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의 편도
정오 무렵이었다
낙엽을 훔치는 바람이
앞마당을 돌아 나가고 있다
떨어진 것들은 결국
허공의 무게로 흩어지게 마련
나무의 우듬지를 잡아당기던 손
맴돌다 이내 눕는다
어떻게 왔는지
한 생을 살다 어디로 가는지
그러나 분명한 건
머나먼 달의 얼굴을 따라
때가 되면 소슬하게 떠나야 한다고
저들이 남기고 간 중얼거림이다
이봐 무슨 소리를 그렇게 해
나 세상에 안 가본 길 많아
그것들에 눈 멀어 몸이 자주 상하는데
하염없이 동문서답 중
젖은 낙엽 하나 발등에 척 달라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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