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의 탄생 (7) -악의 꽃들

 

 강간과 독약과 단도가 화재가/우리의 한심한 운명의 이 시시한 캔버스를/그 익살맞은 그림으로 아직 꾸미지 않았다면/아! 그것은 우리가 아직은 덜 대담하기 때문 -보들레르-

 

 그들이 악의 온상인줄조차 모르고 독버섯처럼 뻗어나가는 무수한 악의 꽃들이 있다. 우리는 그 중에서도 러시아의 푸틴과 프리고진, 그들을 전율의 창시자 악들의 꽃이라 부른다.

 지난 6월 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상대로 반란을 일으켰던 러시아 용병단체 와그너 그룹의 수장 프리고진이 8월23일 러시아 상공에서 비행기 폭발사고로 사망하였다. 비록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사건 관여설에 대해 부인도 긍정도 하지 않지만 그것은 예견된 죽음이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 미하일로포 돌랴크는 8월24일 새벽 자신의 X(엑스, 옛 트위터) 계정에 이번 비행기 사고는 사실상 준비된 사건이라고 말하였다. 또한 프리고진의 제거는 러시아의 2024년 선거를 앞두고 러시아 엘리트들에게 보내는 경고로서 푸틴을 겨냥한 반역은 죽음과 같다는 신호라고 설명하였다.

 2000년대 초반, 푸틴의 요리사라 불리며 러시아 정부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 음식을 공급하는 업체를 소유하고 있던 금년 61세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푸틴의 최측근이었다.

 

 프리고진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신임을 근거로 하여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무력합병 당시 용병단체인 와그너그룹을 투입하여 러시아의 비밀작전을 수행하게 된다.

 영어로는 와그너(Wagner)로 발음되지만 히틀러가 작곡가 바그너(독일발음)를 좋아했다 하여 이를 본 따 와그너그룹이란 명칭을 갖게 된 이 용병단체는 2013년 프리고진에 의하여 창설되었다.

 

 와그너그룹은 금전적 빚이 있는 전직 군인, 특수부대 출신 등을 고용하여 우크라이나 전쟁 외에도 중동, 아프리카 내란 등에 고용되어 작전을 수행하여 왔다.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잔인한 민간인 학살을 포함한 화재, 강간, 고문 등 인간의 상상력을 비웃는 잔인성이다.

 전력의 상실이 발생하면 거침없이 수감자인 죄수들을 고용하여 병력을 충원했다. 모국인 러시아인들에게도 ‘레드 마피아’라 하면 치를 떠는 사람들이 있다 한다.

 

(물론 제네바 협약이 나온 이후 창설된 용병들이라 최소한 인간적인 선을 지켜야 하는 용병이라 할 수 있지만 이 조약들을 비웃고 온갖 학살을 자행해 왔다.)

 

 6월23일, 프리고진은 러시아 국방부의 미사일 공격으로 와그너그룹의 용병기지가 소멸되었고 2천여 명의 용병들이 사망하였다고 주장하며 수만 명의 러시아의 군인의 생명을 앗아간 자들을 처분한다는 명분으로 푸틴에 대한 반란의 기치를 내걸고 사실상 쿠데타를 일으키려 하였다.

 이에 대한 수습책으로 푸틴은 와그너그룹 반란 군인들은 전원 처벌받지 않을 것이고, 프리고진과 그의 부하들은 전원 벨라루스로 망명할 수 있다는 조건으로 전원 사면 조치하여 반란사태를 수습하였다.  

 

 그러나 푸틴을 비판하였던 정적들이 어떻게 정치적 보복과 암살을 당하였는지 목격한 서방세계에서는 그 누구도 푸틴이 그를 배반한 프리고진을 살려들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

 결국 프리고진과 그의 최측근 6명의 부하들은 이번 비행기 폭발사고로 보복을 당하였다. (그 외에도 조종사를 포함한 3명의 무고한 생명이 희생을 당했다.) 

 

 과거 소련의 영광을 잊지 못하고 있는 러시아는 옛소련의 영역은 자신들의 영향권 하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왔다. 이와 때를 맞춰 경제적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푸틴 정권의 민족주의 운동이 활성화되기 시작하였고, 결국 우크라이나를 자신의 영향권에 종속시키려는 재시도와 그 영향권에서 벗어나려는 우크라이나인의 의지의 충돌이 우크라이나 전쟁이라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쉽게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푸틴의 오판으로 2022년 2월 24일 시작된 전쟁은 미국과 반미세력간의 신냉전시대를 열게 하였다.

 

 우크라이나의 법은 18세부터 60세까지의 장정은 국가의 동원령에 응하여야 한다. 금년 학기에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많은 학생들 중에 아직 18세가 안 된 학생들은 외국으로 유학을 갈 수 있다. 하지만 일단 유학을 가면 방학이 되어도 돌아올 수 없게 된다. 귀국하면 금족령이 내려 다시는 우크라이나를 떠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80%의 학생들이 유학을 가기 원한다고 한다. 자라나는 미래의 주춧돌인 이들을 발목잡고 있는 비극의 탄생 이면에는 푸틴과 프리고진과 같은 악의 꽃들이 있다.

 푸틴의 야망과 오산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18개월이 지났다. 아직도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이 비극의 탄생을 그 누가 있어 희극의 탄생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인가?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제 인류 모두가 풀어야 할 숙제가 되어가고 있다. (2023년 9월3일.)

 

*참고: 수적으로는 러시아 장병의 10%인 프리고진의 와그너그룹 장병들은 전쟁 초 최전방에 배치되어 전투를 하게 된다. 이렇게 선두에 서서 전투를 하다 보니 병력의 30%가 전사하는 큰 피해를 입었다.

 더불어 러시아 국방부의 부실한 지원을 공개적으로 항의하게 되며 결국 병력의 방향을 바꾸어 2023년 6월24일 러시아 본토로 진격하게 된다.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과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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