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

 

그대는 뜬구름 되어 멀리 있네

늘 방랑하는 구름 되어 온세상을 굽어보고 있네 

구름 따라 고개 돌리며 악몽에 시달리는 뭇고치들인

이 땅의 눈먼 혼불들을 위하여  솜이불로 다가 오네

그대의  온기에 감싸인 것을 몰라도 오그라든 고치는  

악몽을 헤집고 나오려는 배냇짓 옹알이로 응답하며

꿈결 따라 그대의 온기와 숨결의 자취를 더듬고 있네.


 

그대는 산바람 되어 멀리 있네

온누리 두루 긴 망토 휘저으며 돌아 다니다가  

다시금 만년설 메루산 정상에서 불멸의 빛으로 서있네 

무수한 길라잡이 어둔 혼돈 속 세상에서

잠 깨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고치를 위해 

한없는 램프 불빛을  비추며 기다리고 있네.


 

그대는 산골짝 샘물 되어 멀리 있네  

창조의 성산에서 시작하여

뭇생명의 양수인 우주의 바다로 넘치고 있네

기르고 먹이는 금물결 은물결 손길 따라 고치인

지친 영혼들의 고뇌를 술술 풀어내는

비단 손길로 나비꿈에 자양분 수액을 꽂아주고 있네.


 

그대는 산골짝 메아리 되어 멀리 있네

마침내 한 마리 잃어버린 혼불이 나비로 탄생할 때

그대는 찬란한 빛을 흩뿌리는 너털웃음으로 고치를 깨우네

마침내 허물 벗은 혼불인 총천연색 나비로 비상하여

성산의 그대 비단 옷자락 어깨에 내려 앉을 때

천사들의 합창 소리도 드높게 나비들의 춤사위는

그대의 비단 도포자락에 금빛 은빛 별로 수놓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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