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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억 칼럼

    (목사)
    성경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진지한 사색과 탐구를 통해 완성한 대하 성경해설서 <성경에 나타난 전쟁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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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들의 생애(5)-사사 기드온(3)

 

기드온이 바알의 단을 허물고 아세라 상을 찍어버린 후 미디안 족속은 아말렉과 동방족속들과 동맹하며 요단강을 건너와 이스라엘 골짜기에 진을 친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기드온에게 그의 영을 부어주셨다. 하나님의 영으로 충만해진 기드온은 나팔을 불어 미디안의 동맹군들과 싸울 군사를 모집한다.

왼손잡이 사사 에훗이 모압 왕 에글론을 죽이고 에브라임 산지로 가서 나팔을 불어 민병대를 모집했던 것과 같은 방법이었다. 기드온이 미디안의 핍박을 제일 많이 받던 므낫세, 아셀, 스블론, 납달리 지파에 군대를 모집한다고 알리자 3만2천명의 군사들이 모여들었다.

기드온은 하나님께 그가 그들을 이끌고 미디안을 물리칠 수 있도록 해주실 것을 믿을 수 있게 해달라고 간구한다. 하나님은 그의 권능을 기드온이 믿을 수 있도록 두 가지를 보여주신다.

한 번은 이슬이 기드온이 깔아놓은 양털에만 내리고, 그 주위에는 한 방울도 내리지 않게 하셨고, 다음 번에는 양털은 말라있고 양털 주변은 온통 이슬로 젖게 하는 기적을 보여주셨다. 그런 후, 하나님은 기드온에게 모여든 군사 수를 대폭 줄이라고 명하신다. 미디안 침략군을 물리치기 위해 자원한 군사들이었지만 승리한 후 그들의 힘으로 이겼다고 교만해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기드온이 미디안과 싸우기가 겁나는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자 2만1천명이 떠나고 1만 명만 남았다. 하나님께서 만 명도 많다고 하시자 기드온은 그들을 데리고 하롯 샘가로 간다.

물가에 도달하자 대부분의 병사들이 정신없이 물가에 엎드려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기드온은 그런 병사들을 다 돌려보내고, 무릎을 꿇고 고개를 들고 경계태세를 유지하며 물을 마시는 300명만 남게 한다. 기드온의 300 용사는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한 병사들이다.

전투가 벌어지기 전날 밤, 기드온은 하나님이 명하신 대로 부관 부라와 함께 적진의 상황을 알아보러 간다. 적의 진영에 접근하면서 기드온은 메뚜기 떼처럼 많은 군사들과 낙타들이 골짜기를 메우고 있는 것을 보고 두려움에 휩싸이게 된다. 그때 기드온은 어느 병사가 동료에게 하는 말을 듣게 된다.

“어제 밤, 보리떡 한 덩어리가 굴러들어 와서 우리 진영을 온통 쑥밭으로 만드는 꿈을 꾸었어.” 이 말을 들은 그의 친구가 “그것은 이스라엘 사람 요아스의 아들 기드온의 칼날임에 틀림없군. 하나님이 미디안과 그 모든 진영을 그의 손에 넘기신 거야.”라 대답한다.

그들의 대화를 엿들은 기드온은 용기백배하여 그의 진영으로 돌아와 300명 용사들을 세 부대로 나누고, 각 병사들에게 횃불이 담긴 항아리를 나누어주며 작전명령을 내린다.

“지금 곧 적진으로 향한다. 적진에 당도하면 나를 주시하라. 내가 부는 나팔을 신호로 너희들도 일제히 나팔을 불면서 ‘여호와를 위하여! 기드온을 위하여!’라 외쳐라.

기드온이 300명을 이끌고 적진에 도달했을 때는 한밤중 이었고, 보초들이 교대하는 시간이었다. 불침번이 바뀔 때는 경계가 허술해지기 마련이다. 이런 시각에 적진에 침투한 기드온은 나팔을 불며 횃불이 들어있는 항아리를 깼다.

300명 병사들도 일시에 나팔을 불며, 들고 있던 항아리를 부수고 “여호와와 기드온을 위하여!” 목청껏 외쳤다. 미디안 진영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만다. 잠에 취해 있던 미디안 병사들이 함성소리를 듣고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기는 했지만 계속하여 들려오는 고함소리와 이스라엘 병사들이 휘두르는 횃불에 어쩔 줄 모르고 우왕좌왕하며 자기들끼리 치고 받는 육탄전을 벌이는 기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이러다 보니 10만이 넘는 미디안 병사들은 300명에 불과한 이스라엘 병사들의 기습공격에 자중지란을 일으켜 수많은 전사자를 내며 퇴각할 수밖에 없었다. 기드온은 도주하는 그들을 추격하는 한편, 에브라임 전역에 사람을 보내 요단강 나루를 장악하여 적의 퇴로를 차단하라고 명한다.

기드온이 300명밖에 안 되는 병사들로 13만이 넘는 미디안과 아말렉 연합군을 완파할 수 있었던 첫 번째 요인은 모여든 3만2천명 병사들을 두 번에 걸친 선발과정을 통해 300으로 줄인데 있다고 볼 수 있다. 만일 기드온이 3만2천의 병사들을 모두 거느리고 전투에 임했다면 이기기 힘든 싸움이 되었을 것이다.

우선 그 많은 병사들이 이스라엘의 본영인 하롯 샘가에서 미디안 진영까지 십리가 넘는 거리를 행군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300의 병사들은 적의 대군과 전투할 목적이 아닌 적진을 교란시킬 목적을 수행하기에 매우 적절한 규모였다.

기드온이 나팔을 불며 횃불을 밝힌 것도 막강한 적군을 혼란 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불침번 근무를 마친 병사들은 다시 잠자리에 들기에 바쁘고, 막 근무를 시작한 군사들은 아직 잠에서 덜 깬 상태에 있을 때가 보초교대인 것이다.

이런 시각을 택하여 기드온의 특공대가 들이닥쳤기 때문에 미디안 진영은 수습할 수 없이 혼란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기드온이 공격시간을 달리 택했다면 이스라엘 군은 몰살당하거나 전원 생포되었을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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