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하늘 아래서

 


푸르른 하늘 아래에 서 있는 진녹색의 나뭇잎들을 만지면 손에 묻어 날 것 같은 찬란한 아침이다. 
들이쉬고 내쉬는 들숨 날숨이 의식된다. 
비 개인 후 밝은 아침의 맑은 공기에 내가 잠겨 있기에 그럴 것이다. 

나뭇잎들은 아직 푸르디 푸른데 벌써 서늘한 기운이 발목을 휘감고 돈다. 
아직 팔월인데 가을을 부르는 기운이다. 
벌써 여름이 가는 느낌으로 서운한 마음이다. 
그 짧은 여름이 벌써 가고 있는가? 
아니 오늘 아침만이겠지, 하고 이곳의 짧은 여름에 대한 서운한 마음을 달래본다. 

아직 푸르른 나뭇잎 사이에서 이리저리 뛰노는 청설모들의 ‘꽤 – 액’ 거리는 소리는 듣기 거북하게 들린다. 
그들도 나처럼 서늘한 팔월에 불만인가?  

시원한 아침 바람에 흔들리는 무궁화꽃들이 나와 같은 마음인 것 같다. 

무궁화꽃 아래 진행중인 내 작품 옆에서 우리 견공 로이가 벌써 햇볕을 즐기고 있다. 

들려오는 쓰레기 수거차의 소음이 내 여기 지상에 살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오늘은 오늘의 삶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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