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mhail

    김하일 칼럼

    한국서 LG 근무
    1999년 캐나다이민
    벤처사업(FillStore.com), 편의점,
    현재 반(Vaughan) 지역에서 한국라면 전문점(Mo Ramyun) 운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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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한 그릇에 얼마 남아요?

 

 

이거 그릇에 얼마 남아요?

 

 

가끔 난감한 질문을 받는다.  지인이 방문하여 식사 대접을 하는데 “이거 한 그릇 팔면 얼마 남느냐”라고 묻는다. 굳이 대답을 피할 이유는 없는데 선뜻 해줄 말이 없다.  “나도 아직 모른다”가 답이 될 터인데 너무 무성의 하다. 차라리 식 재료 원가율이 얼마인가? 를 묻는다면 정확히 대답 해 줄 수 있겠는데 한 그릇에 얼마 남는가는 참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한 그릇 팔아 얼마 남았는지는 한 달이 지나 정산을 해 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

 

 

회계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니 정확한 용어 사용이 어렵지만 식당의 손익 구조에 대해 설명 해 보고자 한다. 

 

 

이익은 판매가의 총합에서 비용의 총합을 빼면 계산이 가능하다.  여기서 판매가 또한 간단히 집계되는 문제이니 설명을 접어 두고 비용 즉 원가를 짚어 보자.   원가를 구성하는 요소는 인건비, 렌트비, 각종 유틸리티 비용, 재료비, 소모품 및 비품, 수리 및 유지 보수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 등이다.  이중 재료비 및 소모품을 제외하고는 매출에 관계없이 거의 매월 비슷한 수준의 비용이 소요되므로 이를 고정비라 하고 나머지 비용을 변동비라 보면 요식업은 고정비의 비중이 꽤 큰 업종이며, 이 고정비를 해결할 만큼의 매출이 오르기 전까지는 아무리 팔아도 남는 것이 없다. 

 

그래서 이때 앞의 물음에 대한 답은 0 이다.  메뉴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재료비는 매출의 25-35% 수준으로 본다. 전문점 성격의 업소는 이보다 낮고 고기를 많이 취급하는 곳은 이보다 다소 높을 수 있다.  아래 표는 주방에2명, 홀에 1명이 근무하고, 렌트비  $6,000/월, Utility $1,500/월, 재료비는 매출의 30%, 기타 지출(소모품, 수선비 등)이 매출의 3% 정도인 좀 작은 점포를 예를 들어 손익을 계산 해 본 것이다.

 

 

<표1>

       

<표2>

     

 

계정

 지출

매출 대비

 

 

계정

 지출

매출 대비

고정비

인건비

 $ 12,258

40.86%

 

고정비

인건비

 $ 12,258

35.02%

제세 공과금

 $   7,500

25.00%

 

제세 공과금

 $   7,500

21.43%

고정비 계

 $ 19,758

65.86%

 

고정비 계

 $ 19,758

56.45%

변동비

재료비

 $   9,000

30.00%

 

변동비

재료비

 $ 10,500

30.00%

기타 지출

 $     900

3.00%

 

기타 지출

 $   1,050

3.00%

변동비 계

 $   9,900

33.00%

 

변동비 계

 $ 11,550

33.00%

비용 합계

 $ 29,658

98.86%

 

비용 합계

 $ 31,308

89.45%

매출

 $ 30,000

   

매출

 $ 35,000

 

수익

 $     342

   

수익

 $   3,692

 

수익 율

1%

   

수익 율

11%

 

 

<표3>

       

<표4>

     

 

계정

 지출

매출 대비

 

 

계정

 지출

매출 대비

고정비

인건비

 $ 12,258

30.65%

 

고정비

인건비

 $ 12,258

24.52%

제세 공과금

 $   7,500

18.75%

 

 

제세 공과금

 $   7,500

15.00%

고정비 계

 $ 19,758

49.40%

 

고정비 계

 $ 19,758

39.52%

변동비

재료비

 $ 12,000

30.00%

 

변동비

재료비

 $ 15,000

30.00%

기타 지출

 $   1,200

3.00%

 

 

기타 지출

 $   1,500

3.00%

변동비 계

 $ 13,200

33.00%

 

변동비 계

 $ 16,500

33.00%

비용 합계

 $ 32,958

82.40%

 

비용 합계

 $ 36,258

72.52%

매출

 $ 40,000

   

매출

 $ 50,000

 

수익

 $   7,042

   

수익

 $ 13,742

 

수익 율

18%

   

수익 율

27%

 

 

 

 

위의 표를 보면 한 그릇의 평균 단가가 $10이라고 가정했을 때 월 3,000그릇을 팔기 전까지는 아무리 팔아도 남는 것이 없다.  3,500그릇을 팔면 그릇당 1불 남짓 남으며, <표4>처럼 5,000그릇을 팔면 그릇당 $2.70이 남는다. 

 

 

여기에 음식 장사의 묘미가 있다.  <표2>와 <표4>를 비교 해 보면 매출은 42%정도 늘었는데 이익은 3.7배, 즉 270%가 늘었다.  BEP(Break Even Point, 손익 분기점) 에 도달 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일단 BEP를 넘기고 나면 매출 증가 대비 수익은 급격히 늘어난다.  이론상 말이 안 되는 얘기이긴 하지만 신기하게도 어느 시점엔 늘어난 매출 만큼이 전부 이익으로 남기도 한다. 위 표에서는 매출에 관계없이 재료비를 30%로 계산했지만 매출이 늘면 재료비 율은 더 떨어지기 때문에 그렇다.

 

 

음식점은 전체 비용 중 고정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아 고 위험 비즈니스에 속한다. 이 고정비는 내 맘대로 컨트롤 할 수 없는 비용이므로 장사가 되던 안되던 무조건 들어가는 비용이다.  그러나 어려움을 극복하고 매출이 늘기 시작하면서 BEP를 지나 꾸준히 매출이 올라가도 고정비는 따라 올라가지 않으므로 수익 율이 급격히 올라가게 된다.  

 

그래서 음식점을 하려는 사람은 한 그릇 팔아서 얼마 남는가가 아니고 천 그릇 팔았을 때 얼마 남는지를 계산하고, 그 천 그릇을 팔 때까지 인내하고, 천 그릇을 팔기 위해 모든 역량을 기울여야 한다. 음식 가격은 얼마를 받아야 내가 손해를 보지 않겠다 가 아니고 한 그릇에 얼마를 받으면 손님이 손해 보지 않겠는가를 계산해서 정해야 한다. 

 

즉, 제품의 원가보다는 판매가가 비싸야 하겠지만, 판매가가 고객이 느끼는 가치 보다는 싸야 한다. 한번 먹어 보고 본전 생각 나면 그 손님이 다시 오겠는가?  장사꾼도 손해 보는 장사는 안 하려 하겠지만 손님도 손해 보는 짓은 두 번 안 한다.

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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