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 향기 아래서

 


하얀 사과꽃 날리는 날 잔디를 깎는다.
서풍에 라일락 향기가 진하게 밀려온다.
꽃이 피기 시작할 때부터 그 향기 맡으려 기다렸는데,
어제 저녁부터 짙게 풍겨온다.
어젯밤, 
어둠 속에서 맡은 그 라일락 향기가 오래토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어젯밤의 그 향기도 오늘 같은 향기이겠지만,
어둠이 나의 시각을 봉하니 후각에 민감해진 나는
그 향기와 더 은밀하여서 더 향기로웠을 것이다.
아니면, 오늘의 향기가 금년 향기의 절정일 수도 있고,
내일이면 오늘보다 더한 향기가 나를 즐겁게,
어떤 미세한 황홀감에 도취하게 할 수도…
그러할지라도
오늘은 오늘의 라일락 향기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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