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길

 
귀가길 
 

 

 

 
해질 무렵  
깃털 헐렁한 새떼들이
하늘을 날아오르다
일제히
전깃줄에 내려 앉는다

 

지친 어깨 파닥거리며
외줄타기 날개짓  
노독으로  삭신이 쑤셔대는지
서로의 깃을 부벼   
몸이 가벼워지기를 기다린다


 
일터에서 돌아오는  시간
붉어진 복숭아 뼈마디 달래며 
몸이 체온을 퍼내려 할 때
한번쯤은 죽도록 아파 보았거나
오래도록 사무친  심연 속에
나를 내려놓고선 먼지 낀 시간 속을 
더듬거려 보아도 괜찮겠다


 
전깃줄에 앉은 새들이     
저들만의 지문을 기억하듯
흔들리며 앉았다간 기억은 따뜻한 것이어서 
이 저녁 눈 내려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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