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음성

 

눈 내리는 창가에 서면

아득한 너의 음성, 사락사락

발뒤꿈치를 들고 온다.

 

순백의 추억 속에서

색 바랜 꿈속을 나르는

파랑새의 날개 짓이다.

 

악보도 없이 낮은 음계로

적막한 밤을 연주하며

흐느끼는 풀피리소리다.

 

은쟁반위로 구르는 옥구슬이

시든 꽃잎 위에서

이슬방울로 맺히는 눈물이다.

 

바람이 불 때마다

지워진 생애로 흔들리다가

갈기갈기 찢기는 깃발이다.

 

노래가 되지 못한 마음,

묘비에 새기는 한 소절의

그리움이다.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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