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업계 회오리 예고

하나로텔레콤, 쌍방향 서비스 ‘TV포털’ 전격 출범… 방송·통신업계 회오리 예고 [조선일보 조형래기자] 하나로텔레콤이 또 한번 도발을 했다. 1990년대 한국에 초고속인터넷 붐을 촉발시켰던 하나로텔레콤은 24일 쌍방향 TV 서비스인 ‘하나TV’를 전격 출범, 통신·방송 융합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하나로의 TV포털은 TV안테나나 케이블망이 아닌 초고속인터넷을 통해 각종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방송·통신 융합의 초기 단계로 볼 수 있다. 박병무 하나로텔레콤 사장은 “TV 포털은 초고속인터넷 업체인 하나로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여기에 국내최대 통신사업자인 KT도 내년 초에는 본격적인 통신·방송 융합서비스인 IP TV(인터넷 프로토콜 TV)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어서 향후 방송·통신 업계 전반에 엄청난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주문형 비디오(VOD) 방식의 TV포털=하나로텔레콤은 24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TV포털 ‘하나TV’상용 서비스 출범식을 개최했다. 하나TV는 초고속인터넷 망을 통해 TV로 각종 영화나 드라마, 교육 프로그램을 주문형비디오(VOD)처럼 제공한다. 서비스에 가입하고 셋톱박스만 설치하면 소비자는 인터넷에서 동영상을 다운로드해 보듯 언제 어디서든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TV의 고화질(High Definition) 화면을 통해 즐길 수 있다. 요금제는 이용 기간과 서비스 종류에 따라 월 7000원에서 1만1800원까지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다만 정부 규제로 인해 아직 실시간 방송은 볼 수 없다. 하나로는 월트디즈니·소니픽처스·CJ엔터테인먼트·BBC·내셔널지오그래픽·SBS 등 국내외 50여 개 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영화·드라마·코미디 등 2만2000편의 콘텐츠를 확보했다. 또 할리우드 영화 메이저인 20세기폭스·워너 브러더스, 그리고 MBC·KBS 등과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통방(通放) 융합 서비스 시작=하나로텔레콤은 이와 함께 국내 초고속인터넷 업체로서는 처음으로 초고속인터넷과 전화, 방송을 하나로 묶은 ‘트리플 플레이 서비스’(TPS)를 제공하기로 했다. 4년 이상 사용하는 고객이라면 셋톱박스 임대료 없이 월 7000원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3월 미국 최대의 케이블TV 업체인 컴캐스트가 서비스를 출범한 이후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박병무 사장은 “올 연말까지 가입자 25만명에 매출 50억원을 올릴 계획이며, 내년에는 가입자 100만명, 매출 700억~8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하나TV 출범이 정부 규제로 발목이 잡혀 있는 IP TV 서비스의 시작을 크게 앞당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P TV가 상용화되면 사용자가 초고속인터넷을 통해 TV 생방송을 보는 것은 물론, 데이터방송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실제로 수년에 걸쳐 IP TV를 준비해온 KT가 ‘하나TV’에 자극을 받아 시행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이 높고, 하나로텔레콤 역시 셋톱박스 교체 없이 즉각 IP TV로 전환이 가능하도록 TV 포털 서비스를 진행할 방침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고정민 수석연구원은 “디지털 기술의 영향으로 방송·통신의 구분 자체가 무의미해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누가 더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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