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OHNCHO

    조준상 (로열르페이지 한인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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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칼럼(114)-우리들의 미래와 계획(Our future and plan)(11)

 

(지난 호에 이어)

 못내 떠나기를 싫어하는 늦여름과 밀며 파고드는 초가을이 마치 서로 싸우기나 하듯이 아침엔 쌀쌀하고 한낮엔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틈 속에서, 결국 세월은 고장이 없다는 유행가처럼 한 잎 두 잎, 이곳저곳 파랗던 나뭇잎들은 이제 그만 다른 색깔의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지지난 주에 있었던 한인동포들의 최대 행사 중 하나인 토론토한인대축제가 지난 28일 밤 폐막식으로 끝났다. 지난 20년 이상 해오던 행사이고, 또 이번엔 토론토총영사관의 협조와 채현주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부단한 노력으로 정말 어느 타민족들도 할 수 없었던 대단한 행사였다.

 

 이번엔 총영사관이 초청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국가 무형문화재 제58호 줄타기 명인 김대균씨와 그의 제자들의 시범, 한국국립국악원 권혜경 대표와 그가 인솔한 13명의 전통음악, 그리고 무용은 최고의 볼거리를 제공했다. 또한 한인을 포함한 타민족 젊은이들의 K-Pop 춤과 노래는 언제나처럼 인기 ‘짱’으로 정말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예전이나 현재나 정작 한인동포들의 참석은 저조했고, 판매하는 음식 역시 중국계가 주를 이루어 음식으로 봐서는 한인행사라기보다 타민족의 행사만 같아서 안타까웠다. 물론 열악한 환경 속에서 또 사람 구하기가 어려운 시점에서 고생하는 한인식당들의 처지도 잘 알지만 우리 한가위축제에 한식이 적었다는 것이 많이도 안타까웠다.

 

 원래 단합이 쉽지 않은 우리들이고 필자도 경험을 해봐서 잘 알지만, 이 행사 하나를 위해서 쏟은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이 헛되지는 않았을까 걱정이 된다.

 

 또 하나는 한인동포들의 관심인데, 정작 현지에 살고 있는 한인들의 참여가 너무 저조한 것도 문제다. 모두 골프 치시느라 바쁘신지 동포들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였다.

 

 많은 한인단체들이 존재하지만, 본인들이 직접 관계 있고 또 책임자일 때는 모금은 물론 이곳저곳 기부금 등 많은 협조를 구하려 쫓아다니지만 정작 남이 주관하는 행사엔 그것이 누구를 위한 행사든 마치 관계가 없는 것처럼 무관심하다. 너무 이기적으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호소를 해봐야 머릿속에 이미 고정관념으로 꽉 차버린 생각이 바뀔 리 만무하고 또 필자의 견해가 틀리다 말하는 이도 있겠지만, 이번 한인 추석행사를 돌아보며 그냥 답답해서 해보는 소리다.

 

 이 나라의 계절은 우리 모국보다는 언제나 가을과 겨울이 한 달 정도 일찍 찾아와 겨우 9월 중순이지만 아침엔 벌써 쌀쌀한 공기가 우리들의 옷차림을 바꾸어 놓기 시작한다.

 

 골프장엔 시즌의 끝자락에서 너도 나도 골프장마다 만원을 이루고, 일부 골퍼들은 따뜻한 지역에 골프 여행을 예약하느라 벌써부터 분주하고, 그러는 와중에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촌 한쪽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매일 폭탄이 터져 죽고 죽이고 있다. 이상한 세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옳고 또 잘 사는 것이며 죄를 짓지 않고 사는 것일까?

 

 1821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작가 도스토옢스키(Fyodor Dostoevsky)가 쓴 ‘죄와 벌’이란 소설의 내용이 생각난다. 책을 좋아해서 읽은 것은 아니고 아주 오래 전 학교에서 읽으라고 해서 읽긴 했지만, 당시엔 뭔 말인지 잘 이해도 안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써내라는 독후감도 친구의 것을 베껴서 제출한 것으로 기억나지만 그래도 책 내용이 생각나는 걸 보면 읽긴 읽었나 보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사람이 죄를 지으면 받는 벌에 대한 고통과 더 나아가 과연 그 범죄가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을까를 강조하는 내용이었는데, 당시엔 워낙 책이 두껍고 내용이 길어서 지루하기도 했다.

 

 1866년에 발간된 이 책의 주인공인 로지온 라스콜리니코프는 가난한 대학 휴학생으로 언제나 남을 돕는데 주저하지 않는 성품을 소유했다. 그러나 가난을 면하고 남에게 좋은 일을 하기 위해서라면 어느 정도의 죄를 범해도 괜찮다 생각하고 돈 많은 전당포 주인과 아무 죄도 없는 그 여동생까지 죽이고 만다.

 

 하지만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처럼 죄의식을 못 이겨 괴로워하다 나중에 만난, 몸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며 사는 소냐란 여자의 끈질긴 권유에 결국 자수를 하게 된다. 당시 사회주의 사상을 소유한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는 평소에 좋은 일을 많이 했고 또 자수를 했다는 이유로 비교적 짧은 8년의 형을 선고받고 감옥생활을 한다.

 

 소설의 내용을 보았을 때 당시 19세기 중반 시절에 러시아에 살던 사람들의 열악한 환경과 거기에 따르는 빈곤과 고독, 그리고 신앙까지 함께 다룬 소설로서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기억에 남는 소설 중 하나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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