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머그 샷(Mug Shot)

비극의 탄생(6)

 

 

8월24일(목) 7시경 미국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조지아주 폴턴 카운티 구치소에 자진 출두했다.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와 관련한 혐의로 네 번째 기소된 미국 45대 대통령이었던 트럼프는 이날 구치소에 임시 수감되는 형식을 밟으면서 다른 범죄 용의자들처럼 범인 식별 사진을 뜻하는 ‘머그 샷(Mug Shot)’을 촬영하게 된다.

 

그는 이전 세 번째 기소까지는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받아 수감 및 머그 샷 사진 등의 절차를 피해 갔다. 하지만 구치소 운영을 책임지는 풀턴카운티 보안관사무실 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도 다른 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머그 샷을 촬영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미국은 정보자유법에 따라 범죄의 종류나 피의자 국적에 관계 없이 머그 샷을 촬영 및 공개하는데 반해 한국은 피의자가 머그 샷 촬영 공개를 거부할 수 있다. 캐나다에서는 범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피의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머그 샷이 공개되는 경우가 드물다.

 

 머그 샷은 체포된 피의자를 촬영한 사진을 뜻하는 은어이다. 컵의 일종인 머그(Mug)란 말이 18세기에 얼굴의 은어로 쓰여진 데서 유래되었다 한다. 미국은 인권, 자유, 권리 등 개인의 신상보호에 앞서가는 나라인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머그 샷 자체만 보면 한국이나 캐나다에 비해 덜 민주주의적이라 할 수 있다.

 

 죄수번호 “P 01135809”, 생년월일 1946년 6월16일, 올해 78세인 도널드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부동산사업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TV쇼 진행자, 영화 출연 등으로 미국인들에게 인지도 높은 유명인사였다. 2016년 미 대선 당시의 인기몰이는 도덕성을 무시해도 경제력만 챙기면 상관없다는 신보수주의 추세를 반영한다.

 

그러나 그의 유명한 캐치프레이즈(Catchphrase)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ke America Great Again)”는 대선 구호는 2016년 대선을 기점으로 세력이 더욱 커진 백인우월주의단체KKK(Ku Klux Klan), 네오나치(Neo Nazi), 대안우파(Alternative Right) 등에 트럼프를 우상과 같은 존재로 만들게 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머그 샷을 바이든 정부의 선거개입 및 정치 탄압의 결과로 포장 하면서 2024년 대선 승리를 위한 발판으로 삼아 정치자금 기부를 독려하고 티셔츠 등 상품판매에 나서기 시작하였다.

 그의 대선캠프는 조지아주 폴턴 카운티를 떠나 뉴저지로 돌아가던 중 웹사이트 X(전에 트위터)를 통해 “선거개입,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는 글과 함께 홈페이지 주소를 올려 선거 홍보에 나섰다.

 

 워싱턴포스트에 의하면 트럼프의 며느리인 리라 트럼프는 “머그 샷이 트럼프를 당황하게 만들기 위한 작전이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언급하며 트럼프 지지자들은 머그 샷으로 포스터를 만들고 방에 붙일 것이라고 말하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 번째로 형사 기소를 당한 것은 지난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직 포르노 배우 스토미 다니엘에게 그녀의 폭로를 무마할 목적으로 13만 달러를 주었다는 혐의다. 재판은 뉴욕주에서 열릴 예정이다.

두 번째 형사 기소는 마이애미 연방법원이다. 그가 플로리다주에 있는 사저에 기밀 문건을 불법으로 보관한 혐의이다.

세 번째 기소는 워싱턴 DC 연방법원 출석이다. 트럼프가 2020년 대선을 뒤집기 위해 자신이 선거에서 이겼다는 주장을 되풀이 함으로써 그것이 불씨가 되어 그의 추종자들로 하여금 미 국회의사당을 습격, 점거하게 하는 도화선이 되었다는 혐의다.

 

금년 8월 초, 트럼프는 조지아주에서 네 번째 형사기소를 당했다. 트럼프는 2020년 대선 당시 조지아주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인 현 미 대통령 바이든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하게 된다. 그 당시의 선거 결과를 뒤집고자 개입한 혐의다.

그는 지난 8월24일 조지아주 폴턴 카운티의 구치소에 도착해 머그샷을 포함한 체포절차를 밟은 뒤 20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곧 풀려나게 된다.(소요시간 20분 가량)

 

 보통 서민들에게는 머그 샷을 찍힌다는 것 자체가 공포이다. 비롯 죄가 없다 할지라도 자신의 얼굴이 뉴스미디어에 공개되었다고 상상해보라. 하지만 트럼프 미 전 대통령의 머그 샷을 보면 할리우드 스타일의 정치쇼를 보는 느낌이 든다. 실제로 그와 그의 선거 전략팀은 이 에피소드를 정치적인 선전도구의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 잔뜩 화가 난 악동처럼 얼굴을 찌푸린 채 노려보는 미국 전 대통령의 머그 샷은 어떤 정치적인 이유를 붙인다 해도 정녕 비극의 탄생이다. 그런데, 그 리얼리티 쇼가 트럼프에게 가면 희극이 된다. 그 코미디 쇼의 1인3역 주인공, 감독, 제작은 수인번호 "P01135809"의 제 45대 미국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이다. (2023년 8월27일)

 

*참고: 미국은 기소를 하는 경우 Grand Jury(대배심원) 제도가 있어 최소 16명, 최대 23명으로 구성된다. 대배심원은 평결을 하는 것이 아닌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역할을 하며, 만장일치가 아닌 다수결 결정을 원칙으로 한다. 대배심의 심의 과정은 비밀로 진행되며 판사의 참여 없이 검사에 의해 진행된다.(세계에서 미국과 아프리카의 리베리아에서만 적용되는 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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