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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일 막바지까지도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국 지지율이 동률을 기록했었다. 경합주 7곳 가운데 5곳에서 지지율 차이가 1%p도 차이가 나질 않는 초박빙(超薄氷)이었다. 여론조사에서는 승자가 될 수 있지만 승패는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고 사전 투표가 누구에게 유리할지 양손에 진땀을 쥐게 하는 관전(觀戰) 포인트는 패자(敗者)에게는 빌미로 삼아낼 수 있다고 했다.
역대 美 대선 때마다 펜실베이니아에서도 매우 특별한 지역, 노샘프턴 카운티의 투표 결과는 놀랍도록 당선자와 일치해 대선 결과를 예측하는 ‘쪽집게 지역’으로도 통한다. 펜실베이니아 주민 “셰일가스가 중요하며, 셰일가스 덕분에 기름값이 합리적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에너지와 관련해선 지지할 수 있는 후보는 단 한 명뿐이며, 바로 트럼프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나치” 뉴욕 트럼프 유세장 밖에 시위대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유세를 열었다. 뉴욕은 민주당 텃밭이지만, 그만큼 트럼프가 연설하면 오히려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도 있다. 트럼프의 예상대로 유세장에는 수천 명이 몰렸고, 유세장 밖에도 “트럼프는 나치와 흡사(恰似)하다”고 외치거나 피켓을 들고 트럼프를 반대하는 이들이 몰렸다.
미국 대선 역사상 가장 치열한 접전(接戰)이 될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보신 것처럼 생각보다 일찍 승부가 났다. 당선자 확정까지 몇날며칠이 걸릴 수도 있다는 전망과는 다르게, 조금 싱겁게 트럼프 쪽으로 승리의 추(錘)가 기울었다. 미국 선거 예측(豫測)의 달인 네이트 실버는, 선거 당일 자정에 예측 모델을 8만 번 돌려보니 해리스가 4만 12번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해리스 승리 확률이 50.015%로,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나올 확률 50.5%보다 작다고 했다. 사실 승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얘기였다.
투표가 시작되면서 이른바 ‘선거 족집게’ ‘예측의 귀재’라고 불리는 통계 전문가들이 앞다퉈 당선인 예측을 하고 있는데 지목한 후보가 제각각인데다 격차(隔差)가 워낙 미세해 의미를 두기가 힘들 정도였다.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예상외로 경합주 개표 결과가 한쪽으로 치우친다면 비교적 일찍 결과를 가늠해볼 수도 있을 전망이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이런 예측은 빗나갔다. 적은 표 차이긴 하지만 경합 주들이 모두 한 방향으로 넘어가면서 선거인단 확보 수에서 상당히 큰 격차가 나게 된 거다. 특히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민주당이 이겨야 하는 경합주가 모두 트럼프 쪽으로 넘어간 게 결정적이라고 했다. 美 여론조사는 유권자 등록을 했거나 투표 의사를 이미 밝힌 유권자들을 상대로 이뤄지는데, 트럼프 개인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이번 정권은 표로 심판해야겠다고 생각한 유권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에서 미국이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는 답변은 30%를 밑돌았는데 이런 상황에서 현 집권당이 정권을 연장하는 건 쉽지 않다. 트럼프가 재선(再選)하면 유권자들의 자유와 삶을 파괴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던 민주당과 진보진영으로서는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분석하고 성찰해야 할 숙제를 안게 됐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 아래 기업친화적 감세와 규제 완화 등의 정책을 펼쳤고, 북한과 대화의 물꼬를 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에게 패배해 재선에 실패했다. 선거 패배에 승복(承服)하지 않고 폭도들의 의사당 난입이란 초유의 사태를 선동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기도 했다. 성(性) 추문과 개인 사업 관련 다양한 소송에 얽혀, 지난 5월 전직 대통령으론 처음으로 유죄 판결을 받는 불명예도 안았다.
이런 우여곡절에도 2024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나선 트럼프는 유세 중 총기 피격을 당했다. 주먹을 쥐고 건재함을 알린 트럼프는 강한 리더의 이미지를 얻게 됐다.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성큼 다가선 트럼프는 재선이 공식 확정되면 78세 5개월의 나이로, 조 바이든의 78세 역대 최고령 당선자 기록을 갈아 치우게 됐다. 또 패자부활에 성공한 첫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민주당 출신 그로버 클리블랜드 전 대통령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징검다리 집권 성공이라는 기록도 세우게 됐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부분 유력 매체와 여론조사 회사는 공화당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 해리스 부통령의 박빙 승부를 점쳤었다. 선거가 임박하면서 해리스 당선확률을 높이는 매체가 많아졌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2016•2020년 대선 때도 사전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와 크게 달랐는데 이번에도 예측 실패가 반복된 것이다. 이코노미스트와 뉴욕타임스 등 민주당을 지지하는 진보성향 언론들이 주도한 여론조사가 트럼프의 지지세를 과소평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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