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의 빈곤에 허덕이는 한국(2)

 

 “이게 나라냐? 우리는 금융위기를 이기고 선진 경제를 일으킨 국민이요, 피어린 투쟁으로 민권을 쟁취한 민주시민이다.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일으켰고, ‘세월호 참변’ 전염병 ‘메르스 사태’에서 국민의 생명과 자부심을 지켜주지 못했다. 그런 대통령은 물러가라! 이는 민주 시민의 명령이다.”

 

연인원 1700만 명이 참여한 촛불 시위에 방화, 파괴, 도난 사고라고는 한 건도 없었다. 국민의 높은 자긍심과 품격을 알게 한다. 국회는 2016년 12월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결하고, 이듬해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심판에서 대통령이 축출됐다. 그것은 독재에 시달리는 세계 피압박 인민들의 부러움을 산 한국판 명예혁명이었다.

 

박정희는 ‘가난 극복’을 민족의 숙원사업으로 삼았다. 그는 사회주의 방식을 과감히 차용한 4차례의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시행하여 큰 성과를 냈다. 그는 무엇보다 가난에 한숨짓던 국민에게 ‘하면 된다’는 정신을 심었다. 한국경제의 성공은 그의 실용주의적 사고思考, 창의적 기획력, 강한 추진력에 크게 힘입었다. 민주주의 발전사에서 그를 본다면 역행한 점도 많았으니, 유감스러운 일이다.

 

전두환은 광주 시위대 피의 진압, 삼청교육대 사건, 형제복지원 사건, 야권 인사에 대한 탄압, 부정 축재 등 선행보다는 폐해가 많았다. 부정한 재물 반환이나 광주 5.18 시위대 살상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단돈 29만 원으로 근근이 산다”던 그는, 떼로 몰려다니며 골프를 치고 호사 부리면서 여생을 누렸다.

 

노태우는 부드러운 리더십을 발휘했다. ‘88 서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그것이 동유럽의 공산주의 몰락에도 영향을 끼쳤다. 그는 부정축재한 돈을 모두 반납했으며, 광주 진압에 대해 가족이 사죄와 위로를 전하게 하고 갔다.

 

‘호랑이 잡으려고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던 김영삼은 그만이 할 수 있는 큰일을 거침없이 해치웠다. 군부 카르텔 ‘하나회’를 숙청해 쿠데타 재발의 우려를 없애고, ’12.12 군사 반란의 수괴’ 전두환, 노태우를 법정에 세워 사형, 무기 징역형으로 징벌했다. 일제 총독부 건물을 철거하고, ‘금융실명제’를 실시했다. DJ가 집권하게 도와서 문민정부가 굳어지게 했다. 그는 재임 중 IMF 금융위기를 당해 평가절하 되기도 했지만, 서거한 직후 ‘민주주의를 완성한 대통령’이란 영예榮譽를 안았다.

 

김대중은, 금융위기를 조기에 극복하였고, 새로운 패러다임 즉 ‘IT(정보화) 시대’를 여는 데 앞장섬으로써, 환란에 망연자실한 국민을 희망의 세계로 인도했다. 그는 최초의 남북 정상회담을 했다. 학력, 경력이 미미한 노무현을 후계자로 낙점해, 진보적 개혁을 지속하고 남북 화해의 물결이 이어지게 한 것도 DJ의 혜안이 있어 가능했다.

 

법조와 보수언론의 훼방 속에 등장한 노무현은 대미, 대일 관계에 주체성을 보였으며, 남북회담을 했다. 지방분권 시대를 열었고,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해 민족의 자존감을 드높였다. 죽은 뒤에 인정받고 사랑도 받아, ‘사람 사는 세상’이란 그의 화두가 도드라졌다. 연인원 5백만 명이 운집한 국장 때, 힘없고 소외된 이웃의 옹호자로 살아온 그의 투박한 인간성, 뜨거운 진정성을 확인한 서민 대중이 울음바다를 이루었다.

 

“국민을 부자 되게 하겠다”던 이명박은, 그 자신의 부만 불법적으로 늘려서 실망감을 주었다. 재임 중, 은퇴 후에도 돈 관련 스캔들은 이어졌다. ‘대운하 사업’, ‘언론 장악 시도’, ‘국정원 조직을 동원한 여론 조작’ 등을 꾀했으나 실패했고, 퇴임 후 구금된다.

부친의 후광을 입어 옹립된 박근혜는 무식, 무위, 무능 그 자체였다. 충언에 귀 닫은 대통령은 육군 대장들과 검사들에 싸인 채 공주놀이에 푹 빠졌다. 서민의 눈물을 외면하던 그녀는 결국 서민의 원성에 밀려 탄핵되고, 영어의 신세가 된다.

 

문재인은 촛불혁명이 불러온 검찰개혁의 호기를 흘려 보냈다. 오호라, 문재인의 졸렬한 인사人事가 국민이 30여 년간 피어린 투쟁으로 쟁취한 민주주의마저 퇴보하게 할 줄이야! 정치검사들과 합세한 보수언론의 반격으로 그의 5년 성과가 무참하게 짓밟히는 것도, 소심하고 비굴한 그의 인사로 말미암은 것이다.

 

윤석열은 일제日帝 강점을 정당화하고, 항일 독립투사를 모독했으며, 국민 84%가 반대한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투기’를 두둔한 굴종적 친일파다. 그는 ‘자유, 공정 상식’을 읊으며, ”공산, 전체주의자들의 농간을 물리치자”고 외친다. 그의 뜬금없는 이념 타령은 어설픈 언어유희다. 1년 반 동안 야당과는 물론 국민과도 대화하지 않았다. ’10.29 이태원’, ‘궁평2지하차도’, ‘예천 산사태’ 참사에 희생자가 많았어도 위로, 사과, 책임자 문책이라곤 없었다. 조국, 이재명, 송영길과 그 주변을 수백 번 압수수색해, 가족을 풍비박산 내는 ‘검찰권 사유화’ 작태만 일삼았다. 그런 공산당식 수사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돌아보면 업적을 세운 지도자들은 먼저 본인의 정치철학을 당당히 밝히고, 그 비전의 실현에 진력했다. 이명박부터 지금까지 평가할 만한 사상을 품은 대통령이 없는 건 나라의 불행이다. ‘국정 현안이나 철학을 국민께 호소, 설득할 능력이 없었다’는 것도 그들의 공통점이다. 대화능력이 전혀 없는 사람을 매번 대통령으로 뽑는 국민의 속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 국민도 그 잘못을 솔직히 시인하고 반성해야 한다. 그래야, 지금의 혼돈 상황을 떨치고 전진할 길이 열릴 것이다.(202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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