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게임

 

 "역사는 앞으로 진행되지만 뒤로 이해된다." -키르케고르-

 

 카스트로: 흐루쇼프 서기장님, 우리의 공동의 적인 미국을 멸망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재삼 강조 하지만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이런 찬스는 찾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흐루쇼프: 깊은 생각에 잠겨있다.

 케네디: 흐루쇼프 서기장 귀하, 소련이 쿠바에서 핵탄두 미사일 기지를 철수시키면 미국도 터키 및 이태리에서 핵무기를 철수 하겠습니다.

 흐루쇼프: 케네디 대통령 각하, 소비에트연방은 쿠바에서 핵탄두 미사일 기지를 철수 시키겠습니다. 미국도 약속을 지키십시오.

 

 60년 전, 1962년 10월14일 백악관.

 최연소로 미국 35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존 F 케네디’는 세계역사를 바꾸어 놓을 수 있는 중대한 보고를 받게 된다. 그것은, 미국의 첩보기 U-2에 의해 쿠바에서 건설 중이던 소련의 준 중거리 미사일 기지의 사진과 건설 현장으로부터 부품을 운반하던 선박의 실체에 대한 급비 보고였다.

 그로부터 13일간,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과 소련의 집권자 흐루쇼프 서기장과의 극적인 외교적 타협이 10월 27일에 있기까지 전 세계는 제3차 대전 핵전쟁의 공포에 놓이게 된다.

 1962년 10월 28일, 소련은 쿠바에서 핵무기를 철수하게 되며, 미-소 양국은 두 나라의 동의 없이는 미국의 쿠바침공을 자제하기로 합의하게 된다. 그 후 미국과 소련 사이에는 비상 전화선이 개통된다.

 당시에는 미-소간에 사거리가 5천500KM 이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제대로 배치되지 못한 상태의 시대였다. 따라서 미국 본토의 사정 근접거리인 쿠바에서 소련제 미사일 R-12가 건설되고, 미국 또한 소련 모스크바를 공격할 수 있는 PGM-19쥬피터가 터키에 배치되자 전 세계는 제 3차 대전 핵전쟁이 발발하리라는 공포의 전율에 고도의 긴장상태가 지속되었던 시절이었다.

 치킨게임은 일종의 겁쟁이 게임으로서, 누구든지 먼저 포기하면 겁쟁이의 속어인 치킨이 되는 게임이다. 그런데, 양쪽 모두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두 사람이 각각 자동차를 타고 서로 돌진한다. 이때 누군가가 핸들을 돌려 피하지 않으면 양쪽 모두 죽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이 용어는 냉전 시절인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미국과 소비에트 연방간의 군비 경쟁 시절 널리 알려져 사용되었다.

 지난 10월12일(수) 유엔총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4개 지역 불법 병합을 규탄하는 결의가 있었다. 193 회원 국가 중 143국가가 러시아를 비난하는데 찬성을 하였으며 러시아를 포함한 5개 국가만이 반대하였다. 그 다섯 국가에는 북한이 있었고 벨라루스, 시리아, 니카라과였다.

 기권한 국가가 35국가였는데 그 중에는 중국과 인도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안전보장 이사회의 상임국가로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러시아가 있는 한 유엔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결국 서방세력이 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경제제재와 우크라이나에 무기 공급과 나토의 핵무기를 포함한 방어 차원의 견제구뿐이다.

 세계는 1966년 이래 핵확산금지조약을 맺어 왔다. 핵무기 확산 공포를 해소하기 위해 기존 핵 보유국들의 핵무기는 유지시키는 한편, 그 보유국들이 핵을 개발 중인 국가를 정당화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필요악이다. 하지만 그래서 필요한 조약이기도 하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는 각 5000발 핵탄두를 확보하고 있으며, 영국(225발), 프랑스(290발), 그리고 중국이 300발 정도를 방어 차원으로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핵 보유 문제를 감안한다면 푸틴의 핵전쟁 위협은 절대 허풍이 아니다. 2010년 개정된 러시아군 요강에는 적이 재래식 무기로 공격해 오더라도 국가 존립에 위협이 되는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러시아 군대의 무력함으로 진퇴양난에 빠진 푸틴은 체면을 구기지 않는 동시에 자국 내에서 권력의 확보에도 고심하고 있을 것이 틀림없다. 그 정답은 오직 푸틴만이 알고 있다. 그것이 전술 핵무기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일단 핵무기가 사용되면 지구의 종말을 초래할 수 있는 인류 최후의 전쟁이 될 수 있는 ‘아마겟돈’은 피할 수 없다. 비록 지금의 우크라이나 사태가 1962년대 쿠바위기 때만큼 심각하지 않다는 미 정부 대 부분의 입장과는 달리, 푸틴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미국의 대통령 바이든이 걱정하고 있는 요점이라 할 수 있다.

 치킨게임에선 먼저 포기하면 비겁자가 된다. 하지만 아무도 포기하지 않으면 양쪽 모두 죽게 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 전쟁에서 침략자는 오직 러시아뿐이다. 이 전쟁을 지금 끝내고 철수할 수 있는 당사자는 오직 러시아의 통치자 푸틴뿐이다.

 유엔 총회에서 기권한 35개 국가는 기회주의 국가들이다. 그들은 캐나다를 포함한 미국 서방세력의 대응을 주시하고 있다.

 툭하면 핵무기를 비장의 가보처럼 휘두르는 치킨게임과 같은 허세가 통할 길이 없는 시절을 기대해본다.

 존 레논의 ‘이매진’을 들어본다.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life in peace

You may say I a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

(모든 사람이 평화롭게 살고 있다고 상상 해보자!

당신은 나를 몽상가라고 부르겠지.

하지만, 그것은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고요"

 

존 레논씨! 나도 그런 세계가 오기를 꿈꾸는 사람 중에 하나야.

(2022년 10월 15일)

 

 

*참고: 아마겟돈(Armageddon)은 선과악의 마지막 결전장이며 인간의 최후의 전쟁터라는 의미로 쓰여진다. 요한계시록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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