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을 위한 건축과 주거환경)

화장이 일반화된 한국과 달리 아직도 시신을 그대로 매장하는 것이 일반적인 캐나다에서 어떻게 하면 좋은 묘지(묏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예로부터 풍수가들은 좋은 묏자리를 산세와 좌향, 그리고 앞에 보이는 물의 진행 방향 등을 주로 따졌다. 이와 같은 것은 모두 땅 위의 상태와 관련이 있는 것인데, 묘는 땅 속에 시신을 안치하는 곳이다. 시신을 감싸고 있는 땅 속의 상태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심하게 말하자면 지상의 상태가 어떻든 상관없고 가장 중요한 것은 지하의 상태라는 것이다. 음택(陰宅 )은 뭐니뭐니해도 땅 속의 상태를 100% 중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묏자리로 필자가 첫 번째로 꼽는 것이 바로 수맥이 묘를 쓸 자리 아래로 지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필자가 누누이 언급해 왔던 것이고 이런 수맥이 지나는 자리에 묏자리를 쓰게 되면 묘에 잔디가 잘 자라지 않고 잡초가 쉬이 잔디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또한 한국의 봉분이 있는 묘의 경우, 봉분의 일부 또는 전체가 내려앉는 일들이 발생한다. 이는 수맥이 지나는 땅속에 공간이 발생하여 그 위로 자리잡고 있는 흙이 비워진 지하공간으로 매몰되면서 벌어지는 현상으로 흔히들 싱크홀이라고 불린다. 
이곳에서는 봉분 대신 비석을 세우기 때문에 비석이 기울거나 비뚤어지는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둘째, 물이 고이는 땅을 피해야 한다. 이것 또한 기본 중에 기본이라 할 수 있다. 토질이 좋지 않아 습기가 많이 찬다든지 지표수가 침투하기 쉽고 그 물이 잘 빠지지 않는 토질의 경우 땅 속 흙이 오랫동안 물을 머금고 있어 한마디로 물에 차 있기 때문에 시신이 퉁퉁 불어 아주 좋지 않은 묏자리인 것이다. 

셋째, 인위적으로 성토하거나 성토된 곳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생 땅이 좋다. 생 땅은 자연 그대로 비가 와서 땅이 다져지고 굳어져 지반의 변화가 적으나 성토된 땅은 다른 곳의 흙을 가져다 부었기 때문에 지반 자체가 제대로 다져지지 않은 상태이기에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의 영향을 받으면 어떻게 변할 지 모른다. 관이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하므로 묏자리로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넷째, 나무뿌리가 많이 얽히고 설켜있는 자리는 피해야 한다. 오행상으로도 목극토(木剋土)라 하여 나무는 흙을 극한다고 나무는 살기 위하여 아무리 단단한 토양도 뿌리를 내리려 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카시아나무 뿌리는 워낙 강해 웬만한 돌마저도 감당하기 힘이 어려울진대, 이런 나무 뿌리가 시신 쪽으로 향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다섯째로는 자갈이나 잡석이 많이 나오는 땅은 좋지 않다. 자갈이나 잡석이 많은 땅은 바람이 통하기 쉬워 쉬이 얼고 녹음은 물론이고 관이 썩은 후 자갈이나 잡석들이 유골로 떨어지면서 유골의 손상을 야기하여 흉하게 본다.

이외에도 뱀, 쥐, 벌레 등이 들끓는 곳 역시 묏자리로 피해야 하는 곳이다. 시신을 훼손하기 아주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묘지를 쓸 때 꼭 고려해 봐야 할 것들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묘지를 택하여야 할 것이다. 

간혹 이장을 하려고 파묘를 하다가 김이 피어 오르면 다시 덮고 그대로 두는 경우가 있다. 이는 그 자리가 묏자리로 좋은 자리이기 때문이다. 묘는 기(氣)가 흐트러지지 않고 모일 수 있는 곳이어야 하는데 자갈이나 잡석이 많아 공기가 통하게 되면 기가 흩어지고, 물이 흐르는 곳 역시 물이 스며들 수 있는 미세한 구멍이 생겨 기가 흩어진다. 
그러나 좋은 자리는 기가 흐트러짐이 없고 안정되어 시신이 썩기 시작하면 미생물의 작용에 의하여 가스가 발생하기 마련인데 그 가스가 빠져나가지 않고 그대로 머물고 있다는 것으로 김이 피어 올랐다는 것은 시신이 잘 썩고 기가 모여 있을 수 있는 명당으로 보고 그대로 다시 묻어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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