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오솔길, 노란 카톡

 

 

시와 오솔길

노란 카톡

정봉희

 

폴싹폴싹  담장을 넘어오는  

봄바람의 뒤태를

깨금발로  바라보다

손이 고운 당신에게 카톡을 날린다

 

짧고 긴 여운의  안부 한 줄

몇 초 후 그곳에 닿으면 

산수유 망울 터지듯, 당신은  

자다 깨어  노란 미소 머금을까

한 평 남짓 적요한 봄이 넉넉하다 

 

잠시 후

카톡 첨부파일 속

산수유가 노랗게 피었다고

언제 한번 꼭 다녀 가라고

엄지손가락 치켜세운 이모티콘 들여다 보며

히죽히죽 실성한 듯 

이내 쓸쓸해진다

 

이제 봄인데

꾹.꾹 눌러두고 싶은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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