는 전화기 너머로 “오빠~ 지나친 걱정일랑 하지 마세요. 주님께서 허락하시고 결정하심은 인간의 선(善)을 위한 것인 줄 압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고 힘내세요! 캐나다의 산불도 하루빨리 진화됐으면 참 좋겠습니다.” 겸허(謙虛)한 마음으로 전하는 우정과 안부를 확인하는 얘기를 많이 나눴다. 비가 내리든, 햇빛이 부서지든, 오늘의 상처를 희망의 불씨로 일궈냅시다.

 

 과학자들은 나이테, 얼음핵, 바다 퇴적물 같은 간접적 척도인 대용물(proxy) 자료를 토대로 빙하기가 2만 년 전 끝난 뒤 지구 평균 기온이 지금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했다. 빙하기가 끝나고 나서 지구 평균 기온이 3℃ 오르기까지 1만년 걸렸는데 화석 연료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지난 200년 만에 지구 평균 기온이 3℃ 상승했다. “현재 온난화 속도가 마지막 빙하기에 진행된 자연적 온난화와 비교하면 50배라는 의미”라고 한다. “앓아눕느니 차라리 죽는다”는 말도 스스럼없지만, 지구온난화는 전인미답(前人未踏)의 영역이라며 “그 무엇이 우선(于先)돼야 하는지 관심을 기울이고 진지해지는 데 인류의 미래가 달렸다”고 역설한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작은 호수인 크로포드 호수가 새롭게 논의되고 있는 지질(地質)시대인 ‘인류세’(Anthropocene epoch)를 상징하는 지표로 선정됐다고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새로운 지질시대를 정의하기 위해서는 이 시기를 대표할 지층인 GSSP가 정해져야 하는데 2019년 크로포드 호수의 진흙층을 비롯해 일본 규슈섬 벳푸만의 해양 퇴적물, 호주 플린더스 산호해의 산호, 발트해 고틀란드 분지의 해양 퇴적물, 남극 팔머 빙핵 얼음 등 12개가 후보로 올랐고, 지난 4월 투표를 거쳐 이날 크로포드 호수가 최종 선정됐다. “크로포드 호수 바닥에 쌓인 퇴적물은 매년 나이테처럼 층층이 쌓여있어 지난 1,000년 동안의 환경변화를 여실히 보여준다. 아울러 핵실험으로 생성된 플루토늄 동위원소(同位元素)와 같은 인류 활동의 기록도 매우 잘 나타나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지금까지는 지질학적으로 11,700년 전 시작된 신생대 홀로세(Holocene epoch)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간주됐다. 21세기 들어 급격한 환경 변화 속 새로운 지질학적 시대가 정의될 필요가 제기됐다. 지질학계는 전 세계 인구가 25억 명을 넘어서며 산업화가 지구환경변화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핵무기 사용까지 시작된 1950년을 기준으로 새로운 지질학적 시대를 정의하기로 하고 2009년 실무연구단이 발족해 연구와 논의를 해왔다. 2024년 8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37차 세계지질과학총회(IGC)에서 ‘인류세(人類世)’의 정식 등록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여야(與野)의 논쟁은 여론전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일반 대중에게 보다 효과적인 메시지에 치중하다보니 합리적 토론보다는 ‘쇼’나 ‘막말’로 비춰지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다. 내년 총선을 앞둔 여•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공방으로 강대강(强對强) 대치(對峙)의원들의 이합집산(離合集散)으로 이어져 민주주의의 기본인 대화와 설득(說得) 대신 자극적인 단어와 원색적인 비방이 오가면서 혐오(嫌惡)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환경•반전(反戰) 등 이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행동주의 기업으로 잘 알려진 벤앤드제리스는 “독립기념일의 축하 분위기 때문에 미국 탄생에 대한 진실이 가려져선 안 된다. 미국은 원주민에게서 훔친 땅에 건국됐다. 우리는 7월 4일을 기해 땅 반환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는 트윗을 올렸다. ‘반환해야 할 땅’으로 이 업체는 사우스다코타주 블랙힐스에 있는 바위산 러시모어(Mount Rushmore) 국립기념지를 첫손에 꼽았다. 러시모어엔 미국을 빛낸 대통령 조지•워싱턴, 토머스•제퍼슨, 에이브러햄•링컨, 시어도어•루스벨트 4인의 대형 두상(頭狀)이 조각돼 있으며 연(延) 2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다.

