덫
수북한 밥상 앞
헐렁한 허리 싸이즈 30 을 떠올리는 일이란
컵라면에 찬밥 한 술 뜨기
말라빠진 밑반찬 뒤지기
배달시킨 음식 반쯤 남기기
홀로 소주잔 비우기
발꿈치를 좇다가 놓치고 돌아온 이후
울컥, 그리움이다
내가 너에게 뜨겁지 않고는
아니, 허기의 열꽃으로 피어나지 않고는
느낄 수 없는 일이니
둥근 밥상 앞에 보이지 않은 자를 위해
무언가를 먹이는 일이란
내가 너에게 기울어가는
푸른 모과빛 시간인데
비록 이번 생엔 장담 할 수 없어도
다음 생의 첫 잠에 올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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