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성 전염병이 조만간 닥칩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갈 수 있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이 조만간 닥칩니다. 한국처럼 백신을 생산하지 못하는 나라에선 언제라도 백신을 공급받을 수 있는 거래처를 확보해 두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WHO와 미국 질병통제본부(CDC)에서 인플루엔자성 혹은 사스 같은 새로운 바이러스성 질병에 대한 자문을 맡아온 아널드 몬토(67) 박사가 최근 한 다국적 제약회사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현재 미국 미시간대 전염병학 교수로 재직 중인 몬토 박사는 바이러스성 재앙에 대비하기 위해서 정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거듭 강조했다. “WHO도 인플루엔자를 비롯한 바이러스성 전염병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비상시 백신 공급 등에 관해선 아직도 국제적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현재 백신을 생산하는 나라는 독일, 영국, 미국 등 소수에 불과하죠. 그래서 조류독감 같은 전염병이 급속히 확산될 때 설혹 새로운 백신이 개발된다 하더라도 각국에 고루 공급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한국처럼 백신을 자체 생산할 수 없는 나라에선 평소 꾸준한 거래와 계약을 통해 언제라도 백신을 공급 받을 수 있는 거래처를 확보해 둬야 합니다. 독감을 치료하는 데 쓰이고 있는 아만타딘이나 자나미비르 같은 항바이러스제도 충분히 저장해 둘 필요가 있겠죠. 이런 항바이러스제는 다른 인플루엔자성 전염병에도 들으니까요.” 몬토 박사는 전염병이라는 것이 한번 닥치면 엄청난 재앙이 될 수 있는 반면, 평소에는 이에 대한 의약품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정부 도움 없이 전적으로 민간에서 연구·개발이 이뤄지길 기대하긴 어려우므로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이지혜기자 [email protected] )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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