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깨 털다

 
들깨 털다
 

 

 


지구 반대편에서 들깨를 턴다
체벌하듯 세워서
자근자근 두들기니
마른 몸에서 깨알들이 쏟아져 나온다 

 

매질에 불려나온 깨알들
아픔을 느낄 사이도 없이   

 

바람의 무늬로 숨어 살던 울음이 
고무다라 안에 수북하다

 

벌레에 먹힌 까칠한 살갗들 
여름을 지낸  깨알들은
자전과 공전을 체험한 듯     
온몸에 생체기 투성이다

 

웃는 날도 있었지만
울었던 날이 더 많았던 까닭이다

 

털린 들깨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
털어내야 채워지는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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