 

 최근 미 진보 학계에선 개척시대 원주민 학살과 탄압 등을 반성해야 한다는 수정주의 사관(史觀)이 큰 줄기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손 소수인종에 대한 반성과 배려를 넘어, 미 건국 자체를 ‘백인의 도둑질’로 헐뜯는 트윗이 나오자 뜻있는 많은 사람들이 반발하기 시작했다. 크리스티•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는 “역사에 무지한 자들이 미 자유의 상징을 헐뜯고 있다”고 비난했다. 벤앤드제리스는 지난 7월 1일 캐나다 건국일인 ‘Canada Day’에도 “캐나다는 원주민에게서 훔친 땅에 세워졌다”는 트윗을 게재해 캐나다에서도 불매운동이 일고 있다.

 

 산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캐나다에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정부의 캐나다 산불 진화 지원을 위한 해외긴급구호대(KDRT)가 지난 7월 2일(일) 오후 오타와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환영 인사들은 한•캐 양국관계가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로 격상되고, 금년 양국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시점에 두 나라 협력관계가 산불 진화 등 자연재해 공동 대응까지 확대된 것으로 높이 평가했다. 외교부, 산림청, 소방청,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의료인력 등 151명으로 구성된 해외 긴급구호대가 약 30일 간의 일정으로 캐나다 퀘벡(Quebec)州의 산불 진화를 지원하게 될 헌신적인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먼저 전달했다.

 

 국방홍보원 국방TV는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한 고(故) 박인철(공사52기) 소령이 어머니 이준신씨를 만나는 모습을 유튜브에서 공개했다. 2007년 서해 상공에서 KF-16 야간 요격훈련 중 뜻하지 않은 사고로 순직한 박인철 소령은 1984년 F-4E를 몰고 팀스피릿 훈련에 참여했다가 순직한 고(故) 박명렬(공사 26기) 소령의 아들이다. 부친께서 못다 이루신 꿈을 이루겠다며 공군사관학교를 거쳐 조종사가 된 아들이 순직한 나이는 27세. 국립 현충원의 아버지 묘 앞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한 뒤 50여일 만에 발생한 사고였다.

 

 이씨는 남편을 잃고 다섯살배기 외아들 박인철 소령을 홀로 키워냈다. 그 아들마저 남편의 뒤를 따르자 이씨는 평생을 그리움 속에 살았다. AI 기술 발달로 먼저 세상을 떠난 가족의 모습을 복원하는 사례가 잦아지자 이씨는 “나도 아들을 저렇게라도 한 번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고인이 생전에 남긴 음성•영상•사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는 ‘부활’을 시도했다. “조종사 훈련을 받으면서 제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엄마도 잘 아시잖아요. 어머니가 속상해 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원하던 일을 해서 여한(餘恨)이 없어요.” AI로 복원된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던 어머니께선 처음에 놀란 표정이었지만, 이내 살아있는 아들과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눴다. 어머니의 얼굴이 그리움으로 사무쳤다.

 

 대한민국 국방부는 ‘국가를 위해 희생한 장병을 기억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란 취지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한다. “호국영웅(護國英雄)의 유가족을 위로하고 그 숭고한 희생에 예우를 표할 방법을 고민하던 끝에 생각해낸 것이 AI 복원”이라고 했다. 구렁텅이에 빠진 사람에게 떨어지는 모래알 하나가 큰 바위처럼 느껴지고, 이슬방울 하나가 가뭄에 내리는 단비처럼 고맙게 느껴진다. 군(軍)에서는 이런 AI 기술을 장병들을 위한 정훈(政訓) 교육에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대한민국 ROTC 회원지 Leaders’ World 2023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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