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의 건국이념이 우분투(UBUNTU) 정신이다, 우분투라는 말은 아프리카 반투족의 말로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이라고 한다.
옛날 한 인류학자가 아프리카의 어느 부족을 찾아갔을 때 그는 아이들을 불러모아 재미있는 게임을 하기로 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일 바구니를 나무에 걸어놓고 먼저 온 사람이 갖게 되는 게임이었다.
“시작”이라는 말이 떨어지자 아이들이 앞다투어 뛰어올 줄 알았는데 의외에도 모두 함께 손을 잡고 와서 함께 웃으며 나누어 먹더라는 것이었다.
잘 뛰는 애가 혼자 다 먹을 수도 있었을텐데 의아해서 물으니 이구동성으로 “우분투”라고 하며 “다른 사람이 모두 슬픈데 혼자만 기분 좋을 수 있나요?”라고 대답하더라는 것이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만델라가 강조한 공동체 의식에 관한 말이기도하다.
밴쿠버에 살고있는 교민 오유순씨의 회고록을 읽고 떠오른 단어가 바로 ‘우분투’였다.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가라’는 말이 있듯이 그녀는 먼 곳을 내다보고 사는 혜안을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시절 낯선 캐나다에 와서 피눈물 나게 열심히 노력하며 워킹맘으로서 가정주부로 아내로 전문직업인으로 살아왔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약사로서 사업가로서 성공하게 되자 그는 눈을 돌려 지역사회 커뮤니티와 특히 한인공동체에 적극 참여하게 된다.
두 차례나 이사장으로서 재직하는 동안 자라는 미래의 영재들을 위해 밴쿠버 한인장학 재단의 위상을 높였고 누적 인원 920명에게 학자금 140만 불을 지급했다.
밴쿠버한인회 회장으로 재임하는 동안에도 외유내강의 리더십과 추진력으로 한인들이 똘똘 뭉치도록 결속력을 다졌다.
현재 비영리재단 무궁화재단 이사장이기도 한 그녀는 오랜 약사 경험에서 노인들의 어려움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한인 전용 공립 양로원의 시급함에 눈을 돌리게 되고 2017년 양로원 건립을 위해 100만불이라는 거액을 쾌척하여 양로원이 건립되게끔 앞장섰다.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비교적 짧은 기간인 3년 만에 그 결실이 이루어져 정부 보조를 받는 최고시설의 40개 입원실을 갖춘 한인 전용 양로원이 탄생하게 되었다.
한식 온돌방에서 지내며, 한식을 먹고, 한국음악이 흐르는 로비를 오가며, 한국말을 하는 의사 간호사와 직원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환경인가.
고향 떠나 낯선 땅에서 고생 끝에 다다른 노후를 맞은 이민 1세대들에게 커다란 선물이자 오랜 숙원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참으로 흐뭇한 쾌거라 아니 할 수 없다. 게다가 향후 10년 간 매년 5만 불씩 기부약정을 하고 이행해 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밖에도 제3세계를 향한 그동안의 숱한 봉사활동에 대해 캐나다 정부의 메달과 한국정부의 훈장도 주어졌다.
아시아 여성으로서 이국땅에서 이루어온 그녀의 발자취를 함께 되돌아보며 자랑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모태신앙으로부터 나온 이웃에 대한 봉사정신은 우리에게 커다란 교훈을 준다. 조곤조곤 옆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듯 담담하게 써 내려간 필체는 흥미롭고 쉽게 읽힌다.
오늘이 있기까지 행복한 가정을 이끌며 뒤에서 북돋아준 남편 오강남 리자이너 대학 명예교수의 정신적인 외조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싶다.
<길을 걸으며 행복했습니다>라는 제목처럼 이웃과 함께 나누며 맛본 보람과 행복을 그녀는 겸손하게 증명하고 있다.
영문판도 함께 출간된 회고록의 인세는 한인요양원을 위해 전액 희사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